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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입니다 / 김지은

by mubnoos 2021.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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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힘센 권력자라도 자신이 가진 위력으로 인간이 인간을 착취하는 일 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막대한 관계와 권력으로 진실을 숨기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의 지엄함을 보여주십시오. 그래서 다시는 미투를 고민해야 하는 사람이 이 땅 위에 나오지 않도록 하여주십시오. 간절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김지은 항소심 최후진술서」중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o7TO1Pv_t2s 



1장 미투: 권력을 향한 고발

내게 범죄한 그다음 주 안희정은 미투를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저는 안희정의 비서 김지은입니다. 그동안 안희정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해왔습니다.'

 

안희정 개인만을 향한 한정된 외침이 아니었다. 그가 가진 정치적 지위와 그가 관계 맺은 수많은 이에게 맞서는 일이었다.

 

첫 번째 성폭행 이후 안희정의 사과를 들었을 때 그 한 번으로 끝나리라 믿었던 피해는 반복되었다.

 

<뉴스룸> 나를 여기에 앉게 한 모든 상황이 다 원망스러웠다.

 

자해라는 게 시작됐다.

 

내가 증거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싸움



2장 노동자 김지은

구조 속에서 계약 연장으로 살아남은 선배와 정규직 선배들이 해준 공통의 조언은 '공부'였다.

 

"한번 정치판에 가면 되돌아오지 못할텐데."

 

불공정함을 바로잡고 약자를 보호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곳이 더없이 세상의 부정과 불의를 함축하고 있었다.

 

안희정은 기본적으로 후보 몇명을 추천 받은 뒤 최종선발을 하던 관례를 무시하고 곧바로 나를 수행비서로 뽑았다. 

 

안희정은 자연스럽게 다른 여성들과 스킨십을 했다.

 

기분이 중요하다는 말은 무형화된 권력을 구성하는 중요한 내용이었다.

 

인사권자의 '기분'이 업무의 핵심이었다.

 

안희정의 부인이 빵이 먹고 싶다고 하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식사하는 시간에 그걸 사러 다녀왔다. 유명 빵집이 멀든 그래서 내 밥을 못 먹든 상관없이 말이다. 이런 구매에 들어가는 돈은 누구에게도 받을 수 없었다.

 

나는 많게는 주 140시간을 일했다.

 

안희정은 성 평등을 지지하는 진보적 지도자인 것처럼 알려져 있었지만 내가 본 그는 누구보다 자신의 권세를 잘 알고 누리는 사람이었다. 

 

나는 암묵적 제물이었을지도 모른다.

 

성폭력과 사과는 아무렇지 않게 반복되는 연속적 일상이었다. 집무실이나 관용차 안에서는 가슴이나 허벅지 등 신체를 수시로 툭툭치고 만졌다.

 

조직은 민주적이지 않았다.

 

여자 수행비서는 처음부터 하나의 물건이었다. 대상화된 객체였다.



3장 피해자 김지은

재판으로부터 시간의 폭력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보호도 실상은 존재하지 않았다.

 

"피고인 유죄 3년 6개월 징역"

 

간절히 원했다. 너무 소망했기에 부정당할까 소망하지 않았다. 원망하고, 실망하게 될 것 같아 소망하지 못했다.



4장 세상과 단절

나는 또다시 내 몸을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머리며 허벅지며 배며 팔이며..

 

내게 꾸미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피해자답지 않다는 이야기를 또다시 듣고 싶지 않다.

 

모두가 공범이다.



5장 그래도 살아간다

나는 더 이상 노동자가 아니다. 일도 하지 못하고 수입도 없다. 생계를 늘 걱정한다. 

 

여성의 40%가 성폭력을 경험한다.



6장 위드유: 연대의 마음이 모이다

 

에필로그

나는 안희정의 다른 피해자들에게 고소나 미투를 권유하지 않는다.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동안 항상 펜을 가지고 다녔다. 누워 있다가 쓰고, 걷다가 쓰고, 누구를 만나다가도 썼다. 휴대폰에, 손에, 광고지에도 썼다. 힘들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유일한 일이이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이었다. 나를 지탱해준 것도, 숨 쉬게 해준 것도 글이었다.

 

 

 

mubnoos

안희정 이 씨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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