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아홉 개의 뜬구름 같은 꿈
「구운몽」은 조선 숙종 때 김만중(金萬重)이 지은 고전 소설이다. 불도를 수행하는 성진이 우연히 팔선녀를 만나 속세에 대한 욕망을 품게 된 뒤, 양소유라는 남자로 태어나 8명의 여자와 혼인하고 높은 관직에 올라 부귀공명을 이루는 꿈을 꾼다는 내용이다.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환몽 구조로 이루어진 한국 고전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중국 당나라 때 남악 형산 연화봉에 서역으로부터 불교를 전하러 온 육관대사가 법당을 짓고 불법을 베풀었는데, 동정호의 용왕도 이에 참석한다. 육관대사는 제자인 성진을 용왕에게 사례하러 보낸다. 이때 형산의 선녀인 위 부인도 팔선녀를 육관대사에게 보내 인사를 전한다. 용왕의 후대로 술이 취하여 돌아오던 성진은 연화봉을 구경하던 팔선녀와 석교에서 만나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희롱한다. 선방에 돌아온 성진은 팔선녀의 미모에 도취되어 불문의 적막함에 회의를 느끼고 속세의 부귀와 공명을 원하다가 육관대사에 의하여 팔선녀와 함께 지옥으로 추방된다.
성진은 회남 수주현에 사는 양 처사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양 처사는 신선이 되기 위해 집을 떠났다. 아버지 없이 자란 양소유는 15세에 과거를 보러 경사로 가던 중 화음현에 이르러 진 어사의 딸 채봉을 만나 서로 마음이 맞아 혼약한다. 그때 구사량(九士良)이 난을 일으켜 양소유는 남전산으로 피신하였는데, 그곳에서 도사를 만나 음률을 배운다. 한편, 진채봉은 아버지가 죽은 뒤 관원에게 잡혀 경사로 끌려간다.
이듬해 다시 과거를 보러 서울로 올라가던 양소유는 낙양 천진교의 시회(詩會)에 참석하였다가 기생 계섬월과 인연을 맺는다. 경사에 당도한 양소유는 어머니의 친척인 두련사의 주선으로 거문고를 탄다는 구실로 여관(女冠)으로 가장하여 정 사도의 딸 경패를 만나는 데 성공한다. 과거에 급제한 양소유는 정 사도의 사위로 정해졌는데, 정경패는 양소유가 자신에게 준 모욕을 갚는다는 명목으로 시비 가춘운으로 하여금 선녀처럼 꾸며 양소유를 유혹하여 두 사람이 인연을 맺도록 한다. 이때 하북의 세 왕이 역모하려 하니 양소유가 절도사로 나가 이들을 다스린다. 돌아오는 길에 계섬월을 만나 운우(雲雨)의 정을 나누었는데, 이튿날 보니 하북의 명기 적경홍이었다. 양소유는 두 여자와 후일을 기약하고 상경하여 예부 상서가 된다.
한편 진채봉은 서울로 잡혀온 뒤 궁녀가 되었는데, 어느 날 황제가 베푼 자리에서 양소유를 보고 그의 환선시(紈扇詩)에 차운(次韻)하여 애타게 된다. 까닭을 물어 진채봉과 양소유의 관계를 알게 된 황제는 이를 용서한다. 양소유는 어느 날 밤에 황제의 누이인 난양 공주의 퉁소 소리에 화답한 것이 인연이 되어 황태후의 사위로 간택되지만, 정경패와의 혼약을 이유로 이를 물리치다가 옥에 갇힌다. 그때 토번왕이 쳐들어와서 양소유가 대원수가 되어 출전한다. 진중에서 토번왕이 보낸 여자 자객 심요연과 인연을 맺게 되고, 심요연은 자신의 사부에게 돌아가면서 후일을 기약한다.
양소유는 백룡담에서 용왕의 딸인 백릉파를 도와주고 그녀와 또 인연을 맺는다. 그 사이 난양 공주는 양소유와의 혼약이 어그러져 실심한 정경패를 만나 보고, 그 인물에 감탄하여 형제의 의를 맺어 정경패를 제1공주인 영양 공주가 되게 한다. 토번왕을 물리치고 돌아온 양소유는 위국공에 봉해진다. 그리고 영양 공주 및 난양 공주와 혼인한 후, 궁녀 진씨와 만나 동침하는 가운데 그녀가 진채봉임을 확인하게 된다.
양소유는 고향으로 가서 늙은 어머니를 경사로 모시고 오다가 낙양에 들러 계섬월과 적경홍을 데리고 오니, 심요연과 백릉파도 찾아와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양소유는 2처 6첩을 거느리고 일가가 화평하고 즐거운 가운데 부귀공명을 누리며 살아간다. 생일을 맞아 종남산에 올라가 가무를 즐기던 양소유는 역대 영웅들의 황폐한 무덤을 보고 문득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비회에 잠긴다. 이에 9인이 인간 세계의 무상과 허무를 논하며 장차 불도를 닦아 영생을 구하자고 한다. 그때 한 호승이 찾아와 문답하는 가운데 꿈에서 깨어나니, 육관대사의 앞에 있었다. 본래의 성진으로 돌아와 죄를 뉘우치고 육관대사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데, 팔선녀가 찾아와 대사의 가르침을 구한다. 이에 육관대사가 설법을 베푸니, 성진과 팔선녀는 본성을 깨우치고 적멸(寂滅)의 큰 도를 얻어 극락세계에 돌아간다.
사씨남정기
「사씨남정기」는 조선 후기에 서포 김만중(金萬重)이 지은 고전소설이다. 사씨가 교채란의 음모로 인해 시댁에서 쫓겨나 온갖 역경을 딛고 시댁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사씨의 행적을 통해 당시 조선 사회에서 바라던 이상적인 여성상을 그리고 있다. 가정소설·규범소설·세정소설 등 다양하게 분류되며, 이후 창작된 소설에 큰 영향을 끼친다.
명나라 가정(嘉靖) 연간(年間)에 금릉(金陵) 순천부에 사는 유현(劉炫)이라는 명신(名臣)은 늦게서야 아들 연수(延壽)를 얻는다. 유현의 부인 최씨는 유연수를 낳고 세상을 떠난다.
유연수는 15세에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壯元及第)하고 한림학사(翰林學士)에 제수(除授)되었으나, 아직 나이가 어리므로 10년을 더 수학(修學)하고 나서 관직(官職)에 나아가겠다고 한다. 천자(天子)는 특별히 본직(本職)을 띠고 유연수에게 6년 동안의 여가(餘暇)를 준다.
유연수는 덕성(德性)과 재주 · 학식(學識)을 겸비(兼備)한 사정옥(謝貞玉)과 혼인한다. 사씨는 유연수와의 금슬(琴瑟)이 좋았으나, 9년이 지나도 아이를 낳지 못하였다. 이에 사씨는 남편에게 새로이 여자를 얻기를 권한다. 유연수는 사씨의 권유를 거절하다가, 사씨의 거듭된 설득에 마지못해 교채란(喬彩鸞)을 새 여자로 맞아들인다.
교씨는 천성(天性)이 간악(奸惡)하고 질투와 시기심(猜忌心)이 강한 여자로, 겉으로는 사씨를 존경하는 척하나 속으로는 증오한다. 그러던 중 교씨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면서, 자기가 본처(本妻)가 되려고 마음먹는다. 이를 위해 교씨는 문객(門客) 동청(董淸)과 모의(謀議)하여 남편 유연수에게 사씨를 모함(謀陷)한다.
유연수는 처음에 교씨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교씨가 자신이 낳은 아들을 죽이고 그 죄를 사씨에게 뒤집어씌우자, 유연수는 사씨를 집에서 내쫓고 교씨를 본처로 맞이한다. 교씨의 간악함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교씨는 문객 동청과 간통(姦通)하면서, 유연수의 전 재산을 탈취(奪取)하여 동청과 도망가서 같이 살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동청은 유연수를 천자에게 참소하여 유배(流配)시키는 데에 성공한다.
유연수를 고발한 공으로 지방관(地方官)이 된 동청은 교씨와 함께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는 등 갖은 악행을 저지른다. 이때 조정(朝廷)에서는 유연수에 대한 혐의(嫌疑)를 풀어 그를 다시 불러들이고, 충신(忠臣)을 참소한 동청을 처형하기로 한다.
유배당한 유연수는 비로소 교씨와 동청의 간계(奸計)에 속은 것을 깨닫고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친다. 유배가 풀려 고향으로 돌아온 유연수는 사방으로 탐문(探問)하여 사씨의 행방을 찾는다.
한편, 남편 유연수가 돌아왔다는 소문을 들은 사씨는 산사(山寺)에서 나와 남편을 찾으러 나선다. 사씨와 유연수는 길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다. 유연수는 사씨에게 지난날 자기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간악한 교씨와 동청을 잡아 처형하였다. 그리고 사씨를 다시 본처로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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