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이를 가장 절실하게 의식하는 시기가 언제일까? 아마 쉰 살 무렵이 아닌가 싶다. 서른 즈음만 해도 왕성한 혈기에 취해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늘 현재와 같은 젊음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이고 '늙음'이란 말은 자기와는 상관없는 단어로 생각된다. 마흔이 되어도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벌써 내가?'하고 가끔씩 놀랄 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흘러가는 세월이 절박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쉰이 되면 다르다. 노쇠현상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흰머리가 늘고 피부가 탄력을 잃는다. 체력이 저하되고 피로가 빨리온다. 아! 마침내 나에게도 올 것이 왔구나!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더니, 나 역시 어쩔 수 없구나! 마음은 아직도 새파랗건만 벌써 황혼이란 말인가! 속절없이 나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못내 서글프기만 하다.
- 문학이란 본디 체험의 산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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