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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물질의 화학 / 김병민

by mubnoos 2022.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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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ㆍ과학은 세상을 알아가는 데에 있어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는 과정이다. 그러면서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한다. 과학에는 사회적 가치도 존재한다. 분명 사회적인 이익과 효율을 염두에 두고 행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최대 다수의 이익을 위한 편협한 공리주의적 태도로 빠지기도 한다. 과학의 언어와 논리가 그렇다.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이 정해지고 현상에 대해 여러 변수를 추출하고 인과관계 혹은 상관관계를 수학적 언어로 풀어가며 답을 구하려 한다. 하지만 다른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가 어떻게 연결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특히 물질은 물질을 둘러싼 모든 것들과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젼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익과 효율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물질의 의미에 대한 질문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인류가 물질을 두고 어떻게 윤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ㆍ우리는 물질을 더욱더 입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1장 물질을 알아가다

 

1. 알고 있었으나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물질들

ㆍ가습기 살균제 물질을 쓰지 않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수많은 일상 제품에 살균 물질을 쓰지 않았다면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에 의한 질병 피해가 더 심각했을지 모른다. 안전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생활 제품 속 살균제는 분명 인류에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가습기에 살균제를 사용한 것은 분명 잘못된 선택이었다. 

 

ㆍ니코틴 성분도 일종의 살충제다. 

 


2. 윤리를 망각한 현대판 연금술사

ㆍ성장과 효율이라는 단어 앞에서 질문이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ㆍ과학에서 가설이 이론이 되기 위한 가장 큰 조건이 있다. 모든 실험과 증명의 과정에서 오류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에 비로소 이론이 되고 법칙이 된다. 이론으로 성립됐다 해도 이후 오류가 하나라도 나타나면 이론은 실패로 끝난다. 화학물질과 같은 과학적 산물을 다룰 때는 과학자든 관리자든 모두 과학적 태도를 갖춰야 한다. 

 


3.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논한다는 것

ㆍ모든 것은 독이며, 독이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독의 유무를 정하는 것은 오직 용량뿐이다. 

 

ㆍ위해성은 단순하게 접근할 수 없는 입체적 기준이다. 

 

 


4. 원자와 원소

ㆍ화학은 반응과 변화의 학문이다. 사실 반응의 주역은 대부분 전자다. 

 

ㆍ어떤 것도 사라지지 않고 만들어지지 않으며 모든 것은 변화할 뿐이다. - 라부아지에

 

 


5. 화학은 전자의 이야기

ㆍ전자는 입자물리학에서 정의하는 렙톤의 한 종류이고 분명 원자 안에서 운동하고 있다. 전자의 운동이 중요하지만, 화학에서는 원자뿐만 아니라 분자에서도 전자가 어디에 존재하느냐가 관심사항이다. 전자의 위치가 다른 원자나 분자와의 반응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거시세계에서 관찰 대상은 시간 변화에 따른 위치 변화를 통해 속도와 같은 운동량이 정해지고 속도는 방향을 가지므로 위치가 예측되고 결정된다. 하지만 원자 크기의 미시세계에 존재하는 전자는 철저하게 양자역학 법칙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 이러한 이해의 기준이 통하지 않는다. 

 

ㆍ전자의 위치는 속도와 관계되는 운동량이 모호한 상태에서 확률적 분포, 그러니까 원자핵 주변에서 발견될 확률이 ㅁ낳은 위치의 집합으로 표현된다. 

 

ㆍ전자는 입자이면서도 파동성을 가진다. 

 

ㆍ원자끼리 전자를 어떻게 주고받느냐 혹은 어떻게 공유하고 나눠 가지느냐가 바로 분자와 물질이 만들어지는 핵심이다. 화학에서 결합을 통해 물질이 만들어지는 핵심이 바로 전자이기 때문에 화학을 전자의 학문이라고 하는 것이다. 화학은 전자의 이야기이다. 

 

 


6. 고작 100개 남짓인 재료로 만드는 세상

우리 인체는 복잡하고 정교한 시스템이지만 간혹 예상과 다른 엉뚱한 작동을 하기도 한다. 방부제인 파라벤이나 화학물질 비스페놀A를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몸에서 받아들여 이상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분자로 구성된 화학물질이 아닌 단순한 원소 하나도 우리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다. 그 원소가 우리 몸을 구성하지 않는 원소인 경우에는 분명 예측하지 못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7. 아연과 수은의 동거

ㆍ분해되지 않고 바로 몸에서 사용되는 영양소가 있다. 분해되지 않는다면 가장 작은 물질일 것이다. 바로 원자 상태의 물질을 말하는데 무기질이라 부르기도 하는 미네랄이다. 그래서 3대 영양소에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해 5대 영양소라 한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미네랄, 비타민)

 

ㆍ아연이 부족하면 정자가 형성되기 어렵다. 정력과 관련한 건강 보조제나 천연 식품인 굴에는 아연이 들어 있다. 

 

ㆍ상대적으로 수은은 우주와 지구에 존재하는 양이 적다. 인류는 진화하며 아연이라는 풍부한 금속 원소를 선택하고 적극적으로 섭취했다. 반면에 수은은 필요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독이 된 것이다. 

 

ㆍ필요없는 것들이 몸에 들어오더라도 축적돼 독이 되기 전에 배출된다. 진화하며 불필요한 것을 배출하는 방법을 학습한 것이다. 하지만 수은이 몸에 들어오면 배출이 잘 되지 않는다. 이유는 아연과 화학적 성질이 닮았기 때문이다. 

 

ㆍ지방에 잘 녹는 수은화합물은 뇌혈관의 장벽을 지나 뇌로 흘러가 뇌세포의 노화는 물론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질환을 일으킨다.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의 화학 공장에서 바다로 배출된 폐수로 오염된 어폐류를 먹은 주민에게 집단 발병한 미나마타병은 신경학적 이상 증상인 대표적 수은 중독 사례이다. 

 

ㆍ수은은 형광등 안에 기체로 존재한다. 형광등에서 수은의 역할은 무엇일까? 형광등의 필라멘트에서 방전되어 나온 열 전자가 수은에 부딪치면 자외선 빛이 나온다. 

 

ㆍ인체에는 수은을 자제적으로 해독하는 능력도 있으니 과도한 두려움이나 경계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2장 물질을 이해하다

 

 

1. 물질은 왜 만들어질까

ㆍ정전기는 움직이지 않는 전자들의 뭉치이다. 도체인 전선을 따라 흐르는 것도 전자다.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물질로 서로 교환하는 존재가 전자이고 우리가 쓰는 핸드폰도 그 전자의 흐름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렇게 전자는 원자에서 탈출하기도 한다. 

 

ㆍ전자의 가장 큰 역할은 결합의 매개다. 원자는 다른 원자가 가진 전자를 마치 원래부터 자신의 것인 양 취급하며 다른 원자를 자신 곁에 둔다. 이 행위가 원자 간 결합이다. 

 

분자는 2개 이상의 원자가 결합하거나 결정을 이룬 모든 상태를 말한다. 

 

ㆍ세상의 대부분의 물질은 이렇게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원소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원자들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결합하려고 한다. 

 

ㆍ화학의 전자의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소들이 전자를 뺴앗고 빼앗기거나, 버리거나 얻어 오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화학의 전부라고 해도 좋다. 우리는 이것을 '반응'이라고 하고 그 결과를 '변화'라고 한다. 이런 반응으로 반응물이 변화해 새로운 생성물이 만들어지며 세상을 이루는 것이다. 

 

ㆍ모든 물질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에너지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가령 상온에서 뜨거운 물이 차갑게 식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이 뜨거운 이유는 에너지를 가득 머금은 물 분자가 서로 충돌하며 열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결국 큰 운동에너지를 작은 운동에너지로 자발적으로 바꾸며 안정 상태로 간다. 

 

ㆍ진동은 주기가 있는 변화이다. 

 

 

 


2. 물질은 모양만 변할 뿐 재료는 사라지지 않는다

ㆍ생명체는 스스로 원소를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원소를 결합하고 결합한 물질을 분해하는 능력을 키워왔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다. 

 

ㆍ과학에는 늘 이면이 존재하고 자연의 흐름에서 어긋난 인간의 개입으로 늘 풍선효과가 생겨났다. 

 

ㆍ어는 순간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반응공학적 시선에서 보면 이런 상태를 일종의 평형 상태 Equilibrium 라고 할 수 있다. 평형에 이르겄다는 것은 반응이 끝나고 반응물이 모두 생성물이 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더 이상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생성물이 다시 역반응에 의해 반응물로 분해되고 있는 것이다. 그 평형 상태는 화학에서 무척 중요한 지점이다. 가령 질소가 모두 질산 이온이 되지 않는 것은 반응의 평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평형이다. 

 

'변화는 있지만 변함은 없다.'

물질과 원소를 두고 한 말이다.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물질은 다르다. 

 

 

 

3. 인류 문명에 큰 영향을 준 물질

ㆍ20세기 이후 인류 문명을 크게 변화시킨 물질을 꼽으라면 단연 탄소와 규소다. 

 

ㆍ석탄과 석유의 등장으로 탄소를 중심으로 한 유기화학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유기화합물을 만들게 되었고 대표적인 고분자 화합물인 플라스틱을 등장시켰다. 모래의 성분인 규소는 반도체의 성분이다. 탄소와 규소는 현대 인류 문명을 변화시킨 주요 원소가 된 셈이다. 

 

 

 


4. 배열과 결합의 분자 건축

ㆍ실제로 다이아몬드는 모스경도계 기준으로 가장 강한 물질에 해당한다. 

 

ㆍ만약 화재가 일어나 보석함을 태운다면 그 속의 진품 다이아몬드는 이산화탄소로 변해 완전히 사라진다. 애석하게도 그렇게 사라진다면 진품이다. 반면 모조 다이아몬드는 금속산화물로 화재에 잘 버텨 남아 있게 된다. 1772년 라부아지에는 연소 반응으로 다이아몬드가 숯과 같은 물질임을 알아냈다. 

 

ㆍ다이아몬드와 흑연은 다른 불순물 없이 탄소 원자만으로 이뤄진 물질이다. 가장 영롱한 투명체인 다이아몬드는 탄소 원자들만으로 강하게 결합한 물질임에도 도무지 검은색의 어떠한 것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다이아몬드는 색 없이 투명하다. 

 

 

 

1 Metha Mono
2 Etha Di
3 Propa Tri
4 Buta Tetra
5 Penta
6 Hexa
7 Hepta
8 Octa
9 Nona
10 Deca

 

 

 


5. 인간의 욕망을 닮은 화학

ㆍ유기물은 탄소를 중심으로 한 화합물을 의미한다. 

 

ㆍ화학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수천 년을 지배했던 연금술의 시대부터 지금의 화학 산업 전성기까지 화학은 인간의 욕망에 닿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물질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탐구했던 과학 정신도 있었지만, 영원한 부와 생명을 얻기 위한 인간의 욕망으로 시작되고 지속된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자연은 경쟁 상대가 없는 거장이다. 그런 자연이 만든 물질의 분자구조를 미세하게 변형할 수 있는 인류의 능력은 분명 축복일 수 있다.  - 하지만 아무리 성공한 과학적 결과도 나쁜 방식으로 인류의 운명에 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6. 지구의 시간을 꺼내다

ㆍ지각 아래로 1km를 내려갈 때마다 섭씨 30도씩 올라간다. 깊은 갱도는 그야말로 사우나인 셈이다. 지각 아래로 몇 킬로미터, 지각이 누르는 고압에 100도가 넘는 고온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석탄기 식물은 진화하며 리그린이라는 유기물을 세포벽에 두르기 시작했는데, 당시 미생물은 이런 리그린을 분해하지 못했다. 식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휘발성 물질이 빠져나가며 고농도로 농축된 탄소 물질이 석탄인 것이다. 

 

ㆍ지구 중심으로 100m만 내려가도 섭씨 3도씩 올라간다. 석탄은 몇 킬로미터 아래의 고온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탄화된 물질이다. 

 

ㆍ원유는 말 그대로 지각에 존재하는 천연 상태의 물질을 말한다. 반면, 석유는 분류와 정제 과정을 거친 물질을 말한다.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지구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화학적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귀한 자원이다. 다시는 석탄을 만들 수 없을지 모른다. 석탄은 식물의 리그닌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없었던 시기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석유라고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석탄과 석유는 과거에 태양이 지구에 쏟아부었던 에너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광합성의 산물인 셈이다. 인류가 이 물질을 지각에서 꺼내 에너지로 쓰게 되면서 일어난 사건이 바로 산업혁명이다. 과거의 시간을 꺼낸, 그러니까 인류가 대지의 비밀을 알아낸 사건이다. 인류는 이때부터 어머니의 젖을 빨 듯 대지의 검은 양분을 먹이로 편의를 누리며 성장했다. 성장에 도취돼 지각에 묻힌 탄소를 대기로 끊임없이 올려 보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별 고민 없이 그리했다. 기후 위기를 일으킬 정도의 재앙을 가두었던 자물쇠를 푼 열쇠가 바로 화석연료와 열기관이다.

 


7. 새로운 물질의 등장

ㆍ석유라는 정식 이름이 붙여지기 전에는 '역청'이라 불렸다.  - 이 역청 물질이 아스팔트다. 휘발성 유분이 남아 있는 검은 물질은 인류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물질이었다. 인류는 그 기원을 죽은 고래의 피로 생각했고 그것에 어울리게 대우했다. 영험한 힘이 있다고 생각해 귀하게 다뤘다. 심지어 만병통치약으로 여겨 상처에 바르거나 해열을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ㆍ산소를 차단한 진공상태에서 석탄을 고온으로 건류하면 메탄과 수소, 일산화탄소 등을 얻을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수소를 모아, 최근 대체에너지로 부상하는 수소 에너지로 사용한다. 수소 에너지를 완전히 친환경 에너지 범주에 넣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8. 물질의 본성

ㆍ세상은 화학이 지배한다. 우리 모든 일상에서 마주하는 대부분의 사물과 현상을 화학의 언어로 셜멍할 수 있다. 화학은 반응과 변화의 학문이고 그 대상이 물질이다. 결국 다른 학문보다 물질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학문이기도 하다. 

 

ㆍ구조가 기능을 만든다. 

 

ㆍ탄소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는 지구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배열된 결정체다. 다이아몬드와 유사한 투명한 유리도 결정체일까? 유리 결정은 특별한 규칙을 가지지 않은 비결정 구조다. 규쇼와 규소 사이에 산소가 잔뜩 들어가 단단히 고정된 거대한 그물 덩어리이다. 그럼에도 투명한 이유는 빛이 전자기파이기 떄문이다. 가시광선이 물질이 결합한 틈을 피해 반대편으로 뚫고 나온 것이 아니라 물질이 전자기파 특정 진동을 그대로 흡수하고 그 전자기파를 그대로 방출했기 때문이다. 대신 자와선은 유리를 통과하지 못한다. 유리 물질은 자외선 진동을 흡수한다. 유리는 흡수한 에너지를 방출하지 않고 유리 물질을 진동시킨다. 뜨거운 여름날 유리가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지는 이유는 흡수된 에너지가 유리 분자를 진동하며 빛 대신 열에너지를 그대로 방출하기 때문이다. 

 

ㆍ금속은 홑원소 물질이고 뭉쳐 있는 형태다. 결정 고체는 물질 전체에 걸쳐 주기적으로 반복된느 원자 단위의 구조로 질서 있게 배열돼 있다. 

 

ㆍ성질을 규정하는 배경에 물질의 구조가 영향을 미친다. 구조가 기능을 만들기 때문이다. 물질의 성질을 찾아내 문명을 이루어온 인류는 어느 순간부터 물질의 구조를 바꾸거나 새로운 구조를 만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성질을 가진 신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자연의 거대한 힘을 흉내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탄소가 있었다. 물질의 기능에는 분자구조가 영향을 준다고 했는데, 결국 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분자의 뼈대이다. 물질의 골격을 이루려면 강하게 결합해야 하지만 동시에 다른 원소 혹은 화합물과 잘 반응하는 유연함도 가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탄소는 다른 어떤 원소보다 장점이 있다. 

 

 

 

 


3장 새로운 물질을 만들다

 


1. 탄소 하나로 시작하다 - 메탄, 클로로포름, 메탄올

ㆍ탄소화합물은 유기화학의 근간이며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인류는 천연 재료인 석유의 정제 공정을 통해 다양한 탄화수소 물질을 얻는다. 그리고 자연을 흉내 내 세상에 없던 물질을 만들어 문명을 채워왔다. 화석연료에는 특별한 물질, 바로 '탄소'가 있기 때문이다. 

 

ㆍ메탄은 그 자체로 안정된 물질이다. 이 말은 메탄이 다른 물질과 잘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ㆍ최근 판매되는 워셔액은 대부분 에탄올 성분이지만 다직도 메탄올로 만들어진 워셔액이 유통되고 있다. 두 물질은 물에 잘 녹는 성질과 연소가 잘 되는 공통점이 있지만, 확연한 성질 차이도 있다. 에탄올은 섭취가 가능한 반면, 메탄올은 소량이어도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시신경에 치명적 손상을 준다. 자동차 워셔액을 분사할 때 환기구를 통해 알코올 향을 맡게 되는데, 크기가 작은 알코올 분자는 휘발성이 강해 공기를 타고 쉽게 인체로 흡입된다. - 메탄올 가격이 에탄올 가격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2. 불개미 끓이기를 멈추다 - 포름알데히드와 포름산

ㆍ유기물의 부패는 미생물에 의해 일어난다. 과학실 해부된 표본들이 썪지 않게 하는 투명한 액체는 미생물의 증식을 방해하는 기능을 한다. 이 액체는 일종의 방부제인 포르말린이다. 포르말린은 포름알데히드가 약 35~40% 정도 물에 녹아 있는 물질 이름이다. 포름알데히드는 바로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ㆍ물질을 이룬 분자나 원자가 양성자나 전자를 잃는 과정이 산화이고 거꾸로 얻게 되면 환원이라고 한다. 

 

ㆍ물질에 독성이 있다는 의미는 반응성이 좋다는 말로 순화할 수 있다. 

 

 

3. 탄소 두 개가 만나다 - 에탄, 에틸렌, 아세틸렌

ㆍ에틸렌은 불포화 탄화수소다. 

 

ㆍ에틸렌은 에탄보다 다른 화합물과 쉽게 반응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에틸렌은 화학 산업의 쌀로 불린다. 수많은 화학물질이 에틸렌 분자를 출발점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4. 신의 물방울, 에탄올

ㆍ모든 알코올이 술이 원료는 아니다. 알코올은 훨씬 더 광범위한 정의이고 알코올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 셈이다.

 

에탄올은 단백질을 응고시키기 때문에 소독 및 살균 작용을 한다. 

 


5. 독과 식초 - 아세트알데히드와 아세트산

ㆍ아세트산은 우리말로 초산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아는 식초는 아세트산이 약 3% 들어 있는 물질이다. 시큼한 향이 바로 아세트산의 물성이다. 식용 식초는 당의 발효 후 생성되는 알코올을 산화시켜 만드는데, 우리가 마신 술이 몸에서 산화하는 과정과 정확히 겹친다. 결국 술을 마신다는 것은 몸 안에서 식초를 만드는 것과 유사한 기작을 하는 것이다. 음주 후 다음 날 소변에서 시큼한 향을 맡는다면 아세트산이 만들어졌다는 증거이고 몸에서 알코올의 분해가 거의 완료됐다고 생각하면 된다. 

 

6. 탄소 세 개가 만났을 때 - 이소프로필 알코올과 아세톤, 그리고 수족관

ㆍ수족관 관찰창은 유리가 아닌 다른 물질이다. 유리가 두꺼워지면 투명도가 현저하게 떨어져 반대편을 잘 볼 수가 없다. - 아크릴 수지이다. 

 

 

7. 자동차 부동액을 먹고 바른다고? - 프로필렌 글라이콜

ㆍ부동액은 얼지 않는 액체라는 의미이지만 엔진과 같은 장치가 과열되어 망가지는 것을 방지하는 일종의 냉각수이다. 

 

 

8. 네 개 이상의 탄화수소 - 석유화학 산업의 발전

ㆍ에너지 언덕 높이를 낮추면 적은 에너지로도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언덕을 낮추는 물질을 '촉매'라고 한다. 

 

 


9. 연료를 얻기 위한 화학적 여정

ㆍLPG는 액화석유가스이다. 휴대용 LPG 연료는 부탄가스라고 부른다. 

 

ㆍLNG는 액화천연가스다. LPG의 원료는 석유 정제 과정에서 추출한다. 하지만 LNG의 주원료는 메탄이다. 이 물질은 원유 안에도 있지만 메탄이 저장된 가스층에서 뽑아내 바로 사용한다고 해서 '천연가스'라고 부른다. 

 

10. 구조가 기능을 만드는 분자 건축

ㆍ지방은 크게 글리세롤과 지방산이라는 두 물질로 이루어졌다. 글리세롤은 글리세린으로 불리기도 한다. 글리세린은 최근 팬데믹으로 자가 방역 활동을 하며 널리 알려진 무색무취의 액체 물질이다. 손 소독제 제조에서 통상 소독용 에탄올과 정제수, 그리고 글리세린은 약 8:1:1 비율로 섞게 된다. 

 

ㆍ글리세롤과 지방산이 에스테르 결합을 하게 되는데, 이 결과로 생성된 새로운 화합물을 글리세리드라고 하고 이를 통상 '지방'이라고 부른다. 

 

ㆍ마가린은 순전히 과학적 산물이다. 불포화 지방신의 이중결합을 강제로 끊고 수소 원자를 집어 넣어 포화 지방산처럼 만든 것이다. 이런 과정을 수소화라고 한다. 

 

 

10. 구조가 기능을 만드는 분자 건축

크릴은 바다 생물인 고래의 먹이라는 것이다. 고래는 두 차례에 걸친 잔인한 시대를 지나고 있는 생명체다. 19세기 화석연료의 등장 이전에는 연료의 공급을 책임졌고 제2차 대전이 끝난 후에는 급격하게 증가한 플라스틱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런데 꼭 그들의 먹이마저 빼앗아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해안가로 떠밀려 와 죽어가는 고래의 뱃속에는 크릴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다. 그 대부분은 인류가 만든 고분자 물질이다.

 

 

 

 

 

 

 


4장 사라지지 않는 물질들

 

1. 당구공에서 시작된 플라스틱의 역사

ㆍ최초의 인공 고분자, 그러니까 플라스틱의 탄생을 추동한 것은 당구공이었다. 둥근 당구공이 그리 복잡해 보이지 않지만 의외로 까다로운 조건을 채워야 한다. 약 40만 회의 타격과 5톤의 하중을 견대는 내구성과 충격에서도 탄성은 필수이고, 변형되지 않는 완전한 구형을 유지해야 한다. 심지어 당구공이 타격될 때 발상하는 약 시속 30km의 속도로 인해 당구대 표면과 순간 마찰열이 섭씨 25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내열성도 있어야 한다. 당구공의 주요 재질은 페놀 수지로 이미 알려졌지만, 첨가되는 물질과 수십 단계에 이르는 제조 과정은 그야말로 당구공 제조업계의 극비 사항이다. 

 

ㆍ플라스틱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의 당구공은 코끼리의 위턱에 있는 송곳니인 상아다. 상아는 재질이 특별해 당구공뿐만 아니라 파이프 담배나 피아노 건반, 빗의 재료로도 사용됐다. 

 

ㆍ19세기 중엽 미국 당구 용품 회사의 사장이었던 마이클 펠란은 상아 대체 물질을 만드는 사람에게 1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신문에 광고를 낸다. 미국 뉴욕의 인쇄공이었던 존 웨슬리 하이엇은 동생과 함께 톱밥과 종이를 풀과 섞어 당구공 제조를 시도했다. 두 형제는 우연하게 이것이 매우 단단한 물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1869년에 '셀룰로이드'라는 이름을 붙인 최초의 천연수지, 일종의 천연 플라스틱을 등장시켰다. 하지만 그들은 상금을 받지 못했다. 이것으로 상아 당구공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ㆍ셀룰로오스는 수천 개의 포도당이 연결된 사슬이 격자형으로 겹쳐지며 만들어진 다당류 구분자이다. 

 

ㆍ셀룰로오스는 나무에서 나오는 고분자이다. 

 

미국의 화학자이자 사업가였던 리어 베이클랜드가 잠들어 있던 폰 베이어의 논문을 찾아내고 포름알데히드와 페놀의 반응 방법을 개선해 베이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상품화한 것이 바로 최초의 인공 페놀 합성수지이자 인공플라스틱이다. 상아 대신 만든 페놀 수지 당구공은 포놀이 포름알데히드 구조에 들어가며 치밀하게 짜깁기된 구조로 완전한 탄성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ㆍ플라스틱은 수많은 단량체 분자가 연결된 사슬이나 그물로 정의되며 사용됐다. 

 

ㆍ고분자는 중합체라고도 한다. 작은 단위를 거듭 연결해 만든다는 의미다. 

 

ㆍ석유화학에서 에틸렌이 중요하기 때문에 원유에 있는 나프타 성분의 긴 탄화수소 물질을 깨뜨려 작은 조각인 에틸렌과 같은 올레핀 계열의 화합물을 만든다.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인공 합성수지나 합성고무 혹은 합성섬유는 이런 올레핀 계열 화합물로 만든다. 자동차, 전자, 건설, 제약, 의류 소재는 물론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모든 물질의 끝에는 결국 올레핀이 존재한다. 석유가 사라지게 할 수 없는 이유, 바로 '올레핀' 때문이다. 

 

오늘날의 우리 삶을 잠시 살펴보자. 출근 전에 커피 전문점에 들러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구매한다. 계산을 위해 꺼내는 신용카드는 폴리염화비닐, 일명 PVC로 알려진 물질이다. 커피가 담긴 투명하고 단단한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라는 물질인데, 우리에게는 이름의 약자인 페트(PET)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물질이다. 빨대는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으로 만들었다. 커피를 마시며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휴대전화에도 여러 고분자 물질이 들어가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방문한 패스트푸드 매장은 그야말로 고분자 물질 범벅이다. 일회용 스푼은 폴리프로필렌이고 용기는 폴리스타이렌(Polystyrene)이며 음식을 포장한 종이나 음료를 담은 종이컵 안쪽에는 수분을 막아주는 폴리에틸렌(Polyethylene)이나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가 코팅돼 있다. 집을 나서기 전 몸을 씻기 위해 사용했던 각종 세제에도 화학물질이 있었고 화장품에도 미세한 플라스틱이 존재한다. 그리고 멋지게 입었던 의복과 신발에는 폴리에스테르와 폴리우레탄(Polyurethane)이 있다. 이렇게 물질 이름이 다르면 화학적 구조와 성분, 기능이 다르다. 하지만 모두 올레핀에서 출발한 물질이다.

 

 


2. 달고나를 닮은 폴리머

ㆍ달고나의 주원료는 탄수화물인 설탕이었다. 설탕을 가열해 연한 갈색을 띠는 걸죽한 용액으로 만들고 베이킹소다를 첨가해 빵처럼 부풀게 한 후 굳혀서 과자처럼 만든 것이다. 

 

ㆍ에틸렌이나 프로필렌은 단량체로 중합화 과정을 거쳐 고분자인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고분자 사슬이 스파게티 면처럼 뭉쳐져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포장지와 음식 용기로 사용하는 플라스틱이다. 

 

 


3. 착한 플라스틱과 나쁜 플라스틱? - 폴리에틸렌

 

4. 단단하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한 플라스틱 - 폴리염화비닐

 

5. 금속보다 매력적인 플라스틱 - 폴리아세틸렌

 

6. 유리처럼 투명한 플라스틱 -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ㆍ고분자는 결정성 고분자와 무결정 혹은 무정형 고분자로 나뉜다. 고분자 물질 전체는 완벽한 결정화가 어렵다는 가정하에 고분자 사슬 뭉침에 일부라도 결정이 있으면 결정성 고분자로 정의한다. 이 말은 무정형 고분자는 물질 내부에 이런 결정이 한 부분도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무정형 고분자는 100% 무정형 형태가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결정성 고분자 플라스틱은 전체의 40~70% 정도의 무정형을 포함한다. 

 

ㆍ플라스틱이 유리 전이 온도를 넘어 온도가 계속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결국 결정 영역까지 사슬이 풀어지게 된다. 플라스틱은 단단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액체처럼 흘러내린다. 이 온도를 녹는점, 용융 온도라고 한다. 용융 온도 Tm (Melting Temperature)는 비결정 즉 무정형 사슬 부분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물질이 고무처럼 변하는 온도이다. 

 

 

7. 뜨거워도 괜찮아 - 다양한 용도의 플라스틱

 

 

8. 팬데믹 최전선의 플라스틱 - 폴리프로필렌의 명암

ㆍ숯을 시작으로 마스크에 최초로 필터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그렇게 탄소 에어 필터는 성능이 계속 개선되었고 응용 범위가 넓어지며 지금의 공기청정기까지 적용되었다. 

 

 

9. 조심스러운 고분자 - 폴리스타이렌

ㆍ우리의 일상은 플라스틱 물질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ㆍ벤젠은 백혈병의 원인 중 하나이다. 

 

ㆍ지금 유해성 논란의 와중에 전문 기관이 하는 말을 잘 해석할 필요가 있다. 특정 물질이 환경호르몬으로 이상 기능을 하느냐를 두고 명확하게 경계를 긋지 않는다. 환경호르몬이라는 특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하며 특정 제품에서 위해한 정도의 양이 융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 세포는 다룬 적이 없는 이상한 모양은 잘 받아들이지도 않고 어떻게든 밖으로 배출하려고 한다. 이런 물질이 배출되지 않고 남으면 독이 된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 사용하던 물질과 비슷한 구조면 비록 엉뚱한 물질일지라도 몸은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렇게 원래 사용했던 물질의 경로로 낯선 물질을 배달하고 도착지인 각종 기관에 이르러서는 정작 물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몸의 기관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특히 호르몬을 닮은 이런 외부 물질을 내분비 교란 물질이라고 한다.

 


10. 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 - 폴리카보네이트

ㆍ플라스틱의 환경호르몬 물질 유해성 논란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 물질이 폴리카보네이트이다. 

 

ㆍ2개의 페놀과 1개의 아세톤을 합성하면 물 분자가 빠지면서 다른 물질이 생성된다. 이 새로운 물질의 이름이 비스페놀A이다. 

 


11. 침묵의 역습

ㆍ'안전'은 인간 중심적 시선과 사고에서 정의된 조건이다.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것만 경계했기 때문이다. 

 

ㆍ우리는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너무 쉽게 '지속 가능한'이라는 문구를 사용한다. 한 번이라도 지속 가능하기 위해 처절한 고민과 질문조차 해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다.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수명은 어떤가. 일상에서 물질이 제대로 사용되는 라이프타임(Lifetime)을 보면 충격적이다. 수명은 고작 평균 20분이다. 제품이 만들어지는 시간은 1분이면 족하다. 그런데 이 물질이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데 수백 년이 걸리고 심지어 강한 재질은 500년 이상이 소요된다. 사용은 현재 인류가 하고 있고 물질은 미래까지 존재한다. 그 미래에 현재 인류는 없다. 그래서 플라스틱 물질은 환경 정의의 문제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 세대가 이익을 누리고 정작 피해와 책임은 후손이 짊어지게 하는 정의롭지 못한 매개 물질이기 때문이다.

 

 

 

 

 

 

 


5장 먹는 것도 물질이다


1. 식품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고찰

ㆍ물질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으며, 화학반응을 통해 에너지가 방출된다. 에너지와 물질이 교환되는 모든 과정이 화학반응이다. 

 

ㆍ인간의 체온이 36~37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우리 몸의 기관은 효소 작용에 의해 활동하는데 효소 작용과 같은 생체 시스템은 섭씨 37도 근방에서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효소는 단백질이고 이 온도에서 신체의 조직이나 물질과 잘 반응한다는 의미다. 

 

ㆍ체온을 유지하는 센서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체온조절중추에 있다. 피부와 뇌에서 정밀하게 감지하고 있다가 체온이 내려가면 발열량을 늘려 체온을 올리는 구조다. 우리가 찬물보다 더운물을 마셨을 때 갈증을 덜 느끼게 되는 것은 이런 원리이다. 찬물을 마시면 오히려 체온이 오르고 머리에 열이 올라가며 갈증을 더 느끼게 된다. 

 

ㆍ암은 한 세포의 한 종류이다. 

 

ㆍ지방은 우리 몸에서 가장 안정한 물질이며 에너지를 얻는 연료이자 세포막을 구성하는 물질일 뿐이다. 단지 몸을 구성하고 남는 지방은 온몸 구석구석에 저장되었다가 다시 에너지로 사용될 뿐이다. 식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분자생물학적으로 고찰해야 한다. 

 

ㆍ결국 식물과 동물의 음식에 포함된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들어와 가수분해 (화학반응 중에 물 분자가 작용하여 일어나는 분해 반응) 되어 포도당으로 바뀌고 최종적으로 우리 몸의 에너지 원료인 아데노신삼인산 물질을 만든다. 아데노신삼인산 분자 모형을 보면 당이 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아데노신삼인산에 있는 3개의 인산을 하나씩 떼어내며 방출되는 열에너지를 사용한다. 아데노신삼인산은 아데닌,이라는 염기성 물질과 리보스,라는 당으로 이뤄진 '아데노신'과 '인산' 3개가 결합된 화학물질이다. 

 


2. 세상을 움직이는 발효의 화학

ㆍ발효와 부패는 생물학적 현상에서 보면 거의 동일하고 화학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두 현상은 물질에 균이 활동하고 유기물을 먹이로 한 대사의 부산물을 생성한다는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차이는 발효균과 부패균이 다른 종류라는 것이다. 


3. 천연 물질과 인공 화합물의 이유 없는 대결

ㆍ자연을 해치지 않을 수 있고 인류에게 물질 사용의 평등함을 제공한 것이 바로 화학 산업이다. 

 


4. 필요 이상의 공포, 필요 이상의 안심

ㆍ보톡스 성형은 흔히 '쁘띠' 성형이라고 한다. 


5. 단백질 접힘과 풀림

ㆍ마카롱의 두 겹을 이루는 과자는 머랭의 한 종류이다. 

 

ㆍ단백질 접힘 현상은 현재의 과학적 지식으로도 정확하게 풀어내지 못하는 복잡한 현상이다. 그래서 단백질을 다루는 생물학뿐만 아니라 대부분 과학 분야의 여러 과학자들이 단백질 접힘 현상을 규명하려 연구 중이다. 

 

ㆍ탄산음료에서 인산이 악역인 것처럼 밀가루에서 글루텐이 악역인 셈이다. 

 

ㆍ질병이 특정 물질 때문에 생겼다고 직결시키는 식으로는 여전히 그 설명에 부족함이 있다. 어쩌면 우리가 무심코 버렸던 플라스틱 때문은 아닐까? 유당불내증에서 해방된 인류는 긴 진화의 시간 동안 환경에 적응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인류의 산업 활동으로 인한 환경의 변화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다. 생명체에게는 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충분하게 주어지지 않았다.

 


6. 건전한 정신에 건강한 몸이 깃든다

ㆍ인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호흡과 섭취로 얻은 산소와 음식물로 대사를 한다. 이 과정에서 산화와 환원이 일어나고 산과 염기 반응도 일어나며 수소 양성자가 생성된다. 이 수소 양성자가 혈액의 산도를 결정한다. 

 


7. 약과 독은 형제 사이

ㆍ흥미로운 사실은 독성을 지닌 식물이 자라는 곳 주변에는 대부분 해독 작용을 하는 약초가 공생한다. 

 

ㆍ독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실 독의 정도를 정의하기란 어렵다. 독은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을 받아들이는 대상의 조건에 따라 독은 다르게 반응하기도 한다. 

 

ㆍ우리 몸은 신장뿐 아니라 간이라는 두 번째 방어 시스템이 있다. 

 


8. 기적의 신약은 없다

ㆍ세상에는 만병통치약도 없고 슈퍼 푸드도 없다. 

 

 

 

 

 


6장 거의 모든 물질의 화학


1. 화학은 친화력이다

ㆍ자연에게 유기물과 무기물의 경계는 애초부터 의미가 없었다. 그 경계는 거대한 자연을 이해하려는 영악한 인류가 허공에 그어놓은 선일 뿐이다. 

 

ㆍ아이작 뉴턴도 많은 시간을 연금술 연구로 보내기도 했다. 

 

ㆍ제국주의의 확장에 무기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면서 양질의 화약이 만들어지고 염색과 표백, 도금 기술이 발달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산성과 염기성 무기물질이 등장했다. 실제로 대규모 무기화학공업은 이 시기에 시작되었다. 


2. 무기화학공업의 발전

ㆍ세제의 기본 원리는 계면활성제를 사용해서 기름때를 제거하는 것이다. 계면활성제는 하나의 분자 안에 물을 좋아하는 부분(친수성)과 물을 싫어하는 부분(소수성)을 모두 가진 분자다. 계면활성제의 소수성 부분은 무극성이고, 친수성 부분은 극성을 띤다. 다른 의미로 친수성은 기름을 싫어하고 소수성은 기름을 좋아한다. 대부분 기름 성분인 오염된 때는 계면활성제 분자의 소수성 부근에 붙고 친수성 부분이 물 분자에 붙어 물에 씻겨 나가면서 때가 같이 떨어진다. 


3.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다

 


4. 화학은 반응의 학문

ㆍ화학물질은 결국 원자들의 조합이 다른 조합으로 바뀌며 만들어진다. 

 

원자들의 운동 조건을 조절해 반응이 잘 일어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일은 1) 재료인 반응물질에 에너지를 높이는 것(온도를 높이는 것)과 2) 반응 활성화 에너지 언덕을 낮추면 된다(촉매).

 

화학자는 자신이 만든 물질이 다른 물질과 어떤 행동을 할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세상을 상대로 목표 물질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질이 합성되면 기준에 부합한 충분한 시험을 하게 된다. 우리 주변의 의약품이나 염료, 세제 등 모든 화합물이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그렇다 해도 인간이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라 통제의 범위를 벗어나는 물질이 나타나곤 한다.

 


5. 화학, 생물학을 설명하다

ㆍ결국 광합성의 중심에는 전자와 양성자의 주고받음이 있는 것이다. 식물은 엽록소의 산화를 시작으로 이산화탄소의 환원으로 에너지를 탄수화물이라는 이름의 물질에 가둔 것이다. 이렇게 생성된 탄수화물은 음식을 통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온다. 


6. 자연을 흉내 내다

 


7. 염료로 시작해 약을 합성하다

ㆍ베르테르 복장은 노란색 조끼에 짙은 청색 연미복이었다. 

 


8. 인류가 집착한 또 다른 물질, 고무

ㆍ아우슈비츠의 노동력은 당시 유럽 최대의 화학공장 가동이라는 목적이 있었고, 화학공장의 생산물은 합성고무였다. 독일은 왜 그렇게 합성고무에 집착했던 걸까?

 

ㆍ고무는 거의 모든 기계장치에 들어간다. 고무가 없다면 대부분의 운송 수단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또한 금속으로 이뤄진 기계는 물론 대부분 산업 제품은 충격과 진동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져 버릴 것이다. 

 


9. ‘지속 가능함’으로 위장한 인류의 두 얼굴

우리는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것이 모두 화학물질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물질의 본질과 탄생 이유에는 관심이 없다. 결국 알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공포는 혐오를 만들고 오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기와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간단히 실행할 수 있는 해결책과 무엇이 나쁜 것인지를 알고 싶어 할 뿐이다. 왜냐하면 그것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피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피하는 것은 모든 것을 자식 세대에 미루는 행동이다. 지금 우리 자신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 우리가 물질의 정체에 관하여, 그리고 물질이 왜 탄생하게 됐는지, 그리고 그 물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7장 새로운 물질, 새로운 문명

1. 태양으로 그리는 그림

 


2. 그래핀 시장의 주도권

ㆍ표준화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 체제를 위해 기준을 제공하는 잣대이기도 하지만 표준화 과정에는 지극히 경제적인 논리가 숨어 있다. 표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바로 시장 점유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 타노스를 닮은 중국과 디스플레이 기술의 왕좌

 


4. 화석에너지의 연장선에 있는 수소

 


5. 자연에서 답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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