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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영감 / 오노레 드 발자크

by mubnoos 2021.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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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돈이 많았던 상인 고리오 영감이 두 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전재산을 탕진한 뒤에, 그 딸들에게까지 버림을 받고 싸구려 하숙집에서 고생 끝에 죽는다. 그는 임종도 하지 않는 딸들의 소행에 격분하여, “돈이면 그만이다. 돈이면 딸까지도 휘어잡을 수 있다”고 울부짖으며 죽어간 것이다. 한편, 고리오의 딸의 애인인 라스치냐크는 청운의 뜻을 품고 파리로 가서 공부에 열중하다가 ‘사회라는 커다란 책’을 읽고 출세하려면 도의심을 떨쳐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리오를 묻은 묘지에서 파리 시가의 불빛을 바라보며, “네놈과 나의 단판싸움이다”라고 부르짖는다.

요컨대, 이 작품은 근대사회의 상징인 파리의 영화와 악덕, 그리고 금전만능의 사회상을 통렬히 고발한 풍자소설이다.



'개의 성격에서 볼 수 있는 숭고한 경지에까지 도달한 부성애를 가진 고리오 영감의 실존'

 

 

 

고급 하숙집

 

ㆍ이 드라마는 허구도 아니고 꾸며낸 얘기도 아니다. 모든 것이 사실이다. 이 드라마는 너무도 사실과 일치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자기 집에서나, 어쩌면 자기 마음속에서 이 드라마의 요소들을 인정할 게다. 

 

ㆍ누가 감히 메마른 마음과 텅 빈 두개골을 보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고 말할 것인가!

 

ㆍ간수 없는 감옥이란 있을 수 없듯이,

 

ㆍ침 뱉을 때의 그의 모습에서, 난처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죄 앞에서 결코 물러서지는 않을 태연한 침착성을 엿볼 수 있었다. 

 

ㆍ그들 사이에 남은 것이라고는 기계적 생활에 관한 보고와 기름 치지 않은 톱니바퀴의 움직임뿐이었다. 

 

ㆍ어쩌면 진정한 겸손이나 무기력 또는 무관심으로 말미암아 모든 것에 고통받는 사람에게 계속 참으라고 하는 게 인간 본성일까?

 

ㆍ속 좁은 사람들과 무관심한 젊은이들은 고리오 영감의 비참한 가난과 우둔한 태도를 볼 때, 그가 한때 부자였다든가 어떤 뛰어난 능력이 있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여겼다. 

 

ㆍ위대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자기 재능말고는 그 어떤 것도 믿고 싶어하지 않았다. 

 

ㆍ세상이란 이런 거예요. 세상을 알맞게 다루세요.

 

 

 

사교계에 입문

 

ㆍ세상만사를 궁리한 끝에 취할 길이란 두 가지밖에 없네. 어리석게 복종하든지, 아니면 반항뿐이지.

 

ㆍ인생이란 부엌보다 더 아름답지 않으면서도 썩은 냄새는 더 나는 거라네. 인생의 맛있는 음식을 훔쳐 먹으려면 손을 더럽혀야 하네. 다만 손 씻을 줄만 알면 되지. 우리 세대의 모든 윤리가 거기에 있네. 

 

ㆍ고리오 영감의 경망스런 감정은 개의 성격에서 볼 수 있는 숭고한 경지에까지 도달해서, 마침내 학생의 마음속에 담긴 자신에 대한 젊은 공간과 감탄할 만한 호의와 동정의 냄새를 맡았다. 

 

ㆍ애인이 있다는 것은 왕과 같은 지위에 오른다는 의미이며 그것은 바로 권력이 있다는 표시이다. 

 

ㆍ우리의 행복이란 우리 발바닥에서부터 후두부까지 사이에 있는 거야. 

 

ㆍ남몰래 선행을 쌓는다는 건 하나님을 믿는 사람 이외에는 아마 드물 것이다. 

 

ㆍ여자들이란 엄청난 거짓 속에서도 항상 진실된 면이 있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여자들은 자연스러운 어떤 감정에 자신의 몸을 아끼기 때문이다. 

 

ㆍ인간이란 전부냐 아니면 전무냐, 어느 한쪽이지.

 

ㆍ감정은 사상 속에 있는 세계가 아닐까? 고리오 영감을 보게나. 그의 두 딸은 노인에게 우주 전체이지. 

 

 

불사신

 

ㆍ우리는 아직도 덕망이라는 지저분한, 몇 개의 기저귀를 차고 있군.

 

ㆍ성실한 인간의 밑바탕에는 그 무엇이 있어서 행복을 부르는 거야. 

 

ㆍ죽음이란 우리에게 의논하지도 않고 달려들어요. 

 

ㆍ여자들이 남자의 꺼려하는 태도를 더욱 잘 없애버리려고 할 때 그러는 것처럼, 그녀는 얼굴을 아름답게 찡그리면서 빈정거리는 듯한 위엄을 갖추고 말했다. 

 

ㆍ생활이란 가구 속에 있는 법인데. 

 

 

 

아버지의 죽음

 

ㆍ저는 지금 지옥에 빠져 있어요. 아버지 잘못인지도 몰라요. 

 

ㆍ결혼할 때, 우리는 너무도 분별력이 없었어요! 

 

ㆍ딸년들이 나를 죽이는구나!

 

ㆍ자넨 자식들에게 생명을 주지만, 그애들은 자네에게 죽음을 줄 거야. 

 

ㆍ아! 내가 만일 부자였고, 재산을 거머쥐고 있었고, 그것을 자식에게 주지 않았다면, 딸년들은 여기에 와 있을 테지. 그애들은 키스로 내 뺨을 핥을 거야!

 

ㆍ나는 그런 친절이 모두 거짓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네. 악에는 치료약이 없다네. 

 

ㆍ내가 안 것은 나 자신이 이 세상에서 잉여 인간이라는 사실이었어. 

 

ㆍ나는 딸들을 너무 사랑했던 죄값을 톡톡히 다 치렀다네. 딸년들은 내 사랑을 원수로 갚았고 사형 집행인들처럼 나를 불에 달군 쇠집게로 지졌네. 그런데! 아비들은 참 어리석기도 하지! 마치 도박꾼이 도박장에 다시 오듯이, 나는 그애들을 사랑했으니 말일세. 내 딸들이란 나에게 악과 같은 존재였고 내 정부와 같았네. 

 

ㆍ나는 벌받아도 마땅하지. 바로 내가 딸들의 무질서한 행동의 원인이지. 그애들의 버릇을 망쳐놓았다. 예전에 그애들이 과자를 원했듯이, 지금 그애들은 쾌락을 맛보고 싶어하네. 나는 그애들이 어렸을 적에 하고 싶어한 것들은 모두 해주었네. 열다섯 살 때에 그애들은 마차까지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애들 뜻대로 안 되는 게 하나도 없었지. 내가 죄인이지. 자식 사랑 때문에 죄지은 거야. 

 

ㆍ요컨대 당신들이 딸을 사랑한다면, 딸을 시집보내지 마시오. 사위란 도둑놈이지. 사위는 딸의 모든 것을 망치고 더럽히지. 결혼은 안 돼! 결혼이란 우리한테서 딸을 빼앗아가는 것이고, 우리가 죽을 때 우리는 딸들을 볼 수가 없어. 아버지들의 죽음에 관한 법률도 만들게 해. 이 법은 무시무시하지! 복수야!

 

 

 

 

 


 

 

ㆍ'리얼리즘의 승리'라는 개념은 발자크의 경우 그의 귀족적인 신념에도 불구하고 귀족 계급이 몰락할 수밖에 없는 역사적 필연을 냉혹하게 그릴 수 있었던 그의 리얼리즘 정신을 두고 말하는 것이지만 우리에게 중요하게 보이는 것은 그의 귀족적인 신념이 부르주아 출신의 발자크에게 강력한 자기 비판, 통찰의 한 도구로서 부르주아 현실의 비판적 인식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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