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 녹차와 오니기리
ㆍ편의점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도시인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 16 ) 끄트머리 빵, 크누스트와 셰르츨
( 23 ) 베트남 쌀국수와 꽃다발을 넣은 기차역
ㆍ열대 전문가들은 엄청난 더위엔 뜨거운 음식이 최선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ㆍ하노아에선 면발이 넓적하고, 호찌민에선 면발이 가느다랗다.
ㆍ어떤 일이든 오리지널 버전을 맛보는 건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다.
( 29 ) 200그램의 행복
ㆍ저탄수화물이 새로운 해결책이라는 것이었다.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빵과 파스타를 포기해야만 했다.
( 35 ) 겨울에 가까운 단어, 오렌지
ㆍ오렌지 꽃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으면 자가수분도 할 수 있다고 한다.
( 42 ) 부엌, 날것과 익힌 것의 역사
ㆍ모든 것은 변한다. 아름다운 변화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어떤 변화는 하루 빨리 일어나길 고대하지만, 변할까 봐 두렵기만 한 변화도 있다. 그러나 변화를 피할 길은 어디에도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ㆍ일상에서 변화를 실천하고 연구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바로 부엌이다. 얼마나 기적적인 일이 거듭되는가.
( 48 ) 완두콩 프로젝트
( 55 ) 한 아이 당, 뇌 한 개씩
( 61 ) 파에야의 관용
ㆍ이 무질서와 엉망인 세계의 유일한 출구는 결국, 똘레랑스(관용)임을 터득하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함께 식사하며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누군가 그 이야기들을 듣는다면 이 세계는 관대함을 잃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어쩌면 스페인이 유럽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낯선 사람에게 관대한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나는 감히 말하건대, 그건 파에야 때문일 거다.
( 67 ) 내 사랑 린다, 린다, 린다
( 73 ) 내 일상에도 단단한 밀크스톤 하나
( 79 ) 손을 쓰는 일
ㆍ우리는 직접 요리를 해 먹기엔 너무 피로하다. 하지만 일단 내 두 손을 움직여 요리하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다시 에너지를 얻게 된다. 나는 내 몸으로 되돌아온다. 몸이란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매개체다. 매일 ‘부엌에 도착’하는 일에는 특별할 게 없다. 꿈에 그리던 여행처럼 대단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나의 일상에서 당근과 함께 한다는 건 여행에 준하는 일이다.
( 85 ) 다크초콜릿 처방전
ㆍ국민 1인당 연간 12킬로그램의 초콜릿을 섭취하는 독일은 세계 최대의 초콜릿 소비 국가다. 중국인은 연간 1인당 200그램의 초콜릿을 소비한다.
ㆍ초콜릿이 주는 위로 덕분에 우리는 때때로 실패와 좌절, 근심을 잊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삶의 모든 좌절과 고통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미리 초콜릿을 먹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초콜릿을 먹고 마시는 것에 더는 제한을 두지 않아도 될 것이다.
ㆍ이젠 아무것도 간단하지 않다. 하다못해 초콜릿 하나 먹는 것도 말이다.
( 90 ) 양배추, 가장 독일적인
ㆍ어쩌면 김치야말로 정치적인 긴장 상태에 필요한 레시피가 아닐까? 그냥 다 함께 모여 김치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ㆍ김치 속에 있는 비타민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더 증가한다. 잘 익힌 김치는 그 무엇도 넘볼 수 없는 탁월한 음식이다.
ㆍ우리가 적양배추의 가운데를 잘라서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보라와 흰색의 채색을 연구하여, 차원본열도형인 프랙탈과 카오스 이론에 관한 몇 가지를 설명할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 97 ) 음식과 철학 그리고 독일식 감자부침개
( 103 ) 닭과 인간에 관하여
ㆍ달걀 한 알은 하나의 기적과 같다. 달걀처럼 완벽한 식품은 거의 없다.
( 111 ) 온 우주를 담은 차 한 잔
ㆍ우리의 시간은 흘러간다. 탈주는 없다. 주의를 기울일 때 경험하는 찰나의 순간에만 깨달음이 온다. 이론은 대체로 그렇다.
( 116 ) 피시 프리스트를 아시나요?
( 123 ) 영화 촬영 현장의 간식 시간
ㆍ엄청나게 추위에 떨면 먹는 것도 아주 많이 먹을 수밖에 없다.
( 129 ) 두부를 위한 변명
ㆍ이것이 저것으로 되는 게 아니라, 한 번에 하나씩만 있는 법이다. 이 원리를 우리 일상에 적용시켜보자. 당신은 아무것도 될 수 없다. 단지 존재할 뿐이다. 찰나에서 다음 찰나로 이어질 뿐이다. 이전도, 이후도 없다. 항상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할 뿐.
( 136 ) 놀이하는 인간, 놀이하는 문어
ㆍ문어는 오징어과 중에서 지능이 가장 뛰어나다.
ㆍ놀이에는 아름다움이 있다. 아름다움이란 무의미하면서도 많은 노고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ㆍ문어는 지루한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지루하게 있느니 어렵사리 돌려 닫은 병뚜껑을 능숙한 솜씨로 열며 노는 걸 더 좋아한다. 그 솜씨가 얼마나 능숙한지 주방 보조원으로 두고 싶을 정도다. 수족관 벽에 빨판을 붙여 좁디좁은 수족관 뚜껑 틈새로 몸을 비집고 빠져나가기도 한다. 사람을 알아보기도 하고, 호불호도 아주 분명하다. 신이 나면 친구의 얼굴에 물을 분사하기도 한다.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나는 문어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녀석은 그저 놀고 싶었던 것이다. 이제 오징어류는 더는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놀이를 즐길 줄 아는 존재 앞에서 나는 무장해제되고 만다.
ㆍ복어는 독성이 매우 강하다. 일본에선 매년 복어 독에 사망하는 사람들이 발생한다. 하지만 식당에선 복어 살로 만든 요리, 특히 복어 간肝 요리가 별미로 손꼽힌다. 복어 요리는 ‘푸구’라고 하며, 복어 조리사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은 그 전에 복어 전문 식당에서 2년간 요리 수업을 받아야 한다. 복어는 비교적 자기 자신을 잘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인간을 셈에 넣지 못했다. 그사이 품종 개량이 돼서 독성이 없는 복어가 나온 것이다. 불쌍한 복어. 그렇다고 해도 나는 복어를 먹지 않을 것이다. 복어가 그토록 공들여 만들어내는 그 무의미한 아름다움 때문에.
( 143 ) 일본의 아스피린, 우메보시
( 148 ) 괴테와 나폴리, 그리고 피자
ㆍ"나폴리는 작은 천국이다. 모든 사람이 황홀결에 취한 듯 몰아의 상태 속에서 지낸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나 자신을 의식할 겨를도 없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 괴테
( 155 ) 커피를 마시며 생각한 것들
ㆍ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뜻
( 161 ) 깨끗한 음식, 깨끗한 몸, 깨끗한 정신
ㆍ삶에서 무언가를 계속 비워내는 것만큼 기쁜 것도 없는 것 같았다.
( 168 ) 위로의 맛, 포리지
( 174 ) 내 친구의 이름은 ‘콜라비’
( 180 ) 국수의 심오함
ㆍ어떤 육수가 최고인가는 입맛의 문제이다. 아무튼 모든 육수엔 다시마와 다랑어를 우려낸 상당량의 다시가 기본 밑간으로 사용된다.
( 186 ) 층층이 쌓은 행복처럼, 바움쿠헨
( 191 ) 녹색의 황금, 아보카도
( 197 ) 추억의 자두 케이크
( 203 ) 죽음과 고기와 불
( 210 ) 오, 나의 영원한 헤르만!
( 216 ) 리벡 마을의 배 할아버지
( 224 ) 일요일 아침, 연어 크림치즈 베이글
( 230 ) 감바스의 복수
( 237 ) 한겨울의 노스탤지어
( 243 ) 붉은 수박 그리고 프리다 칼로
ㆍ수박은 여름의 정수다.
ㆍ원래 수박은 아프리카에서 온 과일로 건조한 모래땅을 좋아한다. 89%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지만, 막상 수박 자체가 성장하는 데는 약간의 물만 있으면 된다.
( 250 ) 무해한 엘더베리
( 255 ) 느슨한 채식주의자를 위하여
( 262 ) 완벽한 브레첼을 찾아서
( 267 ) 그 많은 송아지는 다 어디로 가는 걸까
( 273 ) 아무튼, 파슬리
( 278 ) 풋내기의 호박씨기름 탐험기
( 284 ) 나베모노와 거실 캠핑
( 291 ) 석류와 평화
( 295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아주 약간의 우아함
( 301 ) 효모가 우리 일상에 거는 주문
ㆍ소금은 효모를 죽인다.
ㆍ빵을 굽는 일이 우리 일상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간절한 바람을 담은 주문이 된 것 같았다. 마치 살아 있는 이 작은 균류가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기라도 할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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