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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최재천

by mubnoos 2022. 5. 11.

 

ㆍ제게는 소박한 신념이 하나 있습니다. '알면 사랑한다'는 믿음입니다. 서로 잘 모르기 때문에 미워하고 시기한다고 믿습니다. 

 

 

 

 

[1] 알면 사랑한다

 


1. 동물도 남의 자식 입양한다

 

ㆍ우리 몸 속에 순수한 배달의 피만 흐른다고 우길 수 있는가?

 


2. 왜 연상의 여인인가

 

ㆍ남자들은 평균 2.5세 정도 어린 여자와 결혼하기를 희망하고 여자들은 3.5세 정도 위인 남자를 원한다. 

 

ㆍ남자가 사십대에 이르면 자기보다 약 다섯 살쯤 아래인 여자를 원하지만 오십대에 접어들면 열 살 내지 스무 살이나 어린 여자를 원한다. 

 

ㆍ암컷들은 수컷 자체의 매력보다는 그가 가진 재산 정도를 기준으로 수컷을 선택한다.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새끼들을 기를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말이다. 

 


3. 개미군단의 만리장성 쌓기

 

ㆍ언뜻 보면 일정한 규율 없이 마구 돌아다니는 듯한 일개미들은 사실 여왕이 분비하는 '여왕물질'이라 부르는 화학성분의 영향을 받아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알을 생산하는 번식 업무는 전적으로 여왕이 맡고 일개미들은 평생 헌신적으로 일만 한다. 여왕물질은 일개미들의 뇌에 작용하여 여자로 태어났으되 여자 구실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서 유일하게 알을 낳을 수 있는 여왕에게 충성을 다하게 된다. 

 

 

 


4. 꿀벌 사회의 민주주의

 

ㆍ꿀벌은 춤으로 말한다. 꿀벌이 추는 춤에는 꿀이 있는 꽃까지의 거리와 방향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다. 

 

ㆍ먹이가 집에서 50미터 이상 떨어져 있을 경우, 정찰벌이 추는 춤은 단순한 원형춤에서 숫자 8을 옆으로 뉘어놓은 것과 같은 모습의 꼬리춤으로 변한다. 

 

ㆍ여왕벌이 군림하는 사회지만 모든 과정에 여왕의 입김은 전혀 미치지 않고 오로지 민중의 뜻만이 있을 따름이다. 완벽한 의미의 다수에 의한 정치, 즉 민주정치가 벌어지는 것이다. 

 


5. 흡혈박쥐의 헌혈

 

ㆍ박쥐는 신진대사가 유난히 활발한 동물이다. 흡혈박쥐는 하루 이틀 피 식사를 하지 못하면 기진맥진하여 죽고 만다. 

 

ㆍ박쥐는 엄연히 새끼를 낳아 젖을 먹여 키우는 젖먹이동물이다. 

 


6. 황소개구리와 우리말

 

ㆍ세계화가 미국이라는 한 나라의 주도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7. 동성애도 아름답다

 

ㆍ갈매기는 동물 세계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며 사는 새다. 

 

ㆍ채찍꼬리도마뱀의 성행위를 관찰해보면 암수가 있는 다른 도마뱀들의 성행위들이 모두 나타난다. 모두 암컷들로만 이로우진 사회지만 똑같이 다양한 성행위들이 행해진다. 다만 암수 성기의 교접이 없을 뿐이다. 암컷들 간의 성관계지만 둘 중 하나가 위에 올라타고 상대를 자극한다. 그러면 정자가 없어도 수태가 된다. 암컷이 수컷 없이 그냥 암컷을 낳는다. 

 


8. 고래들의 따뜻한 동료애

 

ㆍ고래들의 사회는 거동이 불편한 동료를 결코 나 몰라라 하지 않는다. 

 

죽은 그 자체는 생물학적으로 볼 때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죽음을 애도하는 행위는 유전자의 관점으로 설명하기 대단히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다. 이미 죽은 자는 더 이상 유전자를 후세에 전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음을 애석해 하는 그 애틋한 감정은 유전자에게 과연 무슨 도움을 주었기에 지금도 우리 가슴속에 살아 있는가? 

 

 

 


9. 종교가 왜 과학과 씨름하는가

 

ㆍ증명할 수 없으면 믿는 것이다. 그 말은 훤히 증명된 일을 애써 아니라며 믿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ㆍ과학은 이른바 형이하학이지만 종교는 형이상학 중에도 으뜸이 아니던가. 과학은 모든 걸 증명해야 하는 멍에를 지고 있지만 종교는 그럴 필요가 업다. 믿음은 증명보다 훨씬 더 위대하기 때문이다. 

 


10. 동물도 죽음을 애도한다

 

ㆍ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철학이 생겼고 죽음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종교가 탄생했다. 어느 문화권이든 종교는 거의 한결같이 영생을 얘기한다. 종교에 따라 영생의 형태가 조금씩 다르긴 해도 그들은 모두 우리의 유한한 생명의 대안으로 영원한 삶을 추구한다. 

 

ㆍ죽음 그 자체는 생물학적으로 볼 때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죽음을 애도하는 행위는 유전자의 관점으로 설명하기 대단히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다. 

 


11. 잠꾸러기의 행복

 

ㆍ잠의 유익성에 대한 가설 중에는 몸과 마음을 쉬게 하여 삶의 재충전을 꾀한다는 것도 있지만 그저 단순히 위험으로부터 한동안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한다. 

 


12. 가시고기 아빠의 사랑

 

 

 


13. 동물 세계의 출세 지름길

 

ㆍ동물 세계의 출세는 오로지 번식 성공도로 가늠한다. 아무리 멋진 몸매를 가지고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 하더라도 새끼를 낳지 못하면 결코 성공했다 할 수 없다. 자연계의 수컷들이 암컷들보다 한결같이 더 곱고 살가운 까닭이 여기에 있다. 

 

 

14. 개미들의 『삼국지』

 

ㆍ진화란 언제나 좀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더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뿐이다. 

 


15. 야생동물을 잡아먹는어리석음

 

ㆍ굴을 이 세상에서 제일 먼저 먹기 시작한 사람만큼 용감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로 염낭거미를 따를 자 있으랴. 염낭거미 암컷은 번식기가 되면 나뭇잎을 말아 작은 두루주머니를 만들고 그 속에 들어앉아 알을 낳는다. 새끼들을 온갖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밀폐된 공간을 만들었지만 그들을 먹일 일이 큰일이다. 그래서 염낭거미 어미는 자신의 몸을 자식들에게 먹인다. 

 

어느 날 그는 독거미 암컷 한 마리를 채집했다. 그 거미 암컷들이 흔히 그렇듯이 그 암컷도 등 가득히 새끼들을 오그랑오그랑 업고 있었다. 나중에 실험실에서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알코올 표본을 만들기로 했다. 새끼들을 털어내고 우선 어미부터 알코올에 떨궜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어미가 죽었으리라 생각하고 이번엔 새끼들을 알코올에 쏟아 부었다. 그런데 죽은 줄로만 알았던 어미가 홀연 다리를 벌려 새끼들을 차례로 끌어안더라는 것이다. 어미는 그렇게 새끼들을 품 안에 꼭 안은 채 서서히 죽어갔다.

 

 

 

 

 

 

 

[2]. 동물 속에 인간이 보인다

 

 


1. 동물 사회의 열린 경쟁

 

ㆍ우리 스스로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쟁을 하지 않으면 결코 남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ㆍ열린 경쟁만이 무한경쟁에 대비하는 길이다.

 


2. 이보다 더 잔인할 수는 없다

 

ㆍ공교로운 일은 인간을 비롯하여 개미나 벌 등 대량학살을 감행하는 동물들이 모두 고도로 발달한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동물들이라는 점이다. 대량학살은 사회성의 진화에 어쩔 수 없이 수반되는 필요악인가 보다. 

 

ㆍ아마 가장 잔인한 죽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정신과 육체를 잠식시키는 것일 듯 싶다. 

 


3. 공룡의 피는 따뜻했다

 

ㆍ공룡 화석이 많기로 가장 유명한 곳은 중국 북부와 몽고에 걸쳐 있는 고비 사막이다. 

 


4. 거미들의 지극한 자식 사랑

 

ㆍ흔히 거미하면 거미줄을 쳐놓고 가만히 않아 먹이가 걸리기를 기다리는 종류만 떠올리지만, 실제로 세상세 사는 거미들의 거의 절반은 거미줄을 치지 않고 자유롭게 먹이를 사냥하는 거미들이다. 

 

ㆍ같은 영장류라도 우리만큼 무기력한 아기를 낳는 동물은 없다. 실제로 인간은 신경계가 미완성인 채로 태어난다.

 

ㆍ젊은이들의 성이 문란하다고만 탓하지 말고 올바른 성의 개념과 생활태도를 가르쳐야 한다.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알아야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여성 상위 시대

 

ㆍ거의 모든 동물들에서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더 화려한 색깔을 띠며 춤도 더 현란하게 추는 까닭도 다 성에 관한 한 암컷에게 선택권이 있기 때문이다. 

 


6. 메뚜기가 조금만 슬기롭다면

 

ㆍ개체군의 크기가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두 가지 경우를 꼽을 수 있다. 하나는 사망률이 줄어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출생률이 증가하는 것이다. 

 


7. 갈매기의 이혼

 

ㆍ만일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둘 중 하나는 없어도 된다. - 오스카 와일드

 

ㆍ최근 들어 갈매기들의 이혼율이 의외로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어떤 이유든 새끼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 부부는 갈라서고 만다.

 


8. 우리도 겨울잠을 잘 수 있다면

 

ㆍ어떻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랫동안 기다릴 수 있을까? 그것은 신진대사율을 최저로 하고 그냥 버티는 것이다. 겨울잠을 자는 곰도 사실 오랜 겨울 내내 온전히 꿈나라에 갔다 오는 것이 아니다. 신진대사를 아주 낮추고 가을 동안 몸 속에 비축해놓은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며 봄까지 버티는 것이다. 때로 버티기 힘들거나 어쩌다 날씨가 풀리면 잠에서 깨어나 먹을 것을 찾아나서기도 한다. 

 

ㆍ많은 동물들이 하루 중 주기적으로 신진대사율을 높였다 낮췄다 한다. 인간은 임의로 신진대사율을 역치 수준 이하로 낮추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신진대사가 언제나 일정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도 잠을 자거나 편하게 쉴 때는 신진대사율이 떨어진다. 

 


9. 동물 속에 인간이 보인다

 

ㆍ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서슴지 않고 개미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침팬지는 왕을 모시며 나라를 세우거나 대도시를 건설하지도 않고,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르지도 않으며, 노예를 부리거나 군대를 이끌고 대규모의 전쟁을 감행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모든 다분히 인간적인 일들이 개미 사회에서는 항상 벌어지고 있다. 

 

ㆍ그 옛날 생명이 최초로 탄생한 바닷속을 떠돌며 우연히 자기 자신을 복제할 줄 알게 된 그 DNA의 후손들이 지금도 내 몸 속, 침팬지의 몸 속, 그리고 개미의 몸 속에 함께 흐르고 있다. 

 


10. 까치의 기구한 운명

 

ㆍ까치는 한 번 썼던 둥지는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 

 

 

 


11. 쥐와 인간. 그 사랑과 미움의 관계

 

ㆍ쥐는 싫으나 좋으나 우리 인간과 가장 오래 함께 살아 왔고 앞으로도 오래도록 함꼐 살아갈 동물이다. 

 


12. 동물도 수학을 할까

 

ㆍ인간의 뇌는 태어날 때 이미 간단한 계산을 할 수 있도록 신경회로망을 갖추고 있다. 

 

ㆍ누군가 내게 우리 인류를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어준 가장 막강한 힘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치 않고 언어와 수학 능력이라고 답할 것이다. 

 


13. 기생충이 세상을 지배한다

 

ㆍ달팽이는 건조한 곳에 오래 있지 못한다. 몸 속의 수분이 지나치게 많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다달팽이 중 어떤 종은 일단 기생충에 감염되면 매일같이 자꾸 바위 위로 기어오른다. 쉽사리 갈매기들의 먹잇감이 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자살 행위란 말인가. 궁극적으로 갈매기의 몸 속에 들어가야 번식을 마칠 수 있는 기생충이 달팽이를 이용한 것이다. 

 


14. 동물들은 모두가 서정시인

 

 

 


15. 열린 성의 시대

 

ㆍ식물은 대부분 암수 모두를 한 몸에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꽃들은 수컷으로 태어났다가 차츰 암컷으로 변한다. 처음 꽃을 피우면 우선 벌들의 몸에 꽃가루를 묻혀 다른 꽃들에게 전달하는 수컷의 삶을 살다가 꽃가루를 다 실려보내고 나면 자연히 수술들은 시들고, 그때부터는 남의 꽃가루를 받기만 하는 암컷이 된다. 자연스레 성전환수슬을 받는 셈이다. 

 

ㆍ21세기는 여성의 세기가 될 것이다. 

 

 

 

 

 

 

 

[3]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1. 동물도 거짓말을 한다

 

ㆍ우리는 거짓말을 하며 산다. '넌 할 수 있어' 라며 스스로를 속일 수 있는 자기 기만 능력이라말로 때론 인간을 성공시키는 가장 큰 힘이다. 

 


2. 술의 유혹

 

ㆍ코끼리들에게도 심각한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발효된 열매를 주워 먹어 술에 취하는 것이다. 많은 코끼리들이 일단 술맛을 보면 계속 발효된 열매만을 찾아다닌다. 

 

ㆍ야망이 크고 매사에 적극적인 사람일수록 술을 비롯한 온갖 유혹에 빠질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그들의 뇌는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강한 보상을 받으려는 경향이 남보다 크기 때문이다. 

 


3. 블루길 사회의 열린 교육

 

ㆍ인간도 어차피 자연의 산물인 이상 어떤 형태로든 경쟁을 하며 살게 마련이다. 

 


4. 암컷의 바람기

 

ㆍ암컷은 남녀 관계에 있어서 더 소극적이고 신중할 수밖에 없고 수컷은 어느 정도 바람기를 타고 난다. 

 

ㆍ기네스북에 따르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자식을 본 남성은 17~18세기에 걸쳐 살았던 모로코의 황제 물레이 이스마일이다. 그는 무려 888명의 자식을 두었다. 

 


5. 개미는 세습하지 않는다

 

 

 


6. 개매와 베짱이의 진실

 

ㆍ베짱이가 쉬지도 않고 계속 노래를 해야 하는 까닭은 세월이 좋아 놀고 먹기 위한 것이 아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여러 암컷들에게 잘 보여 더 많은 자손들을 퍼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노래를 부르느라 자신의 위치가 포식동물들에게 알려지는 위험을 무릎쓰면서까지 나무 그늘에 숨어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이다. 

 

ㆍ일개미들이 알을 낳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생식기관이 발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여왕개미가 그들을 화학적으로 알을 낳지 못하도록 조절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여왕물질이라는 일종의 페르몬을 분비하여 강제로 수태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강제 불임수술과도 흡사하다. 

 


7. 호주제. 이제 그낡은 옷을 벗어라

 

ㆍ미토콘드리아의 DNA가 모계로만 이어진다는 바로 이 사실을 이용하면 어느 생물이건 그 혈통을 확인할 수 있다. 

 

 

8. 어린이날의 진정한 의미

 

 

 


9. 잠자리는 공룡 시대에도 살았다

 

 

 


10. 원앙은 과연 잉꼬부부인가

 

ㆍ수원앙은 뜻밖에도 결코 믿을 만한 남편이 못 된다. 아내가 버젓이 있는데도 호시탐탐 다른 여자들을 넘보는 뻔뻔스런 남편이다. 자기 아내는 다른 사내들이 넘보지 못하도록 지키면서 기회만 있으면 반강제적으로 남의 여자를 겁탈하기 일쑤다. 

 

실제로 한 둥지에서 태어난 새끼들의 유전자를 분석해보면 상당수가 아비가 서로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남의 아내를 넘볼수 있으면 남도 그럴 수 있다는 엄연한 삶의 진리는 새 둥지 속에서도 이렇듯 나타난다. 평생 한 지아비만을 섬기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갈 아름다운 꿈을 꾸는 새 신부에게는 그다지 어울리는 선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가끔 옛날 우리 할아버지들께서 겉으로는 충실한 남편인 양 행동하면서 일단 혼례를 올린 뒤엔 늘 다른 여인들을 넘보는 수원앙의 속성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사뭇 짓궂은 생각을 떠올릴 때가 있다.

 


11. 동물계의 요부. 반딧불이

 

ㆍ반딧불이 내는 빛은 차가운 빛이다. 루시페린이라는 물질이 산소와 반응하여 생기는 빛으로 열 손실이 거의 없어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빛에너지다. 

 

ㆍ반딧불이들이 꽁지에 불을 밝히고 하염없이 밤 하늘을 나는 것은 사랑을 나눌 연인을 찾기 위해서다. 

 


12. 언어는 인간만의 특권인가

 

촘스키는 돌물들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인간의 언어는 기본적으로 스스로에게 말하기 위해 생겨났다. - 동물들이라고 독백을 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없다. 

 


13. 시간. 그 느림과 빠름의 미학

 

ㆍ생물시계가 어느 동식물을 막론하고 대개 24시간을 주기로 맞춰져 있다는 사실과 지구의 자전 속도가 24시간에 한 바퀴라는 점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다. 

 


14. 제비가 그립다

 

ㆍ꽁지가 조금 잘린 수컷 제비들은 암컷들의 눈길조차 끌기 어렵다. 제비를 비롯한 40여 종의 동물에서 한결같이 균형 있는 몸매가 주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5. 동물도 서로 가르치고 배운다

 

ㆍ동물들도 배워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ㆍ정보는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ㆍ교육은 어차피 일방적인 것이다. 

 

 

 

 

 

 

 

[4]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1. 개미도 나무를 심는다

 

ㆍ인간을 제외하고 자연계에서 나무를 심는 거의 유일한 동물은 바로 개미다. 

 


2. 1일 구급차 운전 체험

 

 

 


3. 개미 제국의 왕권 다툼

 

 

 


4. 출산의 기쁨과 아픔

 

 

 


5. 뻐꾸기의 시간 감각

 

ㆍ뻐꾸기 어미들은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행동을 한다. 

 


6. 나는 매미 소리가 좋다

 

ㆍ소리를 지르는 매미들은 모두 수컷이다. 암컷은 노래를 하지 않는다. 청개구리 사회에서도 목청을 가다듬고 우짖는 것들은 모두 수컷이다. 

 


7. 동물 사회의 집단 따돌림

 

ㆍ돌고래 수컷들은 그들 간의 차례를 지키면서 친구들끼리 협동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일단 지조 없는 친구로 낙인 찍히면 아무리 차례가 와도 다른 수컷들의 방해로 암컷을 얻지 못할 뿐더러 결국 집단 따돌림을 면치 못한다. 

 

ㆍ우리는 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려 한다. 다만 누가 '우리' 인지 분명하지 않을 뿐이다.

 


8. 인간의 성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ㆍ동물들 중에도 수컷이 구태여 암컷의 몸 속으로 정자를 넣어주지 않아도 수정이 되는 것들이 있다. 개구리와 두꺼비 같은 양서류가 그렇고, 거의 대부분의 물고기들이 그렇다. 이른바 체외수정을 하는 동물들이다. 

 

ㆍ인간도 시험관을 통한 체외수정을 할 수 있는 동물이 되어 간다. 언젠가 성행위는 그저 남녀간의 쾌락을 위한 놀이일 뿐 번식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9. 남의 자식을 훔치는 동물들

 

ㆍ개미들은 오로지 경제적인 이유로 전쟁을 일으킨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남의 집 자식들을 훔치기 위해서다. 

 


10. 우리 몸에도 시계가 있다

 

ㆍ잠은 일생의 1/3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2/3를 위한 준비이다. 

 


11. 게으름은 아름답다

 

 

 


12. 죽음이 두려운가

 

ㆍ생물학적으로 보면, 우린 사실 사춘기에 들어들기 직전인 십대 초반부터 늙기 시작한다. 

 


13. 남자가 임신을 대신할 수 있다면

 

 

 


14. 여왕벌의 별난 모성애

 

ㆍ벌들의 사회는 거의 전적으로 여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물론 번식기에 맞춰 수벌들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들은 밖에 나가 꿀과 꽃가루를 거둬들이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집안일을 거드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사회 기능면으로 볼 때 수벌은 거의 있으나마나 한 존재들이다. 

 

ㆍ여왕벌은 일생에 단 한 번 밖에 갖지 않는 혼인비행 중 평생 동안 쓸 정자를 비축하기 위해 여러 마리의 수벌들과 교미한다. 맘껏 바람을 피우도록 허락받은 외출인 셈이다. 그렇게 모은 정자들을 여왕벌은 몸 속에 있는 정자주머니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방출하여 사용한다. 여왕벌이 알을 낳을 때 정자주머니로부터 정자를 흘려 알을 수정시키면 그 알은 암컷이 되어 일벌이나 장래 여왕벌로 태어난다. 그러나 여왕벌이 정자주머니에서 나오는 관을 막아 미수정란을 낳으면 그 알은 수벌로 태어난다. 

 

ㆍ 벌 사회의 수컷들은 모두 아비 없이 태어난다. 외할아버지는 있으나 친할아버지가 없다. 

 

 

 

 

 

 

ㆍ어차피 글이란 남을 설득하기 위해 쓰는 게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