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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문명 / 정수일

by mubnoos 2021. 1. 28.

저자는 예전에 “무하마드 깐수”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간첩활동을 하면서 교수로 위장하다 붙잡혀감옥까지 다녀온 적이 있는 정수일 교수이다.

 

‘이슬람’이란 아랍어는 원래 ‘순종’과 ‘평화’의 뜻을 담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승화되어 인간이 유일신인 ‘알라’에게 절대적으로 순종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진정한 평화에도 달할 수 있다는 종교적 의미를 포함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이슬람의 종교적 신조로 굳어졌다. 이슬람을 신봉하는 사람은 알라에게 절대 복종해야 하기 때문에 복종자, ‘즉 ‘무슬림’이라고 한다. 17

 

 

이슬람문명은 7세기 초반 이슬람교의 출현과 함께 형성되었다. 교조 무함마드(570?-632)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히즈라(聖遷, 622)한 후, 정교합일의 이슬람공동체인 움마가 건설되었다. 그가 죽은 뒤 정통 칼리파 시대에 대정복을 전개하여 아라비아 반도는 물론 그 주변국들이 점차 이슬람화함으로써 이슬람문명권의 기반을 구축했다. 19

 

 

‘꾸르안’에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모세의 5경, 아담과 이브, 노아의 방주, 다윗과 솔로몬, 소돔의 멸망 등에 관한 이야기가 그대로 나온다. 물론 예수와 성모 마리아에 관한 이야기 등 신약성서에 있는 내용도 옮겨 놓았다. 22

 

‘한 손에 코란, 다른 손에는 검’이라는 말을 처음 한 사람은 13세기 중엽 십자군이 이슬람 원정에서 최후의 패배를 당하던 시기 활동한 이탈리아 스콜라 철학의 대부, 토마 스 아퀴나스(1225-74)로 알려져 있다. 30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기독교 사회와는 달리 이슬람사회는 종교를 바탕으로 샤리아(聖法)가 통치하는 정교일치의 사회이다. 그리하여 이슬람에는 사회의 제반 영역에 대한 고유의 사상과 이념 제도가 있다 32

 

 

메타에서의 초기 포교는 온갖 탄압과 비방 속에서 우여곡절을 겪는다. 이에 무함마드는 활로를 찾기 위해 70여 명의 신자와 함께 620년 9월 24일(음 7월 16일) 메카에서 북쪽으로 400여 Km떨어진 메디나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이 역사적 이동을 이슬람사에서는 ‘히즈라’라고 한다.  17년 후에 제2대 칼리파 오마르가 이날을 이슬람 력의 기원으로 선포했다. 45

 

인류사상 최대의 군사적 정복활동으로 기원전 4세기에 있었던 알렉산더의 동정과 기원후 7~8세기에 단행된 이슬람군의 동,서정, 그리고 13세기에 일어난 몽골군의 서정을 꼽는다. 그런데 이 3대 정복활동 가운데에서도 신속성이나 활동범위, 여파 면에서 이슬람군의 동서 정복활동이 단연 으뜸이다. 52

 

이슬람은 내세와 똑같이 현세의 삶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종교와 정치를 갈라놓지 않고 합일체로 보면서 정교일치를 국가와 사회의 기본체제로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체제에서 이슬람은 군사활동을 포함한 국가의 적극적인 간여와 뒷받침 속에서 확산되었다. 56

 

불교는 자비를, 기독교는 박애를 상징적 이념으로 한다면 이슬람은 형제애를 그것으로 한다. 57

 

‘꾸르안’에 따르면 알라의 축복을 받은 민족들 가운데서는 대부분 축복을 알려주는 예언자가 배출되는데 그 수가 무려 12만 4천명에 달한다. 그렇지만 모든 민족을 아우르는 성서(라쑬룰 라)는 극히 제한적이어서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예수, 무함마드 등 여섯 명만이 거명되고 있다. 73

 

이슬람교의 6신 5주. 6신이란 알라와 천사, 경전, 예언자 최후심판, 定命에 대한 여섯 가지 믿음. 그런데 ‘꾸르안’에는 다섯 가지 믿음은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정명에 관해서는 명문이 없다. 그러나 정통교파인 쑨니파는 정명까지 포함해 6신으로 규정하지만 쉬아파는 정명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정명 대신 인간의 자유의지를 더 강조한다. 111

 

‘꾸르안’에서는 10명의 천사를 거명하고 주요한 4명의 역할을 강조한다. 가브리엘은 수좌천사로서 모든 천사들을 관장하며 예수나 무함마드 같은 예언자들에게 알라의 계시를 전달한다. 미카엘은 유대인 보호자로서 물을 관리한다. 이쓰라일은 생사를 관장하는 천사로서 우주를 관찰하고 衣食을 공급한다. 머리는 천상에 대고 발은 대지를 밟고 있는 이쓰라필은 거인으로서 비바람을 관장하고 부활의 날에 나팔을 불며 세계 말일의 도래를 선포한다. 나머지 6명 천사는 천국이나 지옥의 문을 지키고 인간의 오른 쪽과 왼쪽 어깨에서 선행과 악행을 기록하며 죽기 전의 종교신앙을 캐묻는 등 각기 다른 역할을 한다. 119

 

이슬람의 생사관을 요약하면, 생의 아름다움을 구가하고 현세에서 선행과 생을 오래 즐길 것을 권장하며, 원죄가 아닌 후천성에서 비롯된 죄나 과오를 자진 회개하고 알라 의 용서를 빌며, 헛된 죽음을 말라는 것이다. 125

 

정명(혹은 숙명)이란 일반적으로 인간의 행위와 존재를 포함해 우주의 삼라만상을 미리 정해져 있어서 모든 사상의 진행에 인간의 의지와 지력은 무력하다는 것이다. 128

 

‘이만(6가지 종교적 신앙)’, 즉 알라, 천사, 경전, 예언자, 최후심판, 정명에 대한 믿음의 6신. ‘이바다(5가지 종교적 의무), 즉 신앙증언, 예배, 종교부금, 금식, 성지순례. 이것이 이슬람교의 ‘6신 5행’이다. 136

 

 

예배시간을 알리는 ‘아잔’소리, 그 주인공은 ‘무앗진’(예배하러 오라고 부르는 사람). 무앗진은 “예배가 잠보다 나으니 소원성취하러 어서 오라”고 간절히 호소한다. 무함마드 생존시 유대교는 ‘쇼파르’라고 하는 수사슴 뿔나팔, 기독교는 나무 딱딱이, 오늘도 일부에서는 종이나 붓을 쓰고 있다. 이슬람은 시종 사람의 육성으로 예배시간을 알린다. 144

 

먼 옛날부터 성지순례는 신앙을 중시하는 셈족들의 관행이었다. 이슬람이 출현하기 이전에 지금의 순례지인 메카의 ‘마스지드 하람(禁寺)’안에 있는 ‘카으바, 石殿(일명 알 라의 집)’는 인근 꾸라이쉬 부족을 비롯한 아라비아 반도 유목민들의 성소로서 순례의 대상이었다. 그러다가 630년 메카에 무혈입성한 무함마드는 석전 주위의 우상들을 제거하고 그곳을 이슬람의 순례성지로 선포했다. 152

 

이슬람의 정치원리 중 첫째는 이른바 ‘슈라(협의제)’다. 슈라는 무슬림공동체를 운영하는 데서 제기된 문제들을 공동으로 협의하여 해결하는 일종의 협의제다. 이슬람에서 슈라는 공동체 운영의 한 원칙이고 샤리아(이슬람법)상의 의무일 뿐만 아니라 무슬림 개개인이 간직해야 할 속성과 자격이라고까지 규정하고 있다. 167

 

  • 무슬림 행위의 5대 규범

와지브(의무): 예배 금식, 효도처럼 행하면 보상받고 행하지 않으면 처벌받는 행위

하람(금기): 음주, 절도, 이자놀이, 뇌물 등처럼 행하지 않으면 보상받고 행하면 처벌받는 행위

만두브(권유): 친우나 이웃방문, 외모 단정처럼 행하면 보상받고 행하지 않아도 처벌되지는 않는 행위

마크루흐(비난): 흡연, 해뜰 때까지의 늦잠 등처럼 행하지 않으면 보상받고 행하면 처벌은 없으나 비난을 받는 행위

무바흐(허용): 직업이나 음식, 주택의 선택처럼 행해도 보상이 없고 행하지 않아도 처벌이 없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행위. 174

 

 

아랍어 단어 ‘지하드’는 동사 ‘자하다’의 동명사로서 ‘정신적 및 육체적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함’이란 뜻이다. 이러한 복합적 뜻이 이슬람의 종교적 지향과 교감을 이루어 ‘신 길에서 헌신적으로 노력함’이란 종교적 함의로 승화하였다. 179

 

지하드는 마음으로, 입으로, 손으로, 검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경전은 그 방도를 가르치고 있다. 여기에서 마음과 입으로 한다는 것은 정신적 수행을 말하고, 손과 검으로 한다는 것은 육체적 수행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하드는 정신적 육체적 행위 전반을 포괄하는 정교합일의 대표적인 표상이다. 181

 

인간의 ‘소유’는 알라에게서 위탁 받은 부의 사용권에 대한 일회적인 차용에 불과하다. 인간은 부를 독점하려는 아집을 부려서는 안되며 영구 점유를 꿈꾸어서도 안 된다. 인간은 자연 생명이 다하면 부의 사용권마저도 포기해야 한다. 190

 

개개인이 누리고 있는 부는 알라로부터의 응분의 하사품이며 그 주재자는 알라이기 때문에 분별없이 타인의 부를 시기하거나 침범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사유재산과 그에 대한 신성불가침의 인정을 의미한다. 190

 

이슬람 상속제도는 직계와 혈족을 포함해 상속자가 많을 뿐 아니라 상속분도 대단히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배분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부의 집중을 막고 평등한 분배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슬람 법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의 일치된 해석이다. 195

 

이자금지를 해결하려는 대체방안들의 모태가 바로 손익분배제도(PLS)이다. 이 제도는 대출 전에 정률의 이자를 결정하지 않고 유통 후에 정해지는 이익 또는 손실을 공동 분담하는 금융운영제도이다. 205

 

이슬람 문명의 전파와 연구를 선도하는 학문의 최고전당으로 카이로의 아즈하르 대학 이라크의 니좌미야 대학을 꼽는다. 983년 개교한 아즈하르 대학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서 전통 이슬람 문명의 계승과 향상에서 명실상부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쌀주끄 왕조(1038-1194)의 칼리파 니좌물 물크가 1065-67년 바그다드에 세운 니좌미야대학은 이슬람의 정통파인 쑨니파 교리를 주로 전수하고 연구하는 전당이다. 213

 

문학과 예술이 다 같이 창조적으로 미적 이념을 표현한다는 점, 정신을 정화하는 배설기능을 수행한다는 점, 문학은 언어라는 간접재료를, 예술은 색과 형태가 있는 직접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 등에서는 이슬람이나 우리의 보편적 이해가 같다. 239

 

 

이슬람 음악은 4분의 1음이 기본이 되는 24개 음이 한 옥타브를 이루며, 이로써 서양음악보다 풍부한 음조를 배열할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슬프고 애처로운 감정을 자아낸다. 258

 

생의 아름다움을 구가하고 현세에서 선행으로 생을 오래 즐길 것을 권장하며 원죄가 아닌 후천적인 죄나 과오를 자진 회개하고 알라의 용서를 빌며 헛되이 죽지 말라는 것 이 이슬람 인생관의 요체이다. 270

 

무슬림의 IBM.
I는 ‘인샬라’, 알라가 원한다면,
B는 부크라bukrah, 내일,
M은 마 알라이쉬, 괜찮아, 무얼 그러느냐’라는 뜻. 271

 

무슬림들은 대체로 내용과 형식, 실과 명, 분과 격에서 형식과 명, 격에 치우치는 이른바 표출지향적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다. 때로는 이것이 표리부동한 이중적 의식구조로 비치기도 한다. 무슬림들은 체면의식이 남달리 강하고 명예와 품위, 자존심을 중시한다. 272

 

서구 기독교 세계에서는 당초 로마제국 속에 비로마적 기독교가 침투되어 장기간 마찰을 빚어오다가 마침내 정교분리의 국가체제로 굳어지고 말았다. 이에 반해 이슬람 세계에서는 처음부터 이슬람공동체(움마)라는 국가체제가 복합체적인 이슬람과 결합되어 출현함으로써 정치와 종교는 분리될 수 없이 줄곧 유착관계를 유지해왔다. 321

 

문명충돌론의 요체는 8대 문명권(기독교, 정교, 이슬람, 유교, 불교, 힌두교, 아프리카, 일본문명권) 가운데 이슬람문명권과 유교문명권이 ‘문명충돌’의 주점이 될 것인즉 여 타 문명권들이 제휴해 공동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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