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이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저 집에 머무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온 세상을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 전체를 바깥에서 보려는 상상의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결국에는 그것이 안에서 전통적으로 이야기하던 것과 완전히 같아 보인다.
1부 인간이라 불리는 피조물에 대하여
• 종교는 매우 느린 진화의 방식으로 성장했다. 하나의 원인으로부터가 아니라 우연이라 할 결합물로부터 성장했다. 일반적으로 말해 이 결합물에는 세 가지 주된 요소가 있는데, 1) 족장에 대한 두려움, 2) 꿈이라는 환상, 3) 자라나는 곡식으로 상징되는 수확과 부활에 관한 제의적 연상들이다.
• 일류의 일부에게 노동을 강제함으로써 전인류를 위한 식량을 확보하는 것은 결국 매우 인간적인 방편이었다. 어쩌면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노예제가 다시 시도될지도 모른다.
• 신화라고 하는 것은 시적인 사람들에게 속한다. 이상하게도 요즘은 신화란 상상의 산물이며, 따라서 예술 작품이라는 사실이 잊힌 듯하다. 신화를 만드는 데는 시인이 필요하다. 신화를 비판하는 데도 시인이 필요하다.
• 아름다움의 한 갈래는 추하다.
• 정치와 윤리가 모두 경제의 표현이라고 하는 유물론적 역사 이론은 아주 단순한 오류에 불과하다. 그런 이론은 삶의 필수 조건들과 삶의 정상적인 집착들을 혼동한 데서 비롯하는데, 사실 그 둘은 매우 다르다.
2부 그리스도라 불리는 사람에 대하여
• 열쇠
1) 열쇠는 무엇보다도 고유한 형태를 지닌 물건이다. 열쇠의 존재 가치는 전적으로 그 형태를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 2) 열쇠의 형태는 그 자체로 다소 환상적이다. 열쇠가 무엇인지 모르는 미개인이라면 열쇠를 보고서 그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터이다. 또한 열쇠의 형태가 환상적인 까닭은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자의적이기 때문이다. 열쇠는 추상 작용의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