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시대 · 작가 · 사상
ㆍ문학의 본질은 불온성, 즉 이의제기 능력과 사회를 추문화시키는 능력이다. - 사르트르
ㆍ사르트르의 가족관계에서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점과 어머니가 재혼을 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은 내 생애에 있어서 커다란 사건이었다. 그것은 어머니를 쇠사슬에 옭아매고 내게는 자유를 주었다."
ㆍ오이디푸스 콤플렉스 - 어머니를 사이에 두고 아버지와 자식이 벌이는 투쟁은 자식으로 하여금 아버지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해준다. 아버지는 자식의 '초자아'의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아들의 입장에서 볼 때 아버지는 이 세상에서 제거해 버려야 할 그런 존재로 나타나기도 한다.
ㆍ'이 세상에 좋은 아버지란 없다. 이것이 철칙이다.' - 사르트르
ㆍ사르트르 자신은 결혼을 하지 않았고, 따라서 당연히 자식을 두지 않았다. 그 이유는, 만약 그가 결혼하여 자식을 갖게 되면, 그 스스로가 맹렬하게 비난했던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아버지가 되는 것을 두려워 했기 때문이다. '아버지 없는 사회'를 건설하려고 했을까? 아마 그랬을 것이다.
ㆍ사르트르의 성장 과정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사람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알베르 슈바이처 박사의 큰 아버지 샤를르 슈바이처이다.
ㆍ사르트르의 친구관계에 주목할 때 중요한 사람은 분명 알베르 카뮈이다.
ㆍ카뮈는 정당한 목적을 위해서 사용되는 수단도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ㆍ보부아르는 사르트르를 만난 이후 그녀 자신이 지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뒤진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가졌으며, 그녀 역시 글쓰기에 대해 남다른 정열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가 가진 정열에 비하면 자기의 그것은 미지근한 것이었다고 후일 술회하기도 했다. 사르트르 역시 보부아르를 만났을 때 그녀의 훌륭한 지적 파트너로 생각했다. 그리고 1929년 철학 교수자격시험에 둘 다 합격한 이후 - 이 시험에서 사르트르가 수석을, 보부아르가 차석을 차지했다. - 사르트르는 "이제부터는 내가 당신을 책임지겠소" 라는 말과 함께 그녀와 평생 더불어 살아갈 준비를 갖추게 된다. 보부아르 역시 사르트르를 만났을 때 곧바로 자기가 영원히 그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이 예상은 적중하게 된다.
ㆍ실제로 사르트르는 어려서부터 두 가지 목표를 가졌다고 말하고 있다. 글을 쓰는 것과 유명해지는 것이 그것이다. 특히 글을 쓰는 것이 자신의 삶의 유일한 목표였다고 종종 말하고 있다.
ㆍ스탕달과 동시에 스피노자가 되는 것을 꿈꾸었던 사르트르는 고등사범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하던 시절과 이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엄청난 책을 읽었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사르트르는 1년에 300여 권의 책을 읽고 또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아는 인간이 되고자 했다. 그리고 잠자는 시간만을 빼놓고는 생각했다는 것이다.
ㆍ자아는 일반적으로 의식의 주체로 여겨진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자아란 의식의 주체, 즉 의식을 가능케 하는 실체가 아니라 오히려 의식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자아란 의식이 의식을 의식할 때 출현한다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이와 같은 사유를 통해 후설이 현상학적 환원을 통해 남는다고 주장했던 순수자아를 비판하고 있다.
ㆍ사르트르는 전통적인 프랑스 철학을 싸잡아 본질주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후설과 하이데거로 대표되는 독일 현상학과 존재론을 수용하게 된다.
ㆍ대체로 실존주의의 원조는 헤겔 철학에 반대했던 키에르케고르로 보고 있다.
ㆍ사르트르는 <존재와 무>에서 이 세계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구조주의자들은 소쉬르의 언어학과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의 영향으로 이 세계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 그저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들 간의 관계일 뿐이라는 사실을 주장한다.
2부 『존재와 무』의 핵심사상
ㆍ인간은 자유롭지 않은 자유가 없다. 인간은 무용한 정열이다.
ㆍ사르트르는 원동력이 곧 의식 스스로가 파생시키는 '무'에 있으며 이 무는 곧 의식, 그러니까 인간존재에 의해 이 세계에 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까 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간존재, 즉 대자존재는 무를 자기 안에 포함하고 있는 존재이며, 이 무를 토대로 무화작용을 통해 '현재 있는 그대로의 존재'인 즉자존재와는 달리 '현재 있는 것으로 아니 있게' 되고 또 '현재 아니 있는 것으로 있게' 된다고 보고 있다.
ㆍ사르트르의 <존재와 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는 '우연성'일 것이다. 우연성이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개념일까? 이 문제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존재와 무>를 포함한 사르트르의 사유 체계 전체가 '신의 부정' 위에 정립되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 우연성이라는 개념과 사르트르의 무신론의 표리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ㆍ사르트트는 11살이 되었을 무렵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해 버렸고, 그 후에도 이 생각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ㆍ본질적인 것, 그것은 우연성이다. 원래 존재는 필연이 아니라는 말이다. 존재란 단순히 거기에 있다는 것뿐이다.
ㆍ가장 절망적인 질문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가 있는가?"
ㆍ의식이 외부의 사물들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말하지 않는 이론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 사르트르
ㆍ의식은 절대로 자기 자신을 하나의 대상을 포착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포착할 수 없다.
ㆍ대상에 관한 모든 의식은 그 어떤 반성이 없는 자기 자신에 관한 의식이 의식의 본래 성질이다.
ㆍ의식이 외부의 대상을 겨냥하고 또 겨냥된 이 대상으로부터 빠져나올 때 나타나는 거리, 이것이 바로 '무'이다.
ㆍ인간존재에게만 고유한 의식은 그 자체로는 존재가 아니라 항상 자기 외부에 있는 사물존재에 의지하여 자신의 존재의 실재성을 확보해 나간다. 즉 의식은 항상 외부에 있는 사물존재를 절단하여 자신의 지향성 구조를 채우기 위한 한 항목으로 삼아야 한다. 인간존재는 계속해서 자신의 의식의 지향성 구조를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오는 엄청난 불안을 겪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간존재가 자신을 미래를 향해 투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자유 앞에서, 자신의 가능성 앞에서,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앞에서, 결국 무 앞에서 느끼는 불안이다.
ㆍ인간은 태어날 때 신으로부터 아무런 본질을 부여받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그러니까 실존을 통해 자신에게 결여된 본질을 만들어가야 한다.
ㆍ타자의 출현이라고 하는 것은 나의 세계를 훔쳐가는 하나의 특수한 존재가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ㆍ타자는 시선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자로 정의되며, 시선은 나에게 타자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현전을 가능케 해주는 개념이다.
ㆍ인간존재에게 존재한다는 것은 항상 거기에 있다는 것, 다시 말해 하나의 관점을 취하고 있다는 것과 동의어이다.
ㆍ사르트르는 인간의 얼굴을 고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까닭은 인간의 얼굴은 시선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ㆍ궁극적으로 사랑은 실패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나와 타자는 서로 주체성의 상태에 있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사르트르
ㆍ실존의 세 범주 : 힘, 가짐, 있음
ㆍ인간은 가장 무의미하고, 가장 피상적인 행위들 속에서도 통째로 자기를 표현한다. 달리 말하자면 아무것도 열어 보이지 않는 어떤 버릇, 어떤 인간적인 행위란 있을 수 없다.
ㆍ사람은 그가 가진 것으로 존재한다.
『존재와 무』의 주요개념
ㆍ무신론과 존재의 우연성
ㆍ의식과 사물 그리고 의식의 지향성
ㆍ무와 무화작용
ㆍ즉자존재와 대자존재
ㆍ실존의 불안과 자기기만
ㆍ타자와 시선
ㆍ신체
ㆍ시선투쟁과 갈등
ㆍ타자와의 구체적 관계들
ㆍ실존의 세 범주 : 함, 가짐, 있음
3장 왜 『존재와 무』을 읽어야 하는가
ㆍ<존재와 무>가 갖는 가장 큰 의의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화될 대로 황폐화된 인간 존재의 존엄성을 고양시키려 했던 사르트르의 노력에 있다.
ㆍ사르트르는 인간존재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비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가령, 인간존재는 자신의 존재근거를 찾으려고 모든 노력을 경주하지만 끝내는 이 존재근거를 찾지 못하며, 따라서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시킬 수 없다는 견해는 너무 침울하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존재들 사이의 관계 역시 투쟁과 갈등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으며, 이와 같은 투쟁과 갈등의 악순환으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견해 역시 지나치게 비관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이와 정반대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가 인간존재에 대해 지나치게 낭만적인 견해를 피력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인간존재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절대덕으로 자유롭다는 사르트르의 이러한 견해가 거의 과대망상적이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한다.
ㆍ사르트르의 역할이 오래가지 못한 이유
1) 사르트르 자신이 철학적 여정에서 관심이 바뀌었다.
2) 1960년 전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구조주의 열풍때문이다. 구조주의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세계의 의미는 인간존재의 의식적 활동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존재들의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ㆍ<존재와 무>의 철학적 의의
1) 전통적으로 철학자들에 의해 소홀히 취급받았던 상상력에 대해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였다.
2) 철학사상 전통적으로 대립 상태에 있었던 관념론과 실재론의 종합을 꾀했다.
3) 전통적으로 그렇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우연성의 개념을 이 세계의 근본적 차원 가운데 하나로 부각시켰다.
4) 데카르트가 방법적 회의를 통해 도달한 코기토 개념과 후설이 현상학적 환원을 통해 도달한 선험적 자아 개념을 비판하고, 전반성적 또는 비반성적 차원에서 의식의 활동을 포착함으로써 이들 두 철학자보다 오히려 더 인간존재의 사고작용의 시원에 가까이 다가갔다.
5) 타자존재에 관한 이론이 그때까지 서구 철학사에서 이루어진 타자에 관한 논의 가운데 가장 탁원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6) 신체에 관한 이론 역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7)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비판적으로나마 수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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