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마거릿 미첼

by mubnoos 2024. 9. 13.

 

미국의 소설가 마거릿 미첼이 쓴 유일한 장편소설이자 대표작이다. 이 한 편으로 마거릿 미첼은 세계 문학사에 한 획을 긋는 작가로 등극했다. 1936년 출판되었고 이듬해에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 된다.

 

 

내일은 또 다른 내일"(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남부 조지아 주 타라 농장의 스칼렛 오하라는 빼어난 미모와 활달한 성격으로 인근 모든 청년들의 애를 태우지만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는 이웃 농장의 자제인 애슐리 윌크스뿐이다. 그녀는 우연히 레트 버틀러를 만나고 그가 남부사회에서 배척받는 존재란 걸 알게되지만 곧 일어날 전쟁에 대해 냉정하고 현실적인 판단을 거리낌없이 피력하는 모습에 호기심을 갖게된다. 애슐리가 그의 사촌인 멜라니와 결혼하자 스칼렛은 홧김에 멜라니의 오빠 찰스와 결혼한다. 그리고 남북 전쟁이 일어나는데 찰스는 입대하자마자 병사한다. 결혼하자마자 미망인이 된 스칼렛은 여전히 애슐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전쟁은 최고조에 이르러 애틀랜타까지 북군이 쳐들어오고 멜라니의 출산이 임박하자 스칼렛은 어쩔수 없이 머물게 된다. 공격이 거세지자 멜라니와 그녀가 갓 낳은 아이를 마차에 태우고 마침내 고향 타라로 피난을 간다. 멜라니와 함께 천신만고끝에 타라에 도착하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어머니의 죽음과 충격으로 실성한 아버지, 그리고 몰락한 집안뿐이다. 

소설의 내용은 남북 전쟁을 배경으로 한 여주인공 스칼렛의 인생 역정이다. 스칼렛 오하라는 조지아주 클레이턴 카운티 존스보로 근처에 있는 타라 농장을 소유한 대농장주인 제럴드 오하라의 장녀로, 예쁜 얼굴과 매력을 능수능란하게 휘둘러 남자들의 관심과 인기를 한몸에 모으는 16살 소녀이다. 그러나 그녀가 진심으로 사랑한 남자는 따로 있었으니, 이웃 윌크스 집안의 애슐리 윌크스였다. 그러다 애슐리가 자기 사촌 멜라니와 정식으로 약혼한다는 소식을 접한 스칼렛은 그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자 애슐리는 스칼렛을 사랑하지만 결혼은 자신과 성격이 비슷한 멜라니와 하는 것이 좋을 것같다고 에둘러 거절한다. 화가 난 스칼렛은 애슐리의 뺨을 때린다. 그런데 이 광경을 레트 버틀러가 본의 아니게 모두 훔쳐보게 된다. 레트 버틀러는 애슐리에게 차인 스칼렛을 놀리고, 스칼렛은 화가 나서 뛰쳐나가고 만다.

스칼렛은 애슐리와 멜라니에 대한 질투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멜라니의 오빠인 찰스의 구혼을 받아들인다. 얼마 안 가 남북 전쟁이 터지고 애슐리와 찰스도 의용군에 입대하게 되는데, 찰스는 전장에 가보지도 못하고 병으로 죽어버려 스칼렛은 졸지에 딱 6주 동안 결혼 생활을 한 뒤 애까지 딸린 미망인이 된다. 그 후 스칼렛은 애틀랜타에 있는 죽은 찰스와 멜라니의 고모인 피티팻의 집에 가서 지낸다.

전쟁은 계속되고 남부는 갈수록 피폐해져가며, 일찍이 소녀시절 스칼렛에게 구애하며 친하게 지냈던 동네 청년들 대부분이 전사했으며, 승기를 잡은 북군은 애틀랜타까지 밀어닥친다. 북군이 애틀랜타를 포위공격해서 애틀랜타가 불타는 지경에 이르자 스칼렛은 갓 출산한 멜라니를 데리고 고향인 타라 농장으로 도망친다. 이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것이 바로 레트 버틀러였다. 그는 찰스턴 명문가 출신으로, 젊은 시절 일으킨 모종의 사건 때문에 집안에서 쫓겨난 후 도박으로 연명하다가 남북전쟁을 기회로 삼아 밀수무역 및 필수품의 매점매석으로 부를 축적한 인물이었다. 스칼렛은 그를 싫어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현실주의적 성격에 은근히 끌리게 된다. 이미 한참 전부터 스칼렛을 보살펴주던 그는 마차와 말을 훔쳐 스칼렛과 멜라니를 타라 근교까지 데려다준 뒤 스칼렛에게 작별의 키스를 남기고는 그가 그토록 증오했던 남부 정부군에 입대하러 떠난다.

타라에 돌아왔으나 그곳은 더 이상 스칼렛이 알던 안락한 장소가 아니었다. 농장은 황폐해지고, 가축은 모조리 도둑맞고, 노예들은 죄다 도망치고, 3년 동안 수확해서 쌓아둔 15만 달러 어치에 달하는 목화는 모조리 불타버렸다. 애틀랜타 포위전 동안 이 근처에서 북군과 남군의 주력이 맞붙는 전투(Battle of Jonesborough)가 벌어졌는데, 그동안 북군이 타라 저택을 사령부로 사용했던 것이다. 셔먼의 원래 방침대로라면 불태워버렸겠지만 스칼렛의 어머니 엘렌과 여동생들이 병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에 불태우는 대신 사령부로 징발해버린 것.

집이 불타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집에는 옥수수 한 톨 남지 않았다. 그리고 어머니 엘렌은 장티푸스로 죽었으며, 아버지인 제럴드는 그 충격으로 정신이상을 일으킨다. 스칼렛은 여동생 둘과 의지가 되지 못하는 아버지, 거기에 멜라니와 멜라니의 아들, 주인집에 대한 의리로 끝까지 남아있던 흑인 노예 몇 명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된다. 이 과정에서 힘겹게 따두었던 얼마 안 되는 목화와 이웃들이 나눠준 가축같이 조금 남은 재산마저 북군에게 약탈당하는 등 스칼렛은 갖은 시련을 겪는다. 이와중에 스칼렛은 도둑질을 하러 들어온 북군 탈영병을 직접 쏴죽이기도 한다.

결국 전쟁은 남부의 패배로 끝나고 전쟁터에 나갔던 인물들도 하나둘씩 돌아오기 시작한다. 스칼렛은 전쟁이 끝났으니 모든 고생이 끝났다고 생각했으나… 그것은 크나큰 오산이었다. 이른바 '재건 시대'로 불리는 북군에 의한 군정시기가 도래했던 것이다. 노예제가 폐지되고 남부의 농장주들은 과거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완전히 잃고 만다. 타라 농장도 과중한 세금으로 인해 빼앗길 위기에 처하는데, 스칼렛은 레트 버틀러가 막대한 재산가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몸을 팔아서라도 돈을 구해올 의향으로 애틀랜타로 향한다. 그러나 레트 버틀러는 공교롭게도 북군에 의해 수감되어 있는 상태여서 돈을 줄 수가 없었다. 실망하고 나오던 스칼렛은 마침 여동생 수엘렌의 애인인 프랑크 케네디를 마주치고 그를 꼬여낼 결심을 한다. 스칼렛은 수엘렌이 새 애인을 사귀었단 거짓말로 프랑크 케네디를 속여 NTR한 뒤 그의 돈으로 타라를 지켜내고 한 시름을 놓는다. 스칼렛은 남편 프랭크 케네디가 잡화점을 경영하는 방식이 영 못마땅해하며 남편이 인수할 예정이던 제재소를 직접 사서 경영에 나서고, 찰스가 유산으로 남긴 땅에 술집을 지어 임대하는 등 상당한 사업 수완을 발휘한다. 그러나 경영일에 바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홀몸으로 나다니던 스칼렛은 흑인 슬럼가에서 성추행을 당한다. 마침 과거에 타라 농장에서 일하던 빅 샘이 도와줘서 무사히 빠져나온다. KKK단에 관계하고 있던 프랑크 케네디는 스칼렛이 성추행당한 것을 보복하러 갔다가 살해당하고 만다. 그 뒤 스칼렛은 레트 버틀러의 청혼을 받아들여 다시 재혼하게 된다.

레트 버틀러는 스칼렛을 처음 본 순간부터 반해 있었고, 진심으로 사랑했으나 스칼렛은 그때까지도 애슐리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레트 버틀러에게 안길 때도 스칼렛은 그것이 애슐리였으면 하고 생각하는 지경이었으니 결혼 생활은 점차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그들의 첫딸인 보니 버틀러가 다섯 살의 나이로 낙마해 죽은 사건이 파국에 이르는 계기가 되었다. 뒤이어 애슐리의 부인 멜라니가 사망하는데, 스칼렛은 멜라니의 죽음으로 비로소 멜라니의 선의를 깨닫고 애슐리에 대한 환상을 버린다. 동시에 자신이 그동안 레트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미 스칼렛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린 레트 버틀러는 그녀의 곁을 떠난다. 스칼렛은 절망에 빠지지만, 여태껏 절망적인 일에 맞닥뜨렸을 때마다 되뇌이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다'를 마지막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