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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 김정운

by mubnoos 2025. 5. 9.

 

 

 

 

 

 

프롤로그 | 편집된 세상을 에디톨로지로 읽는다

 

• 창조는 편집이다.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은 디자인이나 비전이 아닌, 기존의 제품을 개량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편집 능력에 있다. 

 



PART 01.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

 

• 동물과 달리 인간은 매일매일이 발정기다. 존재 자체가 성욕 덩어리다. 밤낮으로 섹스만 생각한다. 프로이트의 주장이다. 

 

인간은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본다. 

 

에디톨로지는 편집학이다. 세상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된다. 이 모든 과정을 한마다로 '편집'이라고 정의한다. -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건과 의미를 각자의 방식으로 편집한다. 이 같은 편집의 방법론을 통틀어 나는 에디톨로지라고 명명한다. 

 

재미와 창조는 심리학적으로 동의어다. 모든 창조적 행위는 유희이자 놀이다. 이같이 즐거운 창조의 구체적 방법론이 바로 에디톨로지다. 세상의 모든 창조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 다른 편집이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하나도 없다. 창조는 편집이다. 

 

의문은 의미를 부여하려는 행위다. 의문을 가져야 지식 구성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질문 없는 삶이 가장 한심한 거다. 도무지 알고 싶은 게 없으니 그 어떤 의미 부여도 안 되는 까닭이다. 

 

지식-정보-자극, 에디톨로지는 이 세 가지 개념에 대한 새로운 정의에서 출발한다. 

지식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다. 구성된 지식은 또 다른 지식과 연결되어 메타지식을 구성한다. 

정보는 의미가 부여된 자극이다. 

해석은 곧 의미 부여의 행위다. 해석을 통해 의미가 부여된 자극을 정보라고 부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보는 혼자서 해석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반드시 다른 정보와 관련되어 설명한다. 

 

정보 부족의 시대가 아니다. 다양한 방식의 편집이 가능한 지식 편집의 시대다. 지식 편집의 수단을 쥐고 있는 자에게 권력이 쏠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정보가 부족한 세상이 아니다. 정보는 넘쳐난다. 정보와 정보를 엮어 어떠한 지식을 편집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 세상이다. 오늘날의 지식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어내는 사람이다. 천재는 정보와 정보의 관게를 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는 사람이다. 

 

이제 전혀 다른 방식의 새로운 지식 구성 원리가 지배하고 있다. 에디톨로지에 기초한 하이퍼텍스트 시대, 즉 탈텍스트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천재와 또라이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천재는 날아다니는 생각을 잡아 처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또라이는 그렇지 못하다. 생각이 그냥 계속 날아간다. 자신의 생각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마구 날아간다. 

 

마우스는 날아다니는 생각을 잡는 도구다. 덕분에 인간은 수천 년간 지속되어온 텍스트의 감옥을 벗어나게 되었다. 

 

터치다. 만지는 거다. 애플 아이팟의 성공은 만지는 데 있었다. 

 

자연과학의 기초는 실험이다. 실험의 결과가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여지려면 다음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 객관성 : 누가 실험해도 같은 결론에 이르러야 한다. 

2. 신뢰성 : 반복해도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 

3. 타당성 : 측정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측정했는가

4. 표준화 및 비교가능성 : 그 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는가 

 

의심하고, 해체하고, 재구성하라. 

 

편집 가능성이 있어야 좋은 지식이다. 

새로운 지식권력은 편집 가능성에서 나온다. 

 

'아마도'의 의문을 갖고 검색하는 것은 능력이고 실력이다. 

 

 

 



PART 02. 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

 

• 관점은 보고 생각하는 위치다. 

 

좌표가 잡히지 않는 공간은 공포다. 도무지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디로 흐르는지 알 수 없는 시간은 더 큰 공포다. 공간은 발이라도 붙어 있지만, 시간은 그저 붕 떠 있다. 그래서 존재의 본질은 불안이다. 하이데거의 실존철학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다. 

 

지도는 공간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간을 위도와 경도라는 규칙 안에 재현하기 때문이다. 규칙이 있으면 통제 가능하다는 믿음이 생긴다. 그 어떠한 공간도 가로, 세로의 질서가 세워져 있는 지도로 나타내면 두렵지 않다. 더 이상 무한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현가능성이란 반복 가능하다는 뜻이고, 반복 가능성은 곧 통제 가능하다는 뜻이다. 

 

문화는 공간 편집이다. 

 

백화점은 상품의 도서관이다. 

 

 

 

 



PART 03.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

 

개인은 편집된 개념이다

 

 ‘나’는 내 기억이 편집된 결과다!

 

• 의미는 스스로 만들어낼 때만 의미 있다. 남이 만들어주는 의미는 전혀 의미 없다. 진리를 계몽하던 시대는 지났다. 듣는 이로 하여금 주체적 편집의 기회를 제공해야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추상화랴말로 인간의 가장 창조적인 능력이다. 인간의 생각이 생각의 모방에 그치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를 편집해낼 수 있는 것은 추상화 능력 덕분이다. 

 

공부는 데이터베이스 관리다. 

 

 



에필로그 |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아주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