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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이 있었고 침묵이 있었다

by mubnoos 2022.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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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가 끝났다. 하지만 집에 갈수도 다른 일을 할 수 없다. 난 강간당하고 버려지는 기분이었다. 지난 몇 년간 이 분노를 어디다가 신고하거나 고소하려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어차피 반복되는 일이니까. 끝을 낼 수 없는 일이니까. 도망갈 수 없는 일이니까. 난 결혼을 했고, 나이도 30대 후반이다. 아이도 있다. 엄마도 있고, 나를 보는 사람들과 무엇보다 나를 보는 나 자신이 있었다. 그건 삶이었다. 살아야 하는 시간과 찾아야 하는 의미. 2018년 6월 27일 수요일 7시 30분 쯤이었다. 난 내 자리에서 혼자 분노와 눈물을 삼키고 정신병자처럼 앉아 있었다. 계속 앉아 있었다. 1시간이상 난 계속 앉아 있었다. 이건 아니다. 이대로 계속 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 없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이렇게 화를 내고 다시 추스리고 일상으로 돌아가 버티는 것, 그것은 어른의 책임감 있는 삶인가? 우리의 부모들이 살아왔던, 어른들이 보여줬던 최적화인가? 하지만 폭발 같은 것이었다. 폭발이 있었고 침묵이 있었다.


2018/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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