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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함의 숭배 / 크리스토퍼 헤이즈

by mubnoos 2021.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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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똑똑한 사람들? 알고 보니 벌거벗은 임금님!

분명한 사실은 우리 사회가 마비 상태고, 온통 '언쟁'뿐이며, 유권자들과 정치인들 사이는 극단적으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느낀 것은 정치적 무능력뿐만이 아니다. 그보다 더 깊고 실존마저 위태롭게 하는 그 문제는 바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들이 일거에 붕괴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다.

 

"돌아보면 우리는 모두 문맹이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래리 서머스와 밥 루빈은 자신들이 이 세계를 다스리는 지성이라고 생각했죠. 앨런 그린스펀도요, 하지만 지금 보니 그들은 벌거벗은 임금님이에요!"

 

우리는 인정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를 운용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당연히 엘리트주의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신 결정해줄 적임자들이 있을 것이고, 그 적임자들만 찾으면 사회가 매끄럽게 굴러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우리는 권위주의자들의 능력도 윤리 의식도 믿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능력주의는 인종, 성, 성적 취향에 따른 부당한 차별을 철폐하겠다는 약속이지만, 그 대신 인간은 능력과 진취성에서 근본적으로 평등하지 않다는 인식하에 새로운 계급을 인정하는 신념이다.

 

폴 그루그먼은 혁명파의 대표 주자다. 한때 대중 중심의 정치를 외치는 세력에 맞서 엘리트의 능력과 신자유주의 기술관료제르르 옹호했던 그는 이 나라의 지도자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혁명파는 현재 미국의 기관들과 그것들이 떠받치고 있는 사회질서가 근본적으로 엉망이라고 여길 뿐 아니라, 엘리트들에게 책임을 묻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로부터 권력을 몰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개혁파는 혁명파와 달리 현재 우리에게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불신이라고 주장한다.

 

능력주의는 인종, 성, 성적 취향에 따른 부당한 차별을 철폐하겠다는 약속이지만, 그 대신 인간은 능력과 진취성에서 근본적으로 평등하지 않다는 인식하에 새로운 계급을 인정하는 신념이다. 능력주의는 민주주의에 대한 희롱이다.

 

 

 


2장 하버드는 썩어도 준치이니 우대하라?

상류층의 존재는 그들의 장점이 기반이 될 때에만 해롭지 않다. - 랄프 왈도 에머슨

 

깊이 생각하든 안 하든, 우리는 모두 능력주의 사회를 믿는다.

 

"완벽하게 수평인 경기장 같은 건 없어요. 현실은 항상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에게 유리하게 기울어져 있죠."

 

불평등이 지금보다 심한 시기에는 그 불평등을 완화시키려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 어느 때보다 불평등이 심한 지금은 능력주의라는 원칙을 훨씬 더 엄격하게 고수한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미국 사회를 뒷받침하는 원칙은 누구든 노력과 기술과 창의성에 기반해서 성공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 미국은 경제적 기회의 평등은 최대한 제공하려 하지만 경제적 성과의 평등은 보장하지 않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 벤 버냉키

 

"능력주의에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명확함이라는 장점은 없다."

토마스 제퍼슨

능력주의를 정당화하는 근거

1. 능력주의가 모든 사람을 그의 가치에 맞게 대접한다는 것이다.

2. 능력주의가 꼭 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더라도 효율적이기는 하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우리 사회에서 능력주의가 실패한 것은 능력주의가 잘 작동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작동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능력주의 사회는 두 가지 원칙을 받아들여야 한다. 1) 차이의 원칙, 2) 이동의 원칙

 

능력주의가 철저하게 작동한다면 사회의 불평등은 점점 심화될 것이다. 능력주의의 이상을 위해 계층화된 사회는 그에 수반되는 사회 이동성은 없는 불평등을 초래한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는 점점 더 불공평해지고 이동성은 둔해진다.

 

 

 

 

 

 


3장 책임은 힘없는 사람이 지고 용서는 힘있는 사람이 받는다

계약은 파기됐다. 미국 국민들이 보기에 이 사회는 공정하지도, 정직하지도 않다. - 조 바이든

 

금융위기를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그것이 도덕적 해이의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주요 금융기관들이 모험을 서슴지 않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회사 규모가 어느 정도 된다면 손쓸 수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정부가 내버려두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엔론은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직원들이 무슨 짓을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이기기만 한다면 말이다.

 

눈앞에 제시된 금액이 엄청나기 때문에 임원들이 부정행위를 유도한다.

 

21세기의 미국인들은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실력에 따라 신분이 달라지는 운동선수 모델을 맹목적으로 숭배한다. 하지만 야구의 스테로이드 추문이 보여준 것은, 높은 성적에 후하게 보상하는 경쟁시스템에서 부정행위는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의 압박감 아래서도 부정행위를 못하게 막는 요소 1) 사회적 또는 개인적 차원의 도덕성, 2) 처벌의 두려움

 

스테로이드 사용은 보편화되어 트레이너들은 농담 삼아 스테로이드 주사를 'B12 주사'라고 불렀다. 

 

맨 윗자리에는 사기꾼들이 있고,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은 일반 대중이 알지 못하는 사기극에 연루되어 있으며, 그 사기극은 능력주의라는 우리 사회의 전체 질서를 참담하게 농락하고 있다. 

 

 

 


4장 책상머리 엘리트를 못 믿겠다

1. 합의: 합의는 어리석은 판단 착오일 수 있다.

2. 근접성: 근접해 있는 사람들도 믿을 수 없다. 그들은 맹목적일 수 있다.

3. 신뢰: 기본적인 신뢰에도 기댈 수 없다. 그들은 운영을 하는 권력층이다.

 

한쪽이 전문가라는 그 사실 때문에 의사와 환자들의 관계가 그렇게 위험한 것이다. 의학의 권위는 우리 개인의 삶에는 특별하고 중대한 영향을 주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대하는 의학계는 근본적으로 국민의 삶에 행사하는 다른 공적인 권위와 별반 다르지 않다.

 

모든 경우에 우리는 신뢰의 근거가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지식을 바탕으로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사실이다.

 

기존의 권위 기관은 불신을 얻고 새로운 권위 기관이 기하습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객관적 사실을 판별하는 우리의 능력은 완전히 무너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중 대단히 많은 부분은 합의에 근거를 둔다. 어떤 사실에 모든 사람이 동의하면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도 모두 합의를 통해서다.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지식의 근원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야 한다. 근원에서 멀어질수록 조작이나 오류로 인해 진실이 왜곡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무엇을 믿어야 할지 결정할 때 우리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은 믿을 만하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는 경험 법칙을 사용한다.

 

정보가 더 많이 공개될수록 희한하게도 불신과 억측은 더 커진다. 아는 게 많아질수록 사실은 우리가 얼마나 깜깜한 곳에서 살고 있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세상에는 무수한 진실이 있고, 우리에게 전해지는 진실은 그 중 극소량에 불과하다. 누군가가 중간에 개입하여, 또는 집단이나 기관들이 개입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것과 알면 안 된는 것들을 결정할 것이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도 결정할 것이다. 모든 진실과 모든 객관적 사실이 동등한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유일한 진실'에 매달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5장 우리가 그 1퍼센트다

보수주의자들은 '엘리트'라는 명사를 순전히 편할 대로 해석해서, 거의 쓸모없는 단어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엘리트'는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들이 정확히 어떤 사람들인지는 도저히 알 수 없게 되었다.

 

엘리트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 다수 대중에게는 없는 권력, 그리고 그들의 상호 연결성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은 이룬 것이 아무리 많아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후의 일각까지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경쟁체제는 심리적으로 위험한 두 가지 부작용을 낳는다. 하나는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이 그것을 순전히 자기 힘으로 이뤄냈다고 믿는 것이다

 

높은 지능은 권력층에게 빠져서는 안 될 필수적인 덕목이지만, 능력주의 사회의 특징은 ‘똑똑함의 칭송’에서 그치지 않는다.

 

명석함은 순위를 매길 수 있고, 그래서 부에 순위를 매기듯 지능에도 순위를 매길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회에서 지능은 가장 소중한 가치가 된다.

 

"모든 사람은 무수한 등급 중에서 자신의 등급을 정확히 나타내는 지표를 눈에 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그것을 읽는 법을 배우고 있다."

 

사회의 엘리트들을 사로잡고 있는 수많은 집착 중에서 똑똑함에 대한 집착만큼 두드러지는 것은 없다. 능력주의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가치는 지능이다. '똑똑함의 숭배'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국민들을 위해 일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권력의 원천1. 돈2. 플랫폼3. 네트워크

 

 

 


6장 다수의 대중이 어떻게 소수자가 되었나

빈부격차는 모든 공화국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위험한 병폐다. 

 

정치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대중들이 그를 범접할 수 없는 세상에 사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대체로 자신과 가깝다고 느끼는 정치인들에게 표를 던지기 때문이다.

 

피드백은 관리자들이 시스템의 균형을 유지하는 수단이다.

 

주교는 떠받들어지는 엘리트의 전형이다. 대중과 거의 접촉하지 않고 공개된 자리에 잘 나서지 않으며 은둔하듯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들은 조직에 대한 충성을 최우선시 했고, 동료 사제들에 대해서도 연민을 느꼈지만, 그들의 진정한 양들에게는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한 것이다. 

 

금융 시장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증권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그동안 서로 만날 일이 거의 없었던 세계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연결됐다.

 

민주주의 사회는 항상 소수가 다수의 원칙에 희생되지 않게 그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돌아보면 민주주의 사회는 가장 암담한 곳에서 곤경에 빠진 이들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냉혹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보이지 않는 계급은 우리를 원격으로 통치하고 있다.

 

 

 


7장 종교가 된 능력주의에서 벗어나려면

능력주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완벽하다. 가장 자격 있는 사람들, 가장 실력 있는 사람들이 가장 책임이 무겁고 중요한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원칙에 어떻게 이의를 제기하겠는가. 이런 원칙을 폐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능력주의를 종교처럼 떠받들면 감당하기 힘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 우리는 능력주의의 장점을 과대평가하고, 그 대가는 과소평가한다.

 

'기회의 평등'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우리 할일이 끝났다고 뒷짐 지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가 할 일은 변화를 가져올 주체가 바로 우리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mubn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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