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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제국의 몰락 / 롭던

by mubnoos 202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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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그릇마다 담긴 바나나 

  • 털애벌레의 허기가 잎의 모양을 바꾸듯 우리의 허기는 지구의 모양을 바꿨다. 
  • 과학자들은 30만 종 이상의 현생 식물을 명명하고 연구했지만, 사람들이 섭취하는 열량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작물은 열두 종에 불과하며 90퍼센트를 차지하는 작물도 열다섯 종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단순한 식단에 의존하면서 지구의 형태도 단순해졌다.
  • 작물에 닥친 위험은 우리가 농업을 단순화한 정도에 정비례한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작물은 한 지역에서 재배되다가 병충해를 피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는 경로를 걸었다. 하지만 전 세계가 비행기와 배로 연결된 지금은 병충해가 작물의 이동 속도를 따라잡고 있다. 일단 병충해에 따라잡히면 작물을 구할 방법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전부 다 야생종이나 토종의 생물다양성에 의존한다. 바나나도 마찬가지였다.


2장 어떤 섬 

  • 아일랜드 감자 기근이 자아낸 공포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아이가 먼저 죽었고, 다음에는 노인이, 그다음에는 나머지 모두가 죽었다. 사정이 나은 장소를 찾아 길을 떠난 사람들은 밤에 도랑에서 자다가 죽었다. 어떤 사람들은 들판에서 죽었다. 마을 전체가 사라졌다. 이 비극은 아일랜드에서만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서야 끝날 터였다. 어떤 사람들은 배를 타고 아일랜드를 떠났으나 그들 대다수를 기다리는 것은 죽음이었다. 기근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아일랜드 감자밭을 쑥대밭으로 만든 악마가 오늘날 우리를 덮칠 수도 있다는 상상일 것이다. 19세기 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식단은 점점 단순해졌으며 소수의 종에 더더욱 의존하게 되었다. 1800년대 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의존은 한편으로는 우리의 필요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선택에서 비롯했다. 


3장 병리학적 퍼펙트 스톰

  • 1840년대 이전에도 기근이 많이 일어났지만, 감자 기근과 같은 것은 한 번도 없었다. 이토록 엄청난 결과가 단일 병원체와 단일 작물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인명 피해가 그토록 컸던 한 가지 이유는 아일랜드인들이 감자에 극단적으로 의존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아일랜드인들과 같은 위험에 처해 있다. 하지만 병원체가 그렇게 많은 감자를 죽인 이유는 무엇일까? 살아남은 감자는 왜 하나도 없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중요한 이유는 현대 농업과 깊은 관계가 있는데, 현대의 감자를 비롯한 우리의 작물들이 오늘날 얼마나 큰 위험을 맞닥뜨리고 있는지 심지어 감자역병이 다시 창궐할 수도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유럽에 가져간 품종의 종류가 그토록 적었던 이유는 정복자들 자신에게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농부가 아니었다. 그러니 현지인들에게 배울 능력도 없었다. 그들은 식량과 식량 아닌 것을 잘 구별하지도 못했다. 식량끼리의 미묘한 차이를 구별하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 유럽에 온 감자는 ‘벌거벗은’ 채였다. 안데스산맥의 농부들이 몇 세기 동안 습득한 파종법, 재배법, 보관법, 준비법 같은 전통적 지식은 하나도 전수되지 않았다.


4장 탈출은 잠시뿐

  • 작물이 비교적으로 순진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리는 작물을 육종할 때 먹는 부분이 최대한 많도록 오로지 태양을 향해 최대한 가까이, 최대한 빨리 자라도록 한다. 빠른 성장의 대가는 방어 능력의 감소다. 농업이 산업화 될 수록 이런 경향이 커진다. 게다가 식물의 생산성을 높이고 방어력을 낮추면 맛도 좋아진다. - 우리는 작물을 가장 안전한 곳으로 옮긴다. 그러면 작물은 천적의 위협으로부터 쉽게 벗어나 모든 에너지를 성장하는데에 쓸 수 있다. 천적 회피를 달성한 식물은 방어보다 생장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자한다.
  • 작물을 일정한 지역에서 오래 재배될수록 해충이 들어올 가능성이 커진다. 어떤 작물에 대하나 의존도가 커질수록 그 작물이 절멸할 가능성이 커진다.


5장 적의 적은 친구

  • 인류가 만든 최초의 연장은 우리가 싫어하는 종을 없애기 위한 용도였다. 우리가 좋아하는 종을 먹기 위한 용도이기도 하다. 인류 역사는 우리가 무엇을 죽였느냐에 따라 서술할 수 있다.


6장 초콜릿 테러 

  • 커피와 카카오는 둘 다 숲밑나무다. 원산지의 천연림에서는 가지와 잎을 결코 다른 나무 위로 뻗지 않는다. 두 나무는 그늘에 드문드문 생기는 양달을 이용하도록 진화했다. 숲밑의 삶은 고단하기에, 숲밑나무는 다른 종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숲밑나무들이 맺은 상호작용의 그물은 쉽게 찢어지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카카오 나무의 뿌리는 여느 열대 나무으이 뿌리와 마찬가지로 균류와 공생관계를 맺어 흙 속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그 덕에 멀리 떨어져 있거나 좁은 틈새에 있는 영양분까지 모조리 차지할 수 있다.
  • 전 세계의 카카오를 절멸시키는 것은 얼마나 힘들까? 치모테우의 이야기에서 이 물음에 대한 분명한 답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힘들지 않다. 감염된 가지를 가득 채운 자루만 있으면 된다. 이 사실은 카카오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농산물 테러가 일어나든, 훨씬 흔한 병원체가 우연히 전파되든 마찬가지다. 


7장 초콜릿 생태계의 붕괴


8장 씨앗을 찾아서 

  • 우리가 먹는 모든 작물종과 품종에는 마을, 사람, 장소의 역사가 담겨있다. 세상이 연결되고 산업화될수록, 또한 현지의 지식과 농사법이 획일적 접근법으로 대체될수록, 이 품종들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9장 포위


10장 녹색혁명

  • 대규모 경작을 감당하려면 트랙터가 있어야 하며 트랙터를 끌려면 휘발유가 필요하다. 살충제, 비료, 제초제를 비롯한 화학물질도 필요했다. 도로와 철도도 깔아야 했다. 이와 더불어 땅값이 비싸지고 많은 경우에 농업이 소수의 손에 집중되었다.
  • '녹색혁명'의 '녹색'은 수확량의 증가를 가리킬 뿐 이 농법의 지속가능성과는 무관했다.
  • 농장에서 녹색 혁명 작물을 쓰기 시작하면 비료를 쓸 수밖에 없었으며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관개, 살충제, 제초제도 동원해야 했다. 한번 쓰기 시작하면 영영 그 방식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사실상 새로운 생물군계였다. 기후, 계절, 토양 등 바깥세상이 농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극단적인 경우에 국한되었다.
  • 새로운 작물은 미국식 농업자본주의에 물든 새로운 생태적.경제적 영역을 만들어냈다. 새 농법과 연관된 경제 체제에서는 이미 부유한 경제 주체가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었지만, 이와 동시에 농부들은 상업적 종자, 상업적 설비, 상업적 비료와 살충제에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체제에 종속되었다.
  • 신기술을 구입하여 이용할 수 있는 농부는 그렇지 못한 농부들을 밟고 올라섰다(도태된 농부들은 어쩔 수 없이 농사에서 손을 떼야 했다).
  • 농부의 수가 줄면서 전통적 품종의 종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 농장의 핵심 요소를 좌지우지하는 기업들이 농부들에게서 막대한 돈을 벌어 들였다.


11장 헨리 포드의 밀림

  • 헨리 포드는 자동차 생산을 열대 아시아에 의존하고 싶지 않았다. 생산 공급망을 장악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고무를 직접 재배해야 했다. 포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거대 농장을 짓기로 마음먹었다. 그곳은 인부들이 조화롭게 살고 좋은 음식을 먹고 죄를 저지르지 않고 건강하고 밀림의 기생충과 병원체에 시달리지 않는 유토피아가 될 터였다.
  • 포드는 두 손을 들었다. 수백만 달러가 헛되이 사라졌다. 그는 유토피아도, 농장도 건설하지 못했다. 자연이 승리했다. 밀림은 한갓 조립 라인이 아니라 우리가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현실이었다. 포드와 자동차 산업은 그가 처음 나무를 베기 시작했을 때처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아시아의 고무에 다시 의존하게 되었다.


12장 야생의 자연이 필요한 이유

  • 가장 중요한 답은 간단하다. 자연은 균형을 유지하지도, 은혜를 베풀지도 않는다. 자연은 우리를 위협하는 동시에, 우리를 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해충과 병원체 같은 자연의 위험은 우리가 야생의 땅을 아무리 많이 파괴해도 여전히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반면에 야생의 자연이 주는 혜택은 야생의 땅을 보전할 때에만 누릴 수 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든, 고무나무의 구체적 사례에서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종이 어느 야생의 땅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이유는 연구하지 않았고 야생의 생명을 이해하려고 지표면을 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작물의 야생종 친척을 보전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은 농업의 오랜 역사 동안 가장 유용한 작물이 이미 발견되었고, 우리의 임무는 이 작물을 유지하는 것뿐임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우리는 가장 유용한 작물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작물의 관점에서도 가장 유용한 종이 아직 재배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작물의 야생종 친척뿐 아니라 미래에 작물이 될지도 모르는 식물 종까지 보전해야 한다.
  •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채집된 종은 더는 진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새로운 해충에 맞설 능력을 진화시키지 못한다. 수확시점의 상태에 고정되어버리는 것이다. 유용성이 큰 야생종은 종자로 보관하는 것과 더불어 야생 상태로도 보전해야 한다. 이 야생종 친척들이 야생에서 자라지 않으면 자연의 난관을 맞닥뜨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 작물의 야생종 친척들과 이들이 의존하는 종 뿐 아니라 이들을 공격하는 해충, 병원체, 기생충도 보전해야 한다. 이것들이야말로 진화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는 야생의 자연을 보전해야 한다. 에드워드 윌슨은 우리가 땅의 절반을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3장 붉은 왕비와 긴 놀이

  •  몬산토는 전통적 농부들이 작물화한 종자를 가져다 현대 유전학의 힘으로 개조했다. 이 종자는 대부분 원래 종자와 같았지만 몇가지 편집만으로 경작에 필요한 초능력을 얻었다. 바이엘, 신젠타, 다우를 비롯한 그 밖의 회사들도 거의 전부 화학회사나 제약 회사에서 출발했다. 몬산토의 뒤를 따랐다. 이 회사들은 전 세계의 종자 공급 회사들을 사들였다. 종자를 파는 것과 농업용 화학물질을 파는 것은 이제 별개의 사업이 아니었다.


14장 파울러의 방주

  • 대재앙 이후에도 살아남을 종자은행은 스발바르 군도 스피츠베르겐 섬에 있는 노르웨이의 종자은행일 것이다. 노를 저어 스피츠베르겐 섬의 해안에 다다른 뒤에 산을 올라가 폐광을 지나면 스발바르국제종자저장고Svalbard Global Seed Vault가 나온다. 회색의 직사각형 입구가 비탈 밖으로 삐죽 나와 있다. 이런 디자인은 미래 인류에게 이곳이 중요한 장소임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땅속으로 기다란 터널이 이어져 있는데, 전기가 없어도 툰트라 영구 동토대가 냉장고 역할을 한다. 대재앙이 일어나더라도 늙은 식물학자 몇 명과 생존자들이 씨앗을 심어 농사와 문명을 다시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 몬산토는 해충을 죽이기 위해 비티 유전자가 삽입된 작물을 생산했다.
  • 종자를 살 여력이 있는 대규모 농장에서는 이를 반겼다. 다음에는 제초제에 저항력이 있는 종자가 생산되었다. 이 종자는 글리포사이트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았다. 그래도 작물 재배 비용이나 제초제 이용량은 줄지 않았다. 경작지에서 잡초를 없애는데 드는 수고만 줄었을 뿐이다.
  • 산업적으로 생산되는 유전자 변형 작물(GMO)의 가장 큰 위험은 .. 해충과 병원체, 기후변화로부터 벗어나는 능력에 대한 것이다. 유전자 변형 작물은 농업의 단순화를 앞당겼으며, 새로운 해충과 병원체가 우리의 단순화된 작물을 먹는 능력을 진화시키는 속도도 앞당겼다. 유전자 변형 작물이 등장한 뒤로 우리는 몇 안되는 작물에 주식을 의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작물들 또한 똑같은 유전자를 방어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늘고 있다.
  • 우려스러운 것은 다양성이 앞으로도 점점 적어지리라는 것이다. 미래에 농업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의 대처 능력이 농산업 회사들의 대처 능력에 훨씬 더 좌우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위험성이 있다.
  • 소수의 거대 농산업 회사들이 생산하는 종자가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새로운 해충.병원체의 이동 및 진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에서 이 회사들의 역할이 커진다. 농산업 회사는 작물의 다양성을 늘릴 유인을 거의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순수한 경제적 유인을 최 우선으로 고려하기에 가장 많이 팔리는 소수의 작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15장 곡물, 총기, 사막화


16장 홍수를 대비하라

  • 수십년에 걸쳐 학자들은 학문적 성과를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분투했다. .. 학술지들이 독자에게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유료로 구독하는 도서관과 (비중은 작지만) 개인에게서 얻는 수입을 사업 기반으로 삼기때문이다. 하지만 학술지에 실린 논문의 상당수는 세금으로 수행된 연구의 결과다. 공공 자금이 들어간 것은 공익을 위해서다.
  • 자연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자연은 사납고 우악스럽고 무자비하다. 강물이 그린빌을 집어삼켰듯 자연은 우리의 식량을 집어삼킨다. 이런 식탐은 자연적 성향이다. 결과를 바꾸려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대규모의 표본, 뛰어난 식물병리학자, (만일 휴스와 살라테의 방식이 옳다면)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농부들에게 전달하는 훌륭한 알고리즘이 있어야 한다. 필요한 것은 또 있다. 올바른 종자, 즉 해충과 병원체에 저항력이 있는 식물의 종자, 위협을 이겨낼 능력이 가장 뛰어난 식물의 종자를 이용하여 작물을 재배해야 한다. 다양성이 큰 종자, 누군가 어떻게든 채집하고 정리하고 보전하여 우리 지구에 우리 모두를 위해 재배해야 하는 종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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