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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스미스 경제학의 탄생 / 제임스 버컨

by mubnoos 2022. 3. 24.

 

들어가며

 

ㆍ그린스펀은 애덤 스미스가 자유시장을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의 본질적 안정성과 그 성장을 증명한 선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안정과 성장이 애덤 스미스가 찾아 낸 '보이지 않는 손'에서 비롯되었다고 덧붙였다.

 

ㆍ'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구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애덤 스미스의 수많은 글 속에서 단 세 번 밖에 나타나지 않는다. 

 

ㆍ"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 인류의 감정과 견해를 좌우하는 대단한 권위자 치고 어느 정도 자기 숭배 없이 무언가를 얻은 사람은 거의 없다."

 

ㆍ애덤 스미스는 통계학을 불신했고, 정치 경제학 강의 시간 내내 잠만 잤다. 

 

 

 

 



1장 보이지 않는 손의 탄생
-출생에서 「천문학사」의 발간까지(1723~1746)-

ㆍ애덤 스미스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이켜 보며 "지독할 정도로 틀에 박힌 삶이었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평생을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대학 및 기관에서 보냈으며, 혼자 있기를 좋아했고, 결혼하지 않은 채 어머니와 같이 살았다. 

 

ㆍ런던 거리를 배회하는 창녀가 대영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감자를 먹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ㆍ스미스를 아버지를 본 적이 없었다. 그가 태어나던 해 겨울에 아버지가 세상을 떴기 때문이다. 

 

ㆍ스미스가 좀처럼 인용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성서였다. 

 

ㆍ자연은 설명할 수 없는 모순적 현상으로 가득 찬 혼돈이다. 

 

애덤 스미스에게 인간은 자연이라는 현실에 거주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자신의 마음과 상상력이 빚어낸 현실에 거주하는 존재였다. 흄과 스미스가 열정과 감정이라고 부른 정서는 두 사람에게는 이른바 이성보다 더 그럴듯한 행위의 원천이었고, 좀 더 확실한 경험의 대상이었다. 스미스는 진리를 찾아내거나 특정한 과학적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나 과학적 사실을 찾아내는 감정을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천문학사」에는 유령처럼 20세기의 경제인이나 기업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유명한 구절이 잠깐 스치듯 나온다. 바로 ‘보이지 않는 손’이다.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이 보이지 않는 손은 상업적 매커니즘이 아니라 신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었다. 어떤 초월적 존재에게 일관성을 갈망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2장 도덕철학자로서의 명성
-애덤 스미스의 대학교수 시절(1746~1759)-

 

ㆍ철학 체계를 드러내는 두 가지 방법

1) 자연 질서와 서로 연관을 가진 현상이나 제 규칙을 설명할 수 있는 원칙을 세우는 방법 (스미스, 뉴턴)

2) 이런저런 것을 설명해가며 한 걸음 전진할 때마다 전 시대와 같거나 다른 원리를 들어 설명하는 방법 (아리스토텔레스)

 

스미스의 메모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튜어트가 전한 말은 《국부론》이 그때까지는 태아 상태였을 뿐 아니라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급진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해준다. 스튜어트는 있는 그대로 메모장을 인용한다. “국가를 가장 낮은 야만 상태에서 최고의 풍요를 누리는 상태로 이행시키는 데는 평화와 부담 없는 세금과 정의의 관대한 실행 이외에 다른 어떤 것도 필요 없다. 그러면 자연은 자기 갈 길을 갈 것이다. 이런 자연스런 경로를 방해하는 모든 정부, 사태를 억지로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는 정부, 또는 사회의 진보를 저지하려는 정부는 자연스럽지 못하며, 압제와 전제적 횡포가 아니라면 이런 정부는 자립할 수 있는 길이 없다.”

 

 




3장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공정한 관찰자
-《도덕감정론》의 출간(1759)-

 

ㆍ"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인간의 본성에는 다른 사람의 운명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이 그에게 꼭 필요한 것이 되게 하는 어떤 원리가 분명히 있다."

 

ㆍ스미스가 '적정성'이라고 부른,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의견이 옳다고 판단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기분과 어느 정도로 일치하는냐에 따라 정해진다.

 

ㆍ스미스가 '공정한 관찰자 impartial Spectator' 라고 이름과 성격을 부여한 규칙과 경험이 조화를 이루어 이들 동감이 가는 판단을 우리 자신에게 적용할 때 우리는 의무감을 갖고 옳은 행동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도덕적 연기자로서 우리 자신에 대한 관념을 다른 사람에게서 얻는다. - 공정한 관찰자, 즉 내부 관찰자는 인물과 행위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실천함으로써 더욱 경험을 쌓고 신뢰할 수 있게 한다. 

 

ㆍ스미스에게 여성은 인간에 대한 폭넓은 애정이 불가능한, 예민한 동정만 가능한 존재였다. 그런 동정에는 자기 부정도, 자제력도, 힘겨운 노력도 필요 없었다. 

 

ㆍ부는 단순한 기만이지만, 부를 추구하는 행위 자체는 산업을 계속 돌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부유함에 대한 경의는 사회적 계층을 형성하고 사회의 종속 관계를 유지하는 데 일조한다. 

 

《도덕감정론》은 왜 어떤 행동은 옳고 어떤 행동은 그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외적 권위가 필요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옳거나 그르다고 느끼게 되는가 하는 문제를 설명하려 한다. 이 책은 인간에게 언제나 옳고 좋은 것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경우에 인간이 어떻게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가 하는 문제를 탐구한다.

두 번째로 등장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첫 번째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여기서 ‘보이지 않는 손’은 ‘위대한 감독관 또는 우주의 감독관’, 또는 ‘위대한 지휘관’, 또는 ‘자애로운 대자연’이고, 《도덕감정론》을 낳은 신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다.
스미스는 그 다음 문장에서 “신의 섭리는 소수의 지주들에게 토지를 나누어주었지만, 그 분배에 끼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잊거나 버리지는 않았다. 이들도 마지막까지 대지가 산출해내는 모든 것에 대한 그들의 몫을 누린다.”라고 그럴듯한 설명을 덧붙인다. 거칠기 짝이 없는 낙관주의가 아닐 수 없다. 1750년대 하일랜드나 현대의 슬럼가를 찾은 사람이라면 ‘생활필수품’이 거의 같은 비율로 나누어졌다는 그의 말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독자들이 실제로 스미스 편에 설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문장이 그 뒤를 따르면서 모든 것은 용서된다. “제각기 다른 수준의 삶을 사는 사람들도 몸의 안락과 마음의 평화라는 면에서는 거의 같은 수준에 있고, 큰길가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거지도 왕들이 싸워 얻으려는 안전을 누리고 있다.”

 




4장 새로운 세계를 만나다
-그랜드 투어를 통한 프랑스 사상가들과의 교류(1759~1776)-

 

ㆍ앙드레 레짐 : 프랑스 혁명 때 타도의 대상이 된 구체제. 넓은 의미로는 근대사회 성립 이전의 사회나 제도를 가리킴

 

 




5장 시장을 그냥 내버려두어라
-《국부론》의 출간(1776)-

 

ㆍ사치의 끝은 어디인가? 스미스는 제자들에게 지구상의 동물 가운데 유독 인간만이 자연에 희귀한 것을 공급하는 데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색깔, 희귀성, 모양 같은 성질에 가치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은 만족시킬 수 있지만 욕구는 스미스의 멋진 표현처럼 도대체 끝을 모르는 것 같다. 

 

ㆍ생산량이 많아지면 직공들을 교육시키고, 보수와 집을 주고, 기계와 도구를 들여놓고, 그리고 고용주를 만족시키는 것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핀 값은 싸지겠지만, 임금과 이윤과 임대비용은 떨어지지 않고 올라간다. 이것이 풍요라면 틀림없는 풍요다. 

 

ㆍ스미스는 높은 임금을 주장했다. 임금이 높아야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게 되고, 또 결혼도 하고 자식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부차적인 이유이고, 국민 전체의 의식주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에서 나온 생산물 중에서 스스로도 잘 먹고, 잘 입고, 좋은 집에서 살 수 있을 만큼의 몫을 가질 수 있어야 공평하다는 것이 요지다. 

 

스미스의 저작을 통틀어 단 세 번밖에 나오지 않는 ‘보이지 않는 손’이 《국부론》에서 마지막으로 등장한다. 스미스는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상인들은 보이지 않는 해외보다 눈에 보이는 국내에 자본을 투자하는 쪽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이는 상인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낳는다. 즉 국내 투자는 사회의 연간 소득을 가능한 크게 만드는 쪽으로 움직인다. 상인은 자신의 안전과 이득만 생각하지만, 그는 다른 많은 경우에서처럼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목적에 이바지하게 된다.




6장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다
-애덤 스미스의 말년(1776~1790)-

스미스는 드디어 그의 철학과 그의 감정의 저변에 깔린 콤플렉스를 드러낸다. 그것은 그가 고아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자신의 저술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없는(fartherless)'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우리의 선행은 당장 우리 주변을 벗어나서는 대단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의 선한 의지는 우주까지도 포옹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보편적 자애심도 전지전능한 존재가 우주를 언제나 최선의 상태로 배열해놓았다고 우리가 확신하지 않는다면 불행과 좌절만 만들어낼 것이다. 스미스는 “이 보편적 자애심과는 반대로, 아버지가 없는 세계라는 의심이 들게 되면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어질 것이다. 무한하고 알 수 없는 우주의 모든 미지의 장소가 오로지 끝도 없는 비통과 불행으로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이 들 테니 말이다. 눈부신 번영이 아무리 화려해도 이토록 두려운 생각이 우리의 상상력에 드리워진다면 침울한 생각을 걷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