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 생활이란 참으로 고달픈 역경의 연속이다. 단지 미지의 세계를 진부하게 더듬는 연구 자체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생활고까지 겹쳐지는 심각한 역경의 연속이다. _ 세상으로부터의 추방당함이었다. 그런 역경들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 연구자의 의무인 동시에 스스로 빠져드는 길이기도 하다.
- 파브르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의 이론을 수용하지 못하여 진화론자들과 계속 마찰을 일으키고 싶었다. 그 대신 본능론을 주장하려 했다. 동물의 행동이 진화한다는 소리는 더더욱 인정할 수 없었다.
1. 아르마스 곤충연구소
- 그래도 지난 40년 동안 쓰라린 고생의 인생이었을 망정, 나는 흔들림 없는 용기로 싸워 왔다.
- 그들은 쉬운 글은 진리를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라야 깊은 뜻이 담겨 있다고 착각한다. 내 글은 사실을 정확히 관찰한 이야기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나의 친애하는 벌레들아. 너희가 권위가 없어서 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 내가 대신 나서서 이야기 하겠다.
- 나는 가장 훌륭하게 나타나는 본능을 조사한답니다. 나는 살아있는 것을 검사합니다.
- 어느 세월에나 알코올에 담긴 곤충이 아니라 살아있는 곤충을 연구하는 연구소가 세워질까? 이들의 본능, 습성, 생활 방식, 작업 태도, 번식 등을 연구하는 연구소, 이것은 농업이나 철학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2. 쇠털나나니
- 파이프 한 대 피운다. 그야말로 기쁨을 보상하려고 담뱃값이라는 항목의 세금을 바치는 셈이다.
3. 미지의 감각기관 - 나나니의 송충이 찾기
- 어떻게 이런 무의식의 생리학자가 이론적으로 정확한 기술을 갖추게 되었는지 문제로다.
- 둘러보기 좋은 기회는 나타나지만 그 시간을 맞추기는 어렵다. 나는 그런 기회를 잡으려고 5시간을 쉬지 않고 끈질기게 눌어붙었지만, 결국은 계획된 실험을 하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
- 곤충의 후각은 능동보다는 수동적 감각이므로 촉감보다 앞설 수는 없다. 후각이란 오직 영향을 받을 뿐이다. 후각은 냄새를 찾는 것이 아니라 냄새가 와서 닿을 때 그것을 맞아들일 뿐이다.
- 더듬이의 역할은 도대체 무엇일까? 모르겠다. 더욱이 언젠가는 그것을 알아낼 것이라는 희망조차 없다.
- 인간은 무슨 일이든 자신이 약간 아는 것만을 기준 삼아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음은 어쩔 수 없다.
- 다른 동물은 우리가 가진 감각과는 완전히 다른 감각을, 그것도 여러 종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 우리는 다량의 곤충을 배양시킬 수 없다. 해로운 벌레라고 해서 모두 죽이거나 이로운 벌레라고 모두 번식시키기는 불가능하다. 힘 있는 자와 없는 자의 대조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듯 이 경우도 마찬가지다.
4. 본능론
- 움직이지 못하나 죽지 않는 모순된 두 조건
- 송충이는 몸의 한 마디가 마비되어도 옆 마디를 지배하는 신경중추는 별도로 독립해 있다.
- 우연한 사실이 최초의 생각을 낳게 하고, 그런 장면의 관찰이 그 결과를 확증시켜 주고, 심사숙고한 결과가 그 생각을 완성시킨다. 그것을 전통이 유지했으며, 선행된 시례가 그 사실을 전파시킨다.
- 본능이란 우연한 행위 중 그 동물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해서 얻어진 획득적 습성이다.
- 성공이 일어나는 데 어느 정도의 확률적 조합이 필요할까? 최대의 확률적 조합이 모두 일어나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인간이란 대단히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비록 수세기에 걸쳐진 문제라도 저 구름 속으로 도망쳐 버린다. 그리고 거기서 환상을 만들고, 환상은 그 옛날의 어둠 속으로 다시 후퇴함으로써 결국은 시간에 구원 요청을 한다. 인간이 가진 시간은 아주 조금밖에 안 된다. 그러니 우리의 망상을 감추기에는 아주 편리한 조건이다. 거기에다 활동 무대를 마련하고, 수많은 세기의 시간을 낭비한다.
- 어떤 기술에 뛰어난 솜씨를 가졌다면, 이미 그 기술을 실행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필요한 도구를 몸에 지녔을 뿐만 아니라 사용법까지 잘 알고 있다. 타고난 재질을 본래부터 지닌 것이며, 원초적으로 완전한 것이다. 원래 가진 재질에 새로 보태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미래에도 더 보태질 것은 없다. 최초의 기술도, 현재의 기술도, 미래의 기술도 항상 같을 것이다. 당신들이 주장하듯이 그것이 획득습성이라 개량되고 유전으로 전해진다면 형질진화의 최고 단계라는 인간은 어째서, 즉 여러분은 어째서 그런 특기를 지니지 못했는지 설명해 보기 바란다. 곤충 역시 일솜씨는 전혀 자손에게 넘겨주지 못한다. 사람도 그런 능력이 없다.
5. 호리병벌
-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이론이라도 있는 걸까? 목적은 예측할 수 있어도 거기서 논리적으로 끌어낼 방편이 없거나 그 목적을 행하는 모습은 보여도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 그 전략이 무엇인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그것을 꼭 밝혀내고 싶다.
6. 감탕벌
- 나는 왜, 어떻게, 라는 문제게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는 습관이 있다. 나는 관찰한 사실에 대한 이유를 수긍하기 전에 증거다발부터 찾는다.
- 똑같은 행동이 다른 곳에서도 반복된다면 앞에서의 내 해석이 옳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그 행위가 반복되지 않고 계속 달라진다면 내 해석은 의미가 없다. 좀더 확실한 증명을 하기 위해 보편성을 더 찾아보자.
- 아아! 어디서 무엇인가를 찾겠다는 대담한 희망을 키워 나가려면 얼마나 강한 신념이 필요했던가. 정말 지금에 와서야 이 심정을 털어놓는다.
- 혹시 내가 나 자신의 상상력에 속은 것은 아닐까? 엄격한 논리에 근거해서 내가 증명한 이 보호법은 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과연 나의 희망을 올바른 것일까? 하지만 나는 성공했다. 정말로 성공했다. 탐구하던 것을 찾아냈다. 아니 그 이상을 찾아냈다.
- 인간이란 녀석들은 알고 싶은 욕망으로 사서 고생한다니까.
- 사랑과 인내와 숙련된 눈으로 조사하면, 벌레의 세계는 언제나 우리에게 무엇인가 불가사의한 것을 보여 주려 한다.
- 벌은 오랜 세월에 세대를 거듭하면서 우연한 시련과 맹목적인 시도로 조금씩 이어 오다가 이런 생활의 지혜를 획득했을까? 이들의 질서가 혼돈 속에서 태어났고, 그들의 예견능력은 우연에서, 지혜는 무분별에서 생겨났을까? 세상은 세포 속에 응결된 단백질 분자의 숙명적 진화에 굴복하는 것일까? 아니면 하나의 예지에 의해 지배되는 것일까? 보면 볼수록, 관찰하면 할수록, 이 예지는 불가사의로 가득 찬 세상 만물의 저 뒤편에서 스스로 빛을 발한다.
7. 진흙가위벌에 대한 새로운 연구
- 실제로 관찰한 현상은 사실상 나를 다윈의 이론에서 멀어지게 했다. 그래도 그의 성품이 훌륭하며, 학자로서의 정직한 면을 가진 것에 깊이 존경하고 있었기에 그와의 교신은 즐거운 일이었다. 이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을 때 비보가 날아들었다. 뛰어난 이 인물이 별세했다는 소식이다. 종의 기원이란 엄청난 문제를 연구하고, 이해가 불가능한 최후의 문제인 내세라는 문제와 싸우고 있었다.
- 나를 꿀벌 사육자라고 소문을 낸다. 그것이 돈을 벌어 줄지 누가 알겠느냐고!
- 나는 최초의 부정적 결과인 빙글빙글 돌리기의 결과를 다윈에게 통지했다. 성공을 기대했던 그는 실패 결과에 대단히 놀랐다. 이 문제에 또 다른 의견이 생각난 그는 다시 다른 제안을 해왔다. _ 나는 오직 그 학자의 위대한 이름 밑에 몸을 숨길 뿐, 이 생각의 추천자는 그분이라고 말할 것이다.
- 나는 알지 못하는 것을 조사할 때는 의심이 많아 그렇다와 아니다를 저울질해 보지 않고는 결론을 쉽게 내리지 않는다.
- 벌이 미친듯이 뒹군 것은 자력의 영향이었을까?
8. 우리 집 고양이
- 고양이는 여행을 잘 한다.
- 성숙한 고양이는 거리가 멀거나 가는 길을 몰라도 옛집을 찾아간다.
- 고양이와 진흙가위벌의 회귀행동을 이해하려면 다윈의 행동을 버려야 한다.
9. 붉은불개미
- 비둘기의 길잡이는 시각과 기상 상태다.
- 우리가 가진 것 외에 또 하나의 감각이 있다면, 이는 대단한 이익이며 지금보다 훨씬 더 진보하는 원인이 되지 않겠더냐! 그런데 왜 우리에게는 그것이 없는가? 그것은 생존경쟁에서도 소중한 무기임이 틀림없다.
- 벌레가 행동할 때 무엇인가 잘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나 활용하는 것이 더듬이였다. 정확히는 모르나 그들의 감각기능의 존재를 주장하고 싶을 때 우리는 항상 더듬이에다가 떠넘긴다.
- 더듬이는 벌의 정밀 기계이며, 건축가의 캠퍼스, 자, 수평, 납덩이 추에 해당하는 것이다.
- 곤충은 모두 방향을 판단하는 능력이 있다고 일반화시켜도 될까?
- 개미 한 마리의 기억! 그 한 마리의 기억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들의 기억도 우리와 같은 종류의 기억일까? 내게는 답변이 없다. 그렇지만 곤충이 한 번 찾아갔던 장소에 대한 기억은 상당히 오랫동안 정확하게 지속된다.
- 벌을 안내하는 것은 틀림없이 후각이 아니라 시각이다. 그렇지만 더듬이로 땅을 두드리고 다닌 것인 후각기관이 아니라는 말만 할 뿐이다.
10. 곤충 심리에 대하여 한마디
- 확신을 가지고 말하려면 자신이 잘 아는 범위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 우리는 노예를 해방시켰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까지도 흑인(검정 개미)를 사냥하고 있다.
- 벌레를 연구하는 것은 우리를 괴롭히던 의문을 풀어 보기 위해서입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따위의 문제 말입니다. 벌의 작은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그들의 뇌 속에서도 인간의 능력과 자매 관계인 능력이 들어 있을까? 거기에도 사고력이 있을까? 만일 우리가 풀어낼 수만 있다면 이런 문제들은 그야말로 훌륭한 문제들이며, 이것들을 설명할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훌륭한 심리학의 한 장이 열리는 것 아니겠는지! 하지만 가장 미미한 기본 단계의 연구에만 착수해도 우리는 곧 헤쳐 나갈 수 없는 불가사의가 앞을 가로막는다. 항상 그렇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 능력조차 없다. 그런 형편에 더욱더 다른 동물의 지적능력을 탐색할 수 있을까? 떨어진 진실의 이삭을 몇 개만 줍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한다.
- 이성이란 무엇인가? 이성이란 결과와 원인을 결합시키고, 그 원인으로부터 파생될 무수한 우연 중에서 결과가 요구하는 행위와 일치하도록 유도하는 능력이다.
- 말벌은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벌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목적과 부합된 행동이면 어떤 행동이든 실행한 것뿐이다. 우리는 그 행동에 추리력이 조금이라도 가미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 진흙가위벌은 오로지 자기만을 위하는 개인주의자였다.
- 누군가가 벌의 지능에서 이성의 그림자라도 보았다면, 그는 나보다 통찰력이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이다.
- 벌 역시 거의 비슷한 암흑 속에 있다. 그대 역시 이성이라곤 전혀 가진게 없구나!
- 벌에게 오직 하나뿐인 길잡이는 본능의 성향뿐이다.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이 본능이 틀림없는 안내자이다.
11. 독거미 검정배타란튤라
- 거미는 목숨을 건 모험싸움도 겁내지 않는다..
- 살육자의 과학적 본능이 벌이든 거미든 다른 동물이든 선척적 소질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얻어진 하나의 습성에 불과하는 것에 나 자신도 이렇게 이해하고 수용하도록 어떤 정신적 고문을 받더라도 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12. 대모벌
- 대모벌의 교활한 수법이란 바로 마키아벨리즘이다. (권모술수) 벌의 전술은 오직 거미를 집에서 끌어내는 것뿐이다. 이 전술만 잘 성공하면 될뿐 그 밖에는 별것이 없다.
13. 나무딸기의 주민들
- 우리에게 가장 논리적으로 보였던 문제라도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눈으로 확인하는 게 좋다.
- 나는 자연선택 법칙의 응용범위가 매우 넓은 것에 놀랐다. 하지만 내가 관찰한 사실을 거기에 맟춰 보려 했을 때는 언제나 그리고 틀림없이 모든 것이 허공으로 던져졌다. 법칙으로서는 거창하고 웅대했으나 사실 앞에서는 바람에 부푼 풍선 같다. 아주 장엄했지만 메말랐다. 도대체 세상의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은 어디에 있을까? 누가 그것을 알까? 누가 언제 그것을 알게 될까?
- 진화론 같은 무익한 법칙이 이 어둠을 밝혀 주지는 못하리라.
- 대기는 곤충에게 무엇인가를 알려 준다. 벌은 망설임 없이 공기와 더 가까운 쪽으로 향했다.
- 최초의 단백질 분자가 오랜 세월에 걸쳐 세포를 부풀리면서 진화한 최고의 표현이 이렇게 완전치 못하더란 말이냐?
14. 돌담가뢰
- 그들 무더기를 바늘로 여기저기 찔러 보면 활발히 움직여서 나는 겨우 그 녀석들이 살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밖에는 모든 것이 휴식이다.
15. 돌담가뢰의 1령 애벌레
- 뜻대로 성공 하지 못한 연구를 다음 해까지 또 기다려야 하는 참으로 괴로운 불안과 이 고민!
- 괴상한 모습의 돌담가뢰 애벌레는 7개월 동안 굶주린 상태로 줄벌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16. 남가뢰의 1령 애벌레
- 하나의 점 같은 한 마리의 이를 유도하는 감각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를 몹시 당황하게 만든다. 많은 수수께끼에 또 하나의 수수께끼가 보태진다.
17. 과변태
- 알코올에 너무 오래 담가 둔 애벌레는 내장이 녹아 버려 해부가 어렵다.
- 탈바꿈이 필요한 경우에 대하여 알려진 것이 없으며, 곤충강 전체에서도 변칙적이다. 탈바꿈이 왜 필요한지는 알 수 없어서 나는 여기에 사실을 기록하는 것마능로 그치고 해석은 미래에 맡기련다.
- 애벌레 시대에 또 다른 형태로의 전환은 곤충의 탈바꿈 양식 발달에 어떤 서막을 보인 것으로 나는 이 경우를 과변태라고 부를 것을 제안한다.
mubn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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