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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선우희, 불신 시대/박경리, 갯마을/오영수

by mubnoos 2024. 9. 13.

 

불꽃/선우희

만세 시위에 앞장섰던 아버지가 일제에 의해 희생당한 뒤, 고현은 할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성장하지요. 고현의 할아버지는 전형적인 옛날 사람으로서 이 모든 화근은 선친의 묏자리가 나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할아버지에게서 영향을 받은 숙명론적인 태도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저항 정신사이에서 고현은 방황하게 됩니다. 

 

어느 일요일, 할아버지의 혹을 보고 조롱하는 애들과 싸우지만, 도리어 할아버지의 꾸중만 듣게 되자 현은 실망과 좌절감을 느낍니다. 

 

최초의 반항적 행동이 할아버지로부터 부정 된 후 고현은 자기 할 일만 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고 말지요. 일제 말 학병으로 끌려갔다가 돌아온 후, 그는 고향에서 벌어지는 좌우의 대립과 인민재판이라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치게 됩니다. 

 

이때부터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지배하던 수동적 자세를 버리고 현실과 정면으로 맞서 나가려는 적극적 태고를 갖게 되지요. 마지막 장면에서 현이 녹슨 방아쇠를 잡아당겼을 때, 그는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는 데 있어 주저하지도 않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후회하지도 않습니다. 

 

 

불신 시대/박경수

진영은 의지할 데 없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합니다. 진영의 남편은 한국 전쟁 중에 유엔군의 폭격으로 죽고 말았지요. 진영의 외아들 문수는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살 수 있었는데도 의사의 무관심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진영이 사회를 불신하게 만들지요. 진영의 눈에 비친 사회는 비정상입니다. 지금 진영은 폐가 약합니다. 그런데도 생활을 위해서 직장을 얻어야 합니다. 폐결핵인 진영이 찾아간 Y 병원은 주사약의 함량을 속여 진영에게 주사하였지요. S 병원은 건달이 의사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의 집에 한 중이 찾아옵니다. 그 신중은 시주로 받은 쌀을 되팔려 했고, 문수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찾은 절은 시줏돈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대접하는 타락한 곳이었지요. 신앙이 깊어 의지하려 했던 갈월동 아주머니는 돈을 갚지 않았습니다. 

 

진영은 점점 사회를 믿지 못하고 지쳐만 갑니다. 결국 진영은 자신의 삶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마지막 결심을 하게 됩니다. 진영은 부엌에서 성냥 한 갑을 집어서 주머니에 넣습니다. 그리고 문수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위패를 모셔 놓은 절을 찾아가 문수의 사진과 위패를 찾아오지요. 그길로 진영은 산으로 올라가 사진과 위패를 태웁니다. 그 이유는 돈에 따라 불심의 깊이를 측량하는 절에서 아들 문수의 영혼이 평안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또한 이는 아들의 위패를 태움으로써 자신을 억압하는 불신 시대의 모든 조건들을 불살라 버리자는 것입니다. 진영은 마음속으로 이 시대를 불신 시대라 규정짓고, 이 사회에 항거하자는 다짐을 하며 산을 내려옵니다. 

 

 

 

갯마을/오영수

보재기(해녀)의 딸 해순이는 동해안의 H 라는 갯마을에 사는 스물넷의 젊은 과부입니다. 남편 성구는 칠성네의 배를 타고 먼바다로 고등어잡이를 하러 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지요. 해순은 바다에서 남편을 잃은 후 홀로 된 시어머니, 그리고 시동생과 더불어 바다에 의지하여 어렵게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후리꾼으로 나갔다가 상수라는 젊은 남자로부터 은밀한 구애를 받습니다. 

 

며칠 뒤 웬 사내가 해순이 혼자 자는 방에 들어와 그녀를 범하고 맙니다. 그 사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있었으나, 상수의 끈질긴 구혼을 받으면서 그날 밤의 사내가 바로 상수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침내 동네에 소문이 나고 해순이는 상수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말지요. 시어머니는 성구의 제사를 지내고 해순을 상수와 결혼시킵니다. 

 

해순이가 상수를 따라간 곳은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개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상수는 징용으로 끌려가서 소식조차 듣지 못하지요. 해순이는 바다가 그리워 더 이상 참고 견딜 수 없게 되자, 마침내 그녀가 본래 살던 그 갯마을로 돌아오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