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이 있었던 날, 서울에서 태어났다. 4살까지 말을 못해서 어딘가 모자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는 아기였다눕혀 놓으면 그대로 있는 순한 아기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뒤통수가 납작하며, 내성적이였고, 지금도 내성적이다. 노점에서 파는 오뎅을 먹고 싶지만 너무 부끄러워서 못 먹는 정도였다. 식당에서 밥을 혼자 먹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정도 였고, 버스에 올라타서 버스카드를 찍는 것도 나에게는 부끄러운 절차였다. 난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는 것도 너무 무섭고, 나의 감정이 전달될까봐 고개를 숨기고 피할 정도였다. 만약에 하나의 신체적 제한을 선택할 수 있다면 말을 할 수 없는 것을 선택하고 싶었다. 말, 언어라는 것은 내게 복잡함이고, 갈등의 씨앗이고, 불필요한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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