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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회전 / 헨리 제임스

by mubnoos 2021.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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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 있는 심리 묘사, 일인칭 시점을 사용한 천재적인 서술 기법인간의 복합적 심리, 숨겨진 진실의 탐색



유명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동생이기도 한 헨리 제임스는 작품 속의 한 인물의 시점을 통해 다른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심리를 묘사함으로써 각 인물의 의식 심층을 깊숙이 파고든다. 이러한 작법은 사실적인 서술에다 성격 묘사에 중점을 두고 인간 행동의 내면에 있는 심리적 동기를 심리학적 혹은 병리학적으로 해부하여 분석해 나가는 심리주의 문학의 모태를 이루었고, ‘의식의 흐름’이라는 수법에서 선구적 역할을 했다.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조지프 콘래드, D. H. 로렌스 등의 영국 작가들과 이디스 워튼, 윌라 캐더 등의 미국 작가들이 제임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이 소설에서도 역시 이러한 서술 기법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작품이 최초의 심리 소설로 꼽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헨리 제임스가 이 작품에서 1인칭 화자로 설정한 인물은 바로 가정교사다. 가정교사의 시선으로 유령이 목격되고, 그녀의 관점으로 모든 것이 해석되며, 또한 유령이 아이들을 위협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독자는, 유령이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지 의심을 가질 틈도 없이 가정교사의 확신에 휩쓸리고 만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독자는 유령의 존재가 그녀의 점점 날카로워지는 심리가 낳은 부산물이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의심일 뿐, 무엇이 진실인지는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에도 밝혀지지 않은 채 남는다. 독자는 작가에 의해 내면을 지배당한다. 가정교사가 본 것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 유령이 있느냐 혹은 가정교사가 미쳤느냐 등등, 이 작품은 문학평론가뿐 아니라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도 그 실체에 대해 구구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가정교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헨리 제임스는 이 여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이는 가정교사의 실체를 분명히 밝히지 않음으로써 논란을 일으키기 위한 작가의 의도라고 한다. 따라서 이 소설은 유령 소설이라기보다는 심리 소설로 보는 견해가 더 우세하다. 만약 가정교사가 다른 고용인들이 보지 못하는 유령을 본 것이 사실이고 진심으로 아이들이 악의 수렁에 빠지지 못하게 하기 위해 희생했다면 이 작품은 확실히 유령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사실인지 밝혀지지 않은 이상 유령은 성적 억압을 받고 있던 여성의 히스테리컬한 환상에 다름 아닐 수 있다는 또 다른 해석 역시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설명이 될 것이고, 그런 면에서 심리 소설로서의 특징을 더욱 크게 가진다고 할 수 있다.

 

 

ㆍ정신분석학적 이론에 따른다면 이 소설은 그야말로 억압되고 좌절된 성적 욕구를 가진 어느 젊은 여인의 환상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로 간주된다. 

 

 

 

 

 

 


소설의 '나사'의 2번의 등장
1) 1장 “만약에 어린아이 한 명이 나사를 한 번 더 죄는 효과를 가져온다면, 어린 아이가 두 명일 때는 어떻게 되겠어요?”
2) 22장 “보통 사람들의 인간덕목의 나사를 한 번 더 죄는 것만이"

 

 

ㆍ그 이야기는 난롯가에 둘러앉은 우리들의 숨을 죽이기에 충분했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 고가에서 나누는 등골이 오싹할 만한 괴상한 이야기가 그렇듯 그런 이야기야말로 어린아이가 겪는 유일한 공포라고 누군가 얼핏 말할 때까지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그것은 이처럼 특별한 날, 우리가 모인 고가와 흡사한 곳에서 출현한 유령 이야기였다. 

 

ㆍ이야기 제목이 뭔데요? 제목 따위는 없어요. 

 

ㆍ기억하자면 시작 전체가 잇따른 흥분과 낙담으로 가슴이 마구 두근거리는 작은 시소게임이었다. 

 

ㆍ그곳은 반쯤 교체되고 반쯤 활용되는, 훨씬 더 오래된 건물의 특징을 구체화하는 크고 추하고 낡긴 했지만 편리한 집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우리가 커다란 표류선에 갇힌 몇몇 승객들이라는 상상을 했다. 그렇다면 이상스럽게도 나는 그 배에서 총지휘를 맡은 키잡이가 된 셈이 아닌가!

 

ㆍ사색이란 감미롭지 않은가. 아! 내 상상력과 섬세함과 약간의 허영심, 다시 말해 나의 내부에 깃든 가장 예민한 기질이 결국 모든 것에 대한 함정 -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깊은 - 이 되고 말았다. 

 

ㆍ나중에야 깨달았지만 어떤 사태와 관련하여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ㆍ"그 남자가 탑 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거기 서서 나를 내려다 보았을 뿐이에요."

 

ㆍ"그 사람이 누군데요? 소름 끼치는 인물이었어요."

 

ㆍ"퀸트 씨는 죽었다니까요."

 

ㆍ이제는 어쩔 수 없이 함께 지내야 할 유령의 존재로 말미암아 우리를 결속시킨 건 물론 이 같은 특별한 말이 아니었다. 그건 그토록 선명하게 확인된 세계의 환상에 사로잡힌 나의 끔찍한 습성을 내 동료가 놀라움과 동정심이 반쯤 섞인 채 알고 있음을 말한다. 

 

ㆍ어떻게 이야기해야 내 정신 상태를 신뢰할 만하게 그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ㆍ우리는 실로 세상과 단절되어 함께 위험 속에 뭉치게 되었던 것이다. 

 

ㆍ혐오가 담긴 그런 눈빛이었어요? 아니, 정말이지, 뭔가 더욱 불길했어요. 확고한 태도를 가졌어요. 표현할 순 없지만 의도가 담긴 분노라고 할까요. 

 

ㆍ나는 그로스 부인에게 아이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감돌고, 그들의 존재를 가슴에 느껴 향기로운 얼굴이 빰에 부딪치게 되면, 모든 일이 정화되어 단지 가련한 아름다움만 남게 된다고 반복하여 말할 수 있었다. 

 

ㆍ분명히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더욱 기묘한 건, 내가 알게 된 새로운 사실들을 억누르려는 노력이었다. 

 

ㆍ나는 실제로 머뭇거리고 있었지만 모험을 피할 순 없었다. 

 

ㆍ나는 유령이 돌아서는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 그리고 더 이상 흉측할 수 없을 만큼 웅크린 추악한 등을 내가 주시하는 가운데, 유령은 똑바로 계단 아래로 내려가 다음 모퉁이가 보이지도 않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ㆍ적어도 우린 함께 부딪쳐갈 수 있어. 우리가 가진 괴상한 숙명에서, 우리의 위치와 함께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될지도 모르잖아? 

 

ㆍ모든 건 대여섯 마디 말에 달렸어요.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걸 말해요. 

 

ㆍ나는 유령이 나타날 징후와 예감은 물론, 그 순간과 장소까지 식별했다. 하지만 그런 징후들은 다른 것을 수반하지 않은 공허였고, 나는 마음의 평온을 유지했다. 

 

ㆍ남자가 여자에게 최상의 경의를 표하는 방법이란 단지 자신의 편리를 위한 신성한 법칙을 마음껏 과시하는 데서 가능하다. 

 

 

 

 

 

 

 

 


 

 

mubnoos

책을 대여한 이유는 책의 제목이 제조업과 혹시 연관성이 있을까라는 허황된 연결이었다. 책의 내용은 황당하게 유령이야기이다. 

 

 

 

https://blog.naver.com/freejiva/222194775658

 

나사의 회전(The turn of the screw)-헨리 제임스(Henry James)

헨리 제임스(Henry James), 최경도 옮김. 민음사. 2005. 209쪽. <헨리 제임스의 연보> 1843년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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