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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앞의 생 / 에밀 아자르 (로맹 가리)

by mubnoos 2021.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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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아자르 (1914~1980)

  • 에밀 아자르는 정신병자라는 낙인이 찍혀 정신병원을 드나들며 1980년 의문의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자살 후, 그가 남긴 유서를 통해 에밀 아자르는 로맹 가리의 필명이었음이 밝혀졌다.
  • 1965년 <하늘의 뿌리>로 프랑스 최고 권위있는 문학상이며 한사람이 한번만 수상할 수 있다는 콩쿠르상을 수상했다. <자기앞의 생>은 로맹 가리가 1975년 에밀 아자르의 이름으로 출간한 두 번째 소설로 또다시 콩쿠르 상을 받은 화제작이다. 

 

 

1

  • 내가 여러분에게 맨 처음 해야 할 말은 우리가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의 7층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 내 이름은 모하메드인데도 사람들은 모두 나를 모모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이 없이도 살 수가 있나요?" 할아버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물론 살 수는 있지."
  • 로자 부인은 유태인으로 폴란드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부인은 여러 해 동안 모로코와 알제리에서 창녀로 살아왔기 때문에 아랍말을 누구 못지 않게 잘했다.
  • 나는 내게 엄마가 없다는 것도 몰랐으며 그리고 또 꼭 엄마라는 것이 있어야 된다는 사실도 몰랐다. 로자 부인은 그런 말을 나에게 해 주지도 않았다. 내가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내가 어떻게 해서 태어났는지, 정확히 어떤 일로 해서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 나는 엄마가 보고싶어서 아무 데나 똥을 싸대기 시작했다.
  • 내가 엄마에 대해서 알고 있는 유일한 사실은 오로지 '어머니는 여자이다'라는 것이다.
  • 롤라 부인은 우리 아파트 5층에 살고 있는 여자로 성전환을 하기 전에는 세네갈에서 권투 챔피온이었다. 그런데 볼로뉴 숲에서 그만 변태성욕자인 손님의 목을 졸라 죽이고 말았던 것이다. 아마도 손님은 그녀가 그런 여자인 줄을 몰랐을 것이다.

 

2

  • 어린애들은 모두가 전염되기 쉬운 기질을 가지고 있다. 
  • 아마도 내 생각에는 자기에게 딱 들어맞는 공간에 있게 되면 그 여자는 더욱 더 외로움을 느낄 것 같았다.
  • 나는 개를 안고 쓰다듬는 척 하다가 번개같이 그 곳을 도망쳐 나온 것이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일은 바로 달리는 일이다. 내가 그것마저 못하면 살아가는 데 지장이 있으니까 말이다.

 

3

  • 그 개는 나에게 어느 날 불행을 가져다 주었다. 나는 그 개를 지독하게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개의 이름으로 '쉬뻬르'라는 이름을 택했다
  • 여러분에게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 개가 푸들이었다는 점이다.
  • 그 곳에는 행복도 없었고, 돈도 없었다.
  • 나는 정식으로 등록된 창녀들조차 왜 아이들을 기르는 것이 금지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로자 부인은 그 까닭이 다른 곳에는 결코 없는 프랑스 특유의 섹스의 중요성 때문이며, 그것은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으리만큼 섹스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 나는 사람들에게 결코 괴로움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철학자인 것이다.
  • 항상 별다른 일 없이 내 자신 그대로인 척했다.

 

4

  •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마도 그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을 하자면 아직도 힘이 충분치 않다고 느꼈던 것 같았다. 나 역시도 강해지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
  • 우리의 공통점은 바로 우리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또 그 누구도 없다는 점이었다.
  • 잠을 잘 자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일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정의로운 사람들은 모든 일을 걱정하기 때문에 편히 잠을 잘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지가 않다면 그들은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가 없을 것이다.
  • 물고기들이 공중에서 양탄자를 짠다는 일은 믿을 수 없는 것같이 보이지만 종교에서는 그럴수도 있는 것이다.
  • 사람의 슬픔은 언제나 눈을 보면 나타난다.

 

5

  • 검둥이들이 검다는 그 한가지 이유말고도 차별을 받게 되는 또 다른 결점이 있는 것처럼 우리 역시 결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 사람들이란 가진 것이 없을수록 더욱더 많이 믿고 싶어한다.
  • 흑인들이 그들의 빵에 어린애를 넣어 먹는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 나는 여러분에게 장담을 할 수가 있는데 창녀로 사는 여자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사람들이란 자기가 한 말을 실제로 믿게 된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것이 필요한 요소인지도 모른다.
  • 사람들은 흔히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목숨에 집착하고 있다. 그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 볼 때면 우스운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6

  • 유태인들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결코 그들을 핍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무서운 데에는 꼭 이유가 있는 게 아니란다." - 그 말을 나는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그 말이야말로 그 때까지 내가 들은 말 중에서 가장 진실한 말이었던 것이다.

 

7

  • 이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항상 좋은 일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그 때를 잘 만나야만 하는 것이다. 기적은 없는 것이다. 

 

8

  • 도덕적인 이유로 법이 창녀가 아이를 키우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다.
  • 그 애들과 서로 고추를 비교해 보면서 노는 일에는 같이 어울렸다. 로자 부인은 그것을 보면 굉장히 화를 냈는데 그것은 그녀가 살아오는 동안 너무나 많은 고추를 봐서 지긋지긋하기 때문이었다.

 

9

  • 아프리카의 사람들이 모두 다 그 사람 같은지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만일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부족한 게 하나도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 누구나 자기만이 자기는 특별한 것은 별것이 아니라 해도 그것이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품에 지니고 싶은 것이다.
  • 내가 언제나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눈물이 프로그램에 미리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울기 위해 항상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아야겠다.
  • '아무것도 흑백이 분명한 것은 없는 법' 즉 희다고 하는 것은 검은색이 숨겨진 것을 의미하고, 또한 검다고 하는 것도 때로는 흰 것이 숨은 것임을 의미할 수 있다. "오랜 겸험에서 나온 말이니 믿어도 좋아." 하밀 할아버지는 위대한 분이었다. 하지만 주위 환경이 그가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10

  • 이 세상에서 주위에 사랑할 사람이 없는 사람은 살이 찌게 되는 법이다.
  •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심장과 머리로, 그것들은 가장 소중히 다루어야 할 것들이다. 만약 심장이 멈춘다면 사람은 더 이상 전처럼 삶을 계속할 수 없고, 또한 두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그 사람은 자기의 권한을 잃고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진정한 삶을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삶에 열중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햐면 늙으면 사람은 그 가치를 잃고 선물을 주는 사람도 없게 되니까.
  • 행복이란 것을 추구한답시고 더러운 짓을 하는 미친놈들을 막아낼 법률은 있어야 할 것 같다.
  • 하밀 할아버지는 늘 우리로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언가에 대해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11

  • 구경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괴로움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또 그들이 늙지도 않을 것을 알고 있으며 불행에 빠지는 일도 없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은 인간 세상의 모든 것과 다른 것이었다. ... 모두가 가짜인 이 서커스에 나오는 사람들은 전부 행복한 모습이었다. ... 그곳은 정말 딴 세계라고 할 수 있었다.
  • 나는 어찌나 행복한지 죽고 싶을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행복이란 바로 그 순간에 잡아야만 하니까 말이다.
  • 두려움이란 것은 우리의 가장 확실한 동료이며 만일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 희망이란 언제나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 산다는 것은 자동적인 것이다.

12

  • 법이란 것은 보호받을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을 위해서 존재할 뿐
  • 삶이란 ... 결코 점이 아니라 삶이라는 큰 책 그 전체였던 것이다.
  • 행복이라는 것을 위해서 삶의 엉덩이를 핥아 대는 짓은 하고 싶지가 않다. 
  • 노인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칠지 잘 알고 있는 것이어서 과거 속에 몸을 감추고는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다.
  •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그들을 내곁으로 불러 올 수가 있다. 킹콩이든, 프랑켄슈타인이든, 상처 입은 분홍색 새들도 오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엄마만은 불러올 수가 없었다. 그것은 내 상상력으로는 안 되었기 때문이다.
  • 경찰은 이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세다.

 

13

  • 로자 부인이 만일 암캐였다면 벌써 그녀를 안락사시켰을 것이다

 

14

  • 제기랄, 그 곳에서는 일종의 영화 같은 것이 상영중이었다.

15

  • 나는 아랍인이에요. 회교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만드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요. - 그건 신을 모독하는 것이니까요.
  • 사람들이 쓸데없는 감상에 젖어서 울게 하는 일은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니까.
  •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먹어대는 것이 제일이다. 
  • 기적이란 것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나는 내가 나중에 경찰이 될 것인지, 아니면 테러리스트가 될 것인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커 보아야 알 것이다. 어쨌든 조직된 그룹이 필요하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내가 너무나 작으니까 말이다. 
  • 로자 부인은 인류의 적은 남자의 생식기라고 했다. 그리고 인간 중에서 유일하게 좋은 사람은 예수님인데, 그것은 예수님이 남자의 생식기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 인생이란 아주 아름다운 것일 수도 있지만 실은 그렇지 못해서 그렇게 되기까지 기다리며 살아야 한다.

 

16

  • 노쇠한 거지. 다른 말로 하자면 지칠대로 지쳐 있다고나 할까.
  • 건강에 좋은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고 그랬어요.

 

17

  • 가장 끔찍한 일은 로자 부인이 점점 더 화장을 붉게 하는 것이었다. 

18

  • 불알 말이다. 그건 조물주의 사고로 만들어진 거란다.
  • 살아야겠다는 생의 애착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또 죽고 싶어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그저 습관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 자연의 조물주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잘 만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 조물주는 누구에게든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는지라, 때로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기도 한다.

 

19

  • 늙은 사람들은 자연 법칙의 공격을 받는다. 그 법칙은 아주 교묘한 악당으로 노인들을 조금씩 야금야금 파먹어 들어간다. 그리고 그 자연의 법칙이 늙은이의 목을 천천히 조를 때도 우리는 그들을 안락사시키지 못하게 되어 있으니까. 

20

  • 내게 있어서 가장 좋은 것은 실제가 아닌 상상의 세계에서 사는 것임을 깨달았다.
  • 유태인들은 자기네들끼리 괜히 잘 울잖아요. 그래서 통곡의 벽인가 뭔가 하는 것도 만들었잖아요.

 

21

  • 늙은 사람들을 죽을 때까지 병원에 있으라고 입원시켜 놓으면 더욱더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 어떤 시기에 이르면 유태인도 더 이상 유태인 같지 않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지금 내가 잘 이해하고 있는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잘 이해한다고 해도 그것은 분명 구역질나는 일일 테니까.

 

22

  • 살아오면서 내가 삼은 좌우명은 위험한 곳에 절대로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 코란 살아갈수록 길어지는 것이다.
  • 나에게도 누군가가 있었는데 지금 그것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쁨조차 느꼈다.

23

  • 사람이 사람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상황은 괴로운 일이다. 나도 역시 미소를 짓고 있었으나 속으로는 죽고만 싶었다. 때때로 내 자신은 인생이란 이런게 아닌데, 이런게 절대로 아닌데, 내 오랜 경험을 믿어라 등등의 생각을 했다

 

24

  • 내 아버지가 정신병자였기 때문에 나의 어머니를 죽였다.
  •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해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것을 말할 때는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테니까요.
  • 언제나 가장 좋은 것과 제일 비싸게 치는 것을 선택하는 것처럼, 마치 몇 백만 명이나 희생시킨 나치라든가 베트남 전쟁 같은 것처럼 말이다.
  • 돈일 적게 들수록 그만큼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 정치란 어린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나는 잘 알 수가 없었다.

 

25

  • 미성년자 불가라는 것에 나는 화가 나서 바지 지퍼를 열고 그 여자에게 고추를 보여주고는 그 곳을 떠났다.
  • 섹스숍들은 혼자서 일을 하지 못하는 늙은이들 때문에 있는 곳이다.
  • 인생이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것은 아니다. 

 

26

  • 그들의 하나님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것이다.
  •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는 엄마의 엉덩이는 지금 하느님이 차지하고 있어요.

 

27

  • 좀더 낫게 보이려고 하는 것은 여성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 아름답다는 것은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28

  • 세상을 원망할 수는 없는 것이다.

 

29

 

30

  • 로자 부인은 언제나 자기 침대 및에다가 히틀러의 사진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무슨 일이 잘못되어 가면 그 사진을 꺼내서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러면 기분이 조금 나아지곤 했다.
  • 왜 안락사라는 것이 뱃속의 어린애들에게는 가능한데 늙은 사람에게는 금지되어 있는지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 나는 17년간이나 식물인간으로 세계 기록을 세운 그 미국 사람은 먼지 속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있었던 예수 그리스도보다도 더 비참하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살아갈 능력도 없고 희망도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그 목구멍에다 생명을 넣어 주는 것보다 더 구역질다는 것은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31

  •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할 사람이 없이도 살 수 있나요?
  • 나는 숨을 쉬지 않는 그녀도 사랑했다.
  • 자연의 법칙 같은 건 구역질나는 것이니까 
  •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법이다. 사랑해야 한다.

 

 

 

 

 

 

mubnoos

콩쿠르 상을 두 번 받을 만한 작가이다.

'자기 앞의 생' 여운이 깊다.


(이 책의 오타는 굉장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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