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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가 / 주창윤

by mubnoos 2023. 7. 29.

 

 

프롤로그

사랑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겠다는 선택은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때론 사랑을 하지 못하는 것이 열등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사랑은 상대방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개인의 열망이 잘 드러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서 독특한 한 개인의 개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인정받아야 한다. 

 

ㆍ썸타기는 사랑의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랑법이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받기 싫어하며 사랑의 실패로 인한 감정소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로 썸타기이다. 썸타기는 불안정성을 줄이려는 노력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합리성을 갖지만,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불안의 표현이기도 하다. 

 

ㆍ사랑을 이루는 핵심요소는 열정과 낭만이지만, 지금은 다른 중요한 요인들이 추가된다. 그것은 바로 인정욕구와 불안감이다. 인정욕구는 말그대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다. 불안감을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지 못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열정과 낭만이 두 사람 사이의 개인적 관계에서 비롯되는 초월적 가치라면, 인정욕구와 불안감은 사랑을 극복하고 싶어 하는 현실적 가치이다. 

 

ㆍ미디어와 네트워크는 사람 사이의 연결을 확장하지만, 도리어 개인과 개인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는 비개인화 과정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우리는 더욱더 자신의 존재감을 찾고자 갈망한다. 존재감은 혼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얻어진다. 비개인화되고 있는 것만큼,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야 하는 필요성은 증가한다. 

 

ㆍ우리는 '관계의 시대'를 넘어 '연결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사랑은 관계가 아닌 연결이 되었다. 관계는 안정성을 기반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다고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연결은 마치 컴퓨터에서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하듯이,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면 끊거나 다시 연결할 수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연결에 집착하고 있다. 홀로 남겨져 있다는 불안감이 새로운 연결하기를 부추기는 것이다. 

 

사랑이 중요한 이유는, 과연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실존적 불안'으로부터 구원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1장 미켈란젤로의 발견

ㆍ자신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잘 보이고 싶다는 의지이고, 자신을 상대에게 맞추어 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ㆍ매혹은 상대방에게 특별함을 발견하는 것이다. 

 

ㆍ사랑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2장 사이 메우기

ㆍ사랑이 사이를 메우는 감정적 체험과 행위라면, 그것은 대부분 언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사랑의 대화는 나를 다른 사람과 구별 짓는 소통이다. 나는 자신을 상대에게 말함으로써, 그의 세계 속으로 들어간다. 자신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한 개인이 다른 세계와 맺는 관계의 첫걸음이다. 그러므로 '사이'를 메우는 언어는 나에 대한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3장 디지털 사랑: 관계 맺기와 연결하기

ㆍ사랑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주는 것이다. - 라캉

 

ㆍ사랑은 상대방과 내가 하나가 되는 이상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상호 인정이므로 일정 거리를 유지할 때 안정적으로 지속된다. 서로 다른 두 이방인이 만나면 갈등은 피할 수 없다. 



4장 에로스의 거울보기

ㆍ사랑은 모든 감정들의 근원이며, 다른 모든 열정들의 기원이자 원칙이다. 사랑은 원초적이고 인간에게 내재하며 모든 감정보다 앞서서 존재한다. 그 외의 모든 감정들은 어떤 의미에서 그 사랑의 변형에 지나지 않는다. - 장 자크 루소

 

ㆍ사랑을 하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 욕망이 피어 오른다. 

 

ㆍ섹스는 감정의 유무와 관계없이 소비할 수 있는 공공의 자신이 되어버렸다. 

 

ㆍ성적관계의 고유한 특징은 '함께 있음'이며, 가까움 속에서 외부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사람 사이의 관계의 의미는 관계 자체로부터 충족된다. 자신의 체험이 곧 상대방의 체험이며, 상대방의 체험은 나의 체험이기도 하다. 섹스는 욕체적으로 함께 즐기면서 자신의 고유한 욕망과 그 충족을 넘어 타인의 욕망까지 욕망하는 경험이며, 이에 더해 타인도 욕망되기를 바란다는 것도 함께 경험하는 것이다. 

 




5장 사랑의 역사

ㆍ소크라테스는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말한 최초의 이론가이다. 

1) 에로스 (연인)

2) 스토르게 (가족)

3) 크세니아 (이방인, 손님)

4) 필리아 (친구, 사회관계)

5) 아가페 (자기희생적, 무조건적)

 

ㆍ사랑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감정에 이끌리는 신비한 경험이다. 




6장 기억의 공유

ㆍ사랑의 기억은 우리가 잊어버리고 싶다고 해서 잊혀지는 것이 아니며, 사랑의 운명 역시 우리가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7장 ‘또 다른 나’의 발견

ㆍ하나의 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자신 안에 다른 성에 대한 기다림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성은 우리가 타고난 결핍감을 고통스럽게 느끼게 함으로써, 이타성 안에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ㆍ소유방식이 나를 중심으로 세상과 맺는 이기적 관계라면, 존재양식은 나의 능력을 생산적으로 활용해서 타자와 맺는 이타적 관계이다. 

 

ㆍ사랑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8장 내 안의 타자

ㆍ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운명을 추구하는 것, 자신의 자아를 저 밑바닥까지 찾아 헤매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달성된다. 

 

ㆍ사랑이라는 감정은 정신 속에서 구성되는 듯하지만, 사랑은 두 사람 사이에 형성되어온 감각적 경험들이라는 점에서 사랑의 주체는 영혼이 아니라 신체라고 할 수 있다. 

 




9장 비눗방울의 상처

ㆍ질투와 의심은 사랑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질투는 보편적인 경험이지만, 연인에게 애착불안이 있거나 관계 의존도가 높은 사람에게 심각하게 나타난다. 질투는 자존심과 정체성과도 깊이 관련되어 있다. 

 

ㆍ남자는 여자보다 더 쉽게 사랑에 빠지고, 관계가 깨졌을 때도 더 오랫동안 그 사랑을 가슴 속에 간직한다. 대개의 경우 사랑이 끝났을 때 먼저 털고 일어나는 쪽이 여자이며, 그것이 끝났을 때 더 오랫동안 고통 받는 쪽이 남자다. 연애의 실패를 비관하며 자살을 선택하는 쪽은 여자보다 남자가 세 배가 더 많았다. 

 



10장 사랑의 과학

ㆍ옥시토신은 포유류에게만 발견되는데 두뇌와 혈액에서 생산된다. 옥시토신은 여성이 출산하거나 수유할 때 분비되고,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과정에서도 나오는 신경화학물질로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