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뭐 하나 마음먹으면 지독하게 끝까지 하는 편이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아내와 별거가 길어지고 무뎌져 갈 때 즈음, 장인과 장모님은 나를 부르셨다. 그때도 나는 끝까지 내 주장을 했다.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다. 난 '지독하게' 그랬다. 그런 나를 그분들은 받아주시려고 했다. 그리고 그분들의 꿈에 나의 아버지가 나오셔서 '그 얘 외로운 아이다.'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분들은 나의 아버지를 본 적도 없으신 분들이다. 죽으면 끝이다. 살아 있던 곳으로 돌아올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유령 같은 이야기다. 난 어리둥절했고 잠시 바닥을 멍하니 쳐다봤었다.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난 외로운건가?'
외로움. 글쎄 말하기도 싫은 그런 불필요하고 불편한 감정, 외롭다고 하면 진짜로 외로워진다. 누구나 다 외로운데 굳이 특별히 감상적인 척 하기는 싫다. 다들 그렇게 사는 거 아냐? 그 공허함 비슷한 외로움은 아주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의 공백을 비집고 갑자기 찾아온다.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담담하고 겸허한 감정, '난 외로운건가?' 난 지독하게 끝까지 외로운 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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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
mubnoos school학습은 세계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얻는 과정이며, 기억은 그 지식을 계속 보유하는 과정이다. 세계에 관한 우리 지식 대부분과 우리가 지닌 능력 대부분은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학습하고 축적한 것이다. 그렇게 배운 것과 기억하는 것은 우리가 바로 우리 자신이게끔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