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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는 법 / 이보현

by mubnoos 2021.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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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 살아지는 삶 말고 충분히 나다운 삶

ㆍ2015년 8월에 귀촌했다. 이곳 생활은 대체로 평화롭고 행복하지만 가끔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게 피곤하고 때때로 외롭다. 재미있는 것, 좋은 것, 필요한 것은 여전히 도시에 훨씬 많다. 그렇다고 서울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내가 사는 곳은 여전히 아름답고 매일 감동을 준다. 

 

ㆍ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은 선택의 연속이고 아차 하는 순간에도 시간은 흐른다. 나는 늘 그 결과를 감당하면서 귀촌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실과 선택, 결과 사이에 존재하는 여리고 작은 마음들에 관해서다. 거기에 귀촌해서 살고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해야 하는 이야기를 더했다. 

 

ㆍ내가 원하는 건 뭐지? 그게 뭔지 정확히 알아차리고 나를 존중하면서 살고 싶다. 

 

ㆍ가기만 한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지는 것도 아닐뿐더러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생활이 진짜로 내가 원하는 것이었나 되묻게 되었다. 막연하게 귀촌 하면 떠오르는 텃밭 농사, 식량 자립, 마을 생활, 경제 안정, 삶의 여유, 자아실현은 거의 이루지 못했다. 사실을 직시해야 했다. 사는 지역을 바꾼다고 사람이 저절로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차갑지만 엄연한 진실.

 

ㆍ어떤 선택에 자동으로 따라오는 결과란 없다. 

 

ㆍ헷갈리는 마음도 진심이라는 걸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I 비청년 비혼 1인 가구도 귀촌할 수 있을까

 


1 면접 보러 온 김에 출근하며 귀촌해 보았습니다

ㆍ직장 생활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 시골에서 살아 보는 건 처음이니까, 뻔하고 재미없는 회사 생활이라도 사는 곳이 달라지는 거니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지원을 결심했다. 

 

ㆍ생계 노동을 위한 직장 생활에 어마어마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쓸데없는 기대도 실망도 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잘 지낼 수 있을 거 같다. 


2 아무나 들어가 살 수 있는 시골집, 정말 구할 수 있나요?

 


3 웬만하면 걸어서 출퇴근합니다

ㆍ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아침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전이라면 저녁에 했던 일들을 아침에 한다. 저녁 9시에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난다. 

 

ㆍ귀촌 후 6개월은 마냥 좋았다.

 

ㆍ시골의 밤은 지독히도 검고 무거워서 헤쳐 나가기가 어려웠다. 

 

ㆍ외로움의 종류도 다르다.


4 작은 텃밭도 가꾸며 사는 데 드는 어마어마한 품

ㆍ방치 하는 것도 나름의 계획과 작전이다. 추상화가 가장 쉬운 것 같지만 기본이 탄탄해야 그릴 수 있는 것처럼, 농부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날씨가 제 편이길 바랄 뿐이다. 더 정확하게는 날씨에 맞게 농부의 일을 해 나가야 한다. 


5 시골에서는 정말 돈 들지 않는 자급자족이 가능한가요?

ㆍ돈만 생각하며 힘든 시간을 버티고,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돈을 쓰고, 그 돈을 다시 벌기 위해 괴로워하느 생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돈을 많이 못벌더라도 돈의 주인이 나임을 확실히 하고 싶다. 

 

ㆍ아침에 한 시간씩 걸어 출근하면 별도로 시간을 내어 러닝머신 위를 달리며 운동하지 않아도 된다. 

 

 

 



II 귀촌, 새로운 지역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법

 


6 먼저 귀촌한 사람들의 이야기

ㆍ자기 자신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하고 무슨 일이든 자기 하기 나름이다. 


7 나한테 맞는 지역이 따로 있나요?

ㆍ남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해도 나를 이미 아는 사람들이 사는 곳, 현재의 나를 과거의 나로 기억하는 곳, 금방 나를 누구네 가족으로 인식할 곳으로는 가고 싶지 않았다. 


8 미리부터 텃세를 걱정하지 말 것

ㆍ관공서 및 유관 기관 교육 참고하기

ㆍ귀촌인 커뮤니티 모임 참석하기

ㆍ용기 내어 만남 청하기

ㆍ거점 공간 단골 되기


9 혼자 잘 지내는 삶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삶 사이에서

ㆍ내게 연락이 오는 일은 대부분 수락했다. 

 

ㆍ막막하고 외로울 때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만 해도 안도감이 든다. 

 

ㆍ좋아하는 사람들과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 어떻게 살아야 즐겁게, 나답게 나는 건지 고민이 끊이지 않는 것처럼 좋은 친구와 끈끈한 관계를 맺으면서 공감과 위로를 받고 싶다는 욕망은 어지간해서는 충족되지 않았다. 

 

ㆍ어떻게든 되겠지 내버려 두는 건 자유가 아니다. 갑갑할 정도로 촘촘할 필요는 없지만 관계는 단단하고 견고하게 조직되어 있어야 한다. 튼튼하게 얽혀 있기만 한다면 여백이 많아져도 무너지지 않을 테고 넉넉한 여유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 된다. 

 

ㆍ혼자서 시간을 잘 보낼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ㆍ혼자일 때의 외로움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혼자이고 싶다는 마음을 면밀히 살펴 진짜 혼자이고 싶은지, 혼자일 수밖에 없어서 혼자인 걸 좋아한다고 믿는지 구별하면 좋겠다. 외롭기 싫은 순간에도 혼자인 걸 좋아한다고 믿어 버리면 우울해지니까 그럴 땐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가야 한다. 

 

 

 



III 어디서든 혼자 살 수는 없다! 지역 커뮤니티에 적응하기

 


10 이 낯선 지역에서 여자 혼자?

ㆍ여자 혼자 귀촌해도 괜찮을까? 그런데 '귀촌' 대신에 어떤 말을 넣어도 비슷한 의심이 든다. 

 

ㆍ나는 기혼 행세를 하면서 위험을 줄이려고 했다. 


11 제 가계부를 공개합니다

ㆍ완주에서의 첫 급여는 세후 150만 원으로 예상보다 많았다. 월세 25만 원에 관리비, 난방비, 통신비 등 고정비용이 월 평균 50만 원, 식비와 생활비로 60만 원 정도를 썼다. 남은 40만 원은 저축하거나 예비비로 두었다가 여행이나 가구 구입처럼 특별한 지출에 썼다. 점심을 회사에서 제공해 주었고 걷거나 자전거를 탔으니 교통비도 들지 않았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것 외에는 다른 활동이 없으니 생활비가 적게 들었다. 

 

ㆍ시골에서 생활비가 적게 드는 이유는 물가가 싸거나 필요한 것들을 무상으로 얻을 수 있어가 아니라 소비 자체를 덜 하기 때문인 것 같다. 


12 시골 생활의 경제적 가능성

ㆍ직장을 다녀도, 다니지 않아도 문제다. 다른 말로 하면 다녀도 되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ㆍ어떻게든 살아진다. 


13 도시 밖에서 일자리 구하는 법

ㆍ자기 농사를 짓는 사람은 하나 같이 농사로 먹고 살기는 어렵다고 한다. 

 

ㆍ공간을 꾸릴 때 정부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ㆍ귀촌을 꿈꾸지만 이런저런 걱정들로 마음이 불안한 사람을 이해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불안을 안고 비틀거리며 살아가는 수밖에.


14 여전히 도시는 그립지만

ㆍ일만 하기에는 서울이 좋다. 


15 내가 선택한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삶 꾸리기

ㆍ귀촌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는 있지만 해결 방법이 귀촌밖에 없는 것은 아니다. 

 

ㆍ도시에 살면서도 인간적으로 자연스럽게 사는 사람들을 본다. 도시 밖에 살면서도 세상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성장하며 사는 사람들을 본다. 어디에서 사느냐만큼 어떻게 사느냐, 나는 어떤 사람이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겠지. 



나오는 말 - 도대체 귀촌이 뭐길래

ㆍ나는 자급을 지향하면서 최대한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ㆍ늘 그렇듯 도시가 그립고 현재가 불안하지만 나는 어디서도 삶을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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