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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채사장

by mubnoos 2024. 12. 18.

 

 

 모든 관계는 내 안에서 별을 이룬다

나 자신에 대한 심오한 질문들,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해답은 자기 안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뜻하지 않게 던져진 이 세계와, 이곳에서 우연처럼 만나 손잡은 타인들로부터 우리는 천천히 해답에 다가가게 될 것이다. 

 



타인--------------------------------------------------



무엇인가를 이해하려면 그것 밖으로 걸어나가서, 그것에서 벗어난 뒤, 다른 것을 둘러봐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모두 자폐아다. 모든 의식적 존재는 자신의 마음 안에 갇혀 산다. 

 

샤갈의 그림 <산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늘을 나는 벨라와는 달리 샤갈이 땅에 발을 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세상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존재가 태어나고 어쩔 수 없이 자기만의 시간을 고스란히 지내야만 한다. 오랜 시간 세상을 살아가며 얻게 된 소중한 경험과 이해는 오직 산 존재들과 함께 침묵 속으로 사라지고, 세상은 이 세상이 처음인 싱싱한 존재들이 장악한다. 그래서 아름다운게 아니겠는가. 세상이 이렇게 치열하고 다채롭고 환력 넘치는 이유가.

 

당신 앞에 세상은 하나의 좁은 길이 아니라 들판처럼 열려 있고, 당신이 보아야 할 것은 보이지 않는 어딘가의 목표점이 아니라 지금 딛고 서 있는 그 들판이다. 

 

죽음이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하나의 사고이고 돌발이며 일탈이다. 

 



도구--------------------------------------------------

 

이야기는 나와 세계를 관계 맺게 하는 도구다. 우리는 날것 그대로의 세계를 볼 수 없다. 어떤 안경이 되었든 반드시 잡아 들어야 하고, 그 안경의 색깔이 만들어내는 명도와 채도 안에서만 세계를 받아들일 수 있다. 세계의 거대함은 이야기를 통해 나에게 의존하고, 나는 이야기를 통해 세계의 거대함을 포용한다. 

 

모든 관계는 통증이다. 

 

나에 의해 구성된 이야기는 나의 세계의 진실성을 반영할 뿐이다. 그것은 타자의 세계를 재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고, 세계 전체를 기술하는 보편적 진리가 될 수 없다. 

 

진리의 반댓말은 거짓이 아니다. 진리의 반대말은 복잡성이다. 거짓만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거짓 안에 진리가 섞여 있을 경우, 혹은 진리 안에 거짓이 섞여 있을 경우 우리는 그것을 쉽게 제거하지 못한다. 

 

 


의미--------------------------------------------------

 

 

여기에 이유나 목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