ㆍ작가와 작품과의 관계는 다층적이다. 작가는 그의 분신으로 작품을 내놓기도 하지만, 작품을 생명을 지녀서 스스로 증식해나가고 그래서 작가의 경험과 사고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럼에도 그 역시 작가의 손끝에서 나오는 것이다.
ㆍ단지 영육의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들에서 벗어나 "이대로도 괜찮겠지."라고 읊조리는 것일 수도 있다.
ㆍ호퍼의 그림들은 무심코 스쳐 지나는 일상의 정경들을 시적인 감각 아래 화폭에 옮겼으며, 인상파들이 대자연과 인물을 색과 점으로 분해하여 빛의 찬란함과 환희를 담아내려 했던 것과는 달리 마르지 않는 빛줄기 끝에 황량하고 공허한 도시를 올려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삶과 예술의 근간조차 스스로의 고독감에서 찾으려 했던 것처럼 여러 인물을 독백하는 듯한 모습으로 등장시켜 인간의 실존적 의미와 존재성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을 내뱉도록 했다. 그렇게 해서 드러난 것들은 때론 명상적이었고 상징적이었으며 역동성과는 거리가 먼 여백을 전하는 것들이었다. 만약 홀로 있는 시간, 자신의 영혼에 위안과 용기를 얻기 바란다면 호퍼의 작품과 함께 해도 좋을 듯 싶다.
ㆍ장국영은 03년 4월 1일 오리엔탈 만다린 호텔 24층의 가없는 높이에서 떨어져 죽었다.
ㆍ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을 때 당신은 행복하다. - 마거릿 애트우드
ㆍ시인은 삶을 빌려 무엇인가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직시한다. 음차는 글자의 음만을 빌려 다른 말을 표기하는 일이다. 산다는 일을 빌려 우리는 어떤 다른 일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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