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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서 쏜 화살 / 트레바리

by mubnoos 2025. 1. 3.

결혼식에서 쏜 화살

 

 

 요즘 결혼식에 자주 참석하면서, 미혼일 때와 결혼 후에 느끼는 결혼식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는 결혼이라는 선택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경험을 통해 이해하게 되면서 생기는 변화일 것이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큰 결정을 내릴 때조차도, 우리는 그 선택의 진정한 의미를 완전히 알지 못한 채 시작한다. 이는 인생의 대부분의 중요한 선택에서도 마찬가지다.

 

결혼을 포함한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는 선택과 결단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 선택의 순간마다 반드시 등장하는 것이 질문이다. 질문은 단순히 대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출발점이며 삶을 이끄는 중요한 도구다. 연애, 결혼, 직업, 그리고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모든 과정에서 질문과 선택을 통해 우리는 더 명확한 길을 찾는다.

 

연애를 시작할때, “우리 사귈래?”라는 질문은 관계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 대답은 연애의 시작을 열어준다. 반대로, 이런 질문이 없다면 관계는 애매모호한 썸의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결혼 역시 마찬가지다. “나와 결혼해줄래?”라는 질문 없이는 결혼이라는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 이처럼 질문은 선택의 출발점이자, 삶을 새롭게 이끄는 도구다.

 

결혼식에서 주례자가 묻는 질문,  “평생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겠는가?”에 신랑 신부는 큰 목소리로 세 번이나 (베드로처럼) “네!”라고 답한다. 그러나 결혼의 다짐만으로 모든 갈등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혼의 과정은 그 질문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결혼 생활은 두 사람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조율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질문의 연속이다. “어떻게 해야 싸우지 않을까?”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들이 결혼 생활의 질을 결정짓는다.

 

질문은 비단 관계의 시작과 유지를 넘어서,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삶을 원하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질문은 선택의 씨앗을 뿌리고, 응답은 그 씨앗을 현실로 키워낸다. 특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질문은 더욱 중요하다. 미래가 두려울 때, “10년 후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도와준다. 위기를 겪고 있다면, “이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같은 질문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출발점이 된다.

 

질문은 변화를 유도한다. “내가 정말 잘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삶의 방향을 점검하게 하고,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은 목표를 구체화하게 만든다.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도 질문은 우리의 길잡이가 된다. 결국 질문은 단순히 선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행동으로 이끄는 촉매제가 된다. 삶은 질문의 연속이며, 선택은 그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우리는 질문을 통해 성장하고, 선택을 통해 변화한다. 질문은 더 나은 선택과 삶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삶의 방향이 모호할 때일수록 질문은 우리에게 길을 제시하고, 행동할 용기를 준다. 

 

질문은 활시위를 당긴 화살과 같다. 한 번 활시위를 당겨 화살을 쏘면, 그 화살은 목표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한다. 되돌릴 수 없는 이 과정처럼, 질문을 던지는 순간 우리는 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질문이 없는 삶은 정지된 활처럼 고요할 수 있지만, 활시위를 당긴 화살은 반드시 앞으로 나아간다. 질문을 던지고 나면, 설령 답이 없더라도 그 답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사랑은 뭘까?" 같은 질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