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일상의 기록, 누구나 15분은 유명해질 수 있다'

유재석: (밝은 목소리로) 이번 주는 '함께 성장, 두 마리 토끼' 트레바리 멤버, 순범님과 이번 모임의 책들을 읽고 느끼신 점과 '일상의 기록'에 관한 주제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순범님 바쁘신데 출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순범: (겸손한 목소리로) 아닙니다.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저같이 평범한 사람이 여기 출연할 수 있다니, 마치 거짓말 같습니다^^ 신기하네요.
유재석: (미소 지으며) 이번 트레바리 모임은 특별히 읽을 수 있는 책이 세 권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떠셨나요?
이순범: (차분한 목소리로) 좋았어요. 전 책 읽는거 좋아해서... 기록의 의미와 루틴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기록이라는 주제를 세 가지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세 권을 읽고 보니, 같은 모임 혜란님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재석: (놀라움을 표하며) 순범님, 블로그에 지난 7년 동안 약 2400권의 책을 읽고 기록하셨던데... 그동안 책을 읽고 기록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이순범: (진지한 목소리로) 39살때, 길을 잃은 것 같았어요. 이대로는 끝까지 갈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인생의 전반전이 끝날 무렵 후반전을 뛰려면 뭔가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다시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 경험해보신 적 있으세요? 우린 모두 그걸 피하기 위해 사는 건 아닐까요? 제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기록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무 변화가 없더라도, 제 딸에게 최고의 아빠는 될 수 없어도, 최선을 다했다는 변호 혹은 변명이라도 만들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저의 후반전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제가 직접 만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유재석: (따뜻한 목소리로) 따님 분 이름이 뭔가요?
이순범: (미소 지으며) 재인이입니다. 이재인.
유재석: (감탄하며) 우리 재인이와 순범님 삶의 후반전을 위해 기록을 시작하신거네요.
이순범: (끄덕이며)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유재석씨가 <무한도전>을 통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시고, <유퀴즈>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기록해가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유재석씨가 하셨던 시도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습은 새로운 지식을 얻으려는 시도이며, 기록은 그 지식을 계속 보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지식 대부분과 우리가 지닌 능력 대부분은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학습하고 축적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배운 것과 기억하는 것은 우리가 바로 우리 자신이게끔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과정을 재인이에게 주고 싶습니다.
조세호: (감탄하며) 오, 어려운 얘기네요. 저는 아직 아기가 없어서, 저도 미래의 자녀에게 무엇을 주고 싶은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순범님만의 기록의 철칙? 같은 게 있을까요?
이순범: (차분하게) 특별한 기록의 철칙 같은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유키즈에 나온 김에 세 가지 정도 생각해 본다면, 첫째, 완벽하게 기록할 필요 없다. 하지만 기록하면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다. 둘째,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개선할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 비범함(Extra-Ordinary)은 평범함(Ordinary)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리해보고 싶네요. 아마도 평범한 순범도 일상을 기록하면서 이렇게 유키즈에도 나올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유재석: (궁금한 듯) 그렇다면 순범님은 일상에서 어떤것들을 기록하시나요?
이순범: (자세하게) 매일 하는 기록의 루틴은 네 가지 입니다. 첫째, 출근하면서 네이버 오늘의 회화를 시험 보고 점수를 기록합니다, 둘째, 그날의 운동 기록, 셋째, 일의 기록, 마지막 독서의 기록입니다. 제가 읽은 책들에서 제가 사유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해서 보관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제가 그 책을 읽으면서 뭘 느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읽은 것들은 휘발되어도, 기록한 것들은 남아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기록은 영원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자료들이 모이면서 제가 알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제가 기록한 자료에서 먼저 검색해서 찾아봅니다. 저만의 제2의 뇌 같은거죠. 그리고 필요한 내용이 없다면 그런 내용의 책을 찾아 읽고 기록합니다. 그 학습의 과정을 통해, 제가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다른 나로 변해간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유재석: (회상에 잠긴 듯) 저도 예전에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 할 때 참 좋았습니다. 원래 책을 안 읽었는데, 그 프로그램을 통해 책을 읽게 됐고, 책이 집에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책이 쌓여 가는게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책이 쌓여 가는 만큼 말을 잘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조세호: (공감하며) 저도 5년 전부터 독서를 시작했고, 독서예능 '동서남북'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책과 친해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독서 뿐만 아니라 기록에 대한 것들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유재석: (퀴즈를 내며) 자, 퀴즈 드리겠습니다. 주관식 문제입니다."미래에는 누구나 15분은 유명해질수 있다." 이것은 누가 한 말일까요?
이순범: (정답을 맞히며) 정답! 앤디워홀입니다. 마치 앤디워홀이 제가 유키즈에 나올 것을 예상한 것 같네요. 트레바리 독서모임을 통해 저도 유퀴즈에 나올 수 있는 '일상 속 선물같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