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소가 아니라 방법이다.”
It's not the cow, it's the how.
서문
ㆍ소고기를 생태계 파괴자이자 세계 기아문제의 주범으로 보는 인식이 날로 증폭했다. 진정한 환경보호론자나 인도주의자는 절대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믿음이 시대정신의 일부가 됐다.
ㆍ이제 나는 엄마로서, 소를 기르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어느 때보다 우리 행성의 건강 회복에 열심인 사람으로서 성실과 열정을 다해 그 비판들에 대답할 필요를 느낀다. 이 책이 나의 대답, 소고기를 위한 나의 변론이다.
들어가는 글
ㆍ적색육, 그중에서도 소고기는 우리에게 해롭다. 이것은 우리가 너무 자주 들었고, 그 결과 우리 중 다수가 반박 불가의 사실로 받아들인 서사다. 이 서사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허구라는 것이다.
ㆍ소는 죄가 없다.
ㆍ환경 관점에서 주요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현존하는 가축 수다. 더 중요한 것은 가축이 사육되는 방식이다. 주로 이 요인들이 해롭든 이롭든 우리의 생태발자국을 결정하게 된다.
ㆍ나는 소와 소고기가 지구 환경과 인간 건강에 해롭다는 비난을 강력히 반박한다.
ㆍ내 취지는 특정 수치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육류, 특히 소고기와 기후변화의 연관성 문제에 아직 분명한 건 없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을 뿐이다. 사실 정확한 수치 산출에 선행하는 문제는 소가 지구온난화 위기를 정말로 심화하는지 여부다. 또한, 소는 ‘지구온난화를 심화하지 않으며, 설사 그렇다 해도 그 영향이 불가피하다’ 고 보지 않을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의 공론은 몹시 단순하다. “소는 기후변화를 야기한다. 해결책은 소 사육을 멈추고 소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다.” 이 같은 이원론적 단순화 사고방식은 사실상 문제의 핵심을 흐리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소를 지구 건강에 중립적인 방향으로, 또는 심지어 이로운 방향으로 사육할 수 있는지 여부다. 지난 20년 동안 이 문제를 탐구할수록 나는 그럴 수 있다고 믿게 됐다. 정말이지 “문제는 소가 아니라 방법이다.”
ㆍ “문제는 소가 아니라 방법이다.” It's not the cow, it's the how.
1부 소와 지구
1. 기후변화와 소, 허구와 진실 사이
ㆍ농업이 야기하는 세 가지 주요 온실가스 : 1) 이산화탄소, 2) 메탄, 3) 이산화질소
ㆍ쌀 생산은 오늘날도 여전히 많은 양의 메탄을 배출한다.
ㆍ최근 수천 년 동안 진행돼온 황폐화와 사막화는 동물의 존재보다 동물의 부재에 기인한다.
ㆍ세이버리는 가축을 밀집 방목하되 자주 이동시킬 것을 주장한다. 방목은 토양 속 생물학적 활동을 촉진하고, 가축 배설물이 땅에 비옥도를 높인다. 가축 발굽이 토양 표면을 들썩여 씨앗을 밀어 넣고, 죽은 식물체를 흙에 다져 넣어서 토양 미생물의 분해작용을 돕는다. 이 과정이 토양탄소와 식물탄소를 생성하고, 땅의 수분 보유량을 높인다. 이것이 세계 곳곳의 사막화를 멈추고 반전시킬 유일한 방법이다. “실제 방목 일정은 목장마다 (계절마다) 다르고, 땅의 조건에 따라 계속 바뀌게 된다.” 세이버리 접근법의 철학은 애초에 초지가 진화한 조건을 최대한 재현하는 것이다. 그는 소가 땅을 바꾸지 않는다고 절대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그는 소의 존재가 지역 생태를 바꾼다는 사실을 최초로 인정한 사람이다.
ㆍ슬로건을 원한다면 이게 적격이다. 소고기, 탄소를 흙으로 돌려보내다.
2. 풀, 소를 먹이고 지구생태계를 살리다
ㆍ소고기에 관한 책에서 왜 풀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 소가 풀을 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하다. 앞 장에서 살폈듯, 풀의 잎과 뿌리는 균류, 글로말린, 토양 미생물과 상호작용하며 거대한 초지생태계를 이루고, 그 모든 것이 지구온난화 방지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중의 인식 부족에도 불구하고 풀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식물이다. 무엇보다 풀은 소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풀은 지구 지표면의 약 40%, 전 세계 농업지역의 약 70%를 덮고 있다. 풀은 세상에서 네 번째로 종류가 많은 식물로, 전 세계적으로 1만 1,000종 이상이 있다. 하지만 풀은 대부분 거친 셀룰로오스로 이루어져 있다. 영양분이 적고 소화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소에게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풀만 먹고도 살 수 있는 반추위가 있다. 소에게는 따로 먹이를 공급받지 않고도 지천에 깔린 천연식생만으로도 생존이 가능한 특수 능력(초능력이라 해도 무방하다)이 있다.
ㆍ풀 뜯는 동물은 식물과 토양에 잔디깍이 기계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낸다. 그들의 발굽은 단단히 뭉친 흙을 부수고 씨를 땅속에 밀어 넣어 씨앗이 바람에 날아가거나 물에 씻겨 나가거나 굶주린 새와 들쥐의 먹이가 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식물의 죽은 잎과 줄기를 토양에 다져넣어 부패순환을 촉진한다. 그리고 흙 속으로 들어간 식물체가 미생물에 둘러싸여 분해되면서 탄소와 영양순환이 가동한다. 소가 기계 제초기를 능가하는 점은 또 있다. 소는 축축하고 영양 많은 유기물을 토양에 지속적으로 추가한다는 것이다.
ㆍ음식의 원형은 풀입니다. 풀은 소를 먹이고, 소는 사람을 먹이고, 사람은 죽어서 풀로 돌아갑니다. 여러 의미에서 모든 육신은 결국 풀입니다.
ㆍ자연재생 시스템의 중심에 있는 것이 질소순환이다. 토끼풀 같은 콩류식물은 공기에서 질소를 흡수한다. 콩류식물은 뿌리혹에 살면서 식물 숙주와 공생하는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대기 중 비활성 질소를 생물학적 활성을 갖는 암모니아로 바꿔 질소를 고정한다. 이렇게 콩류식물과 미생물 연합체는 질소를 식물이 사용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 토양에 묻는다.
ㆍ우리의 푸드시스템은 천연자원을 관리, 보전, 재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3. 물, 오염과 부족은 소 탓이 아니다
ㆍ미래의 전쟁은 석유가 아니라 물 때문에 일어난다.
ㆍ소를 연중 밖에 두었을 때 농장 온실가스의 평균 순배출량은 약 10% 감소했다.
ㆍ농업의 산업화는 소가 인간의 푸드시스템에 막대하게 기여할 기회를 빼앗았다.
ㆍ푸드시스템에서 소의 순효과는 세계의 물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풀로 빽빽이 덮인 땅만큼 물을 흡수, 보유, 여과하는 데 좋은 것도 없으며, 동물들이 거기서 주기적으로 풀을 뜯는 것만큼 그 땅의 생물다양성, 수분 함량, 활기를 유지하는 데 좋은 방법도 없다. 또한 방목은 강과 하천, 지하수로 가는 물에 필터작용을 한다.
ㆍ근본적으로 수질은 소가 없을 때보다 있을 때 더 좋다.
4. 생물다양성, 방목의 재발견
ㆍ환경보호론자들은 엄격한 방목 제한을 주장한다. 하지만 소 방목은 이 봄연못의 생물다양성에 명백히 이롭다. 왜 그럴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다. 일단, 캘리포니아의 초원은 풀 뜯는 동물과 함께했던 유구한 역사를 가진다. 이 광범위한 풀 뜯기의 역사는 홍적세(일명 빙하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비교적 최근인 1800년대 후반에 가축이 도입되기 전에는 툴리 엘크와 가지뿔영양 무리가 풀을 뜯었다. 따라서 연못 종들은 일정 수준의 풀 뜯기에 적응돼 있다. 거기다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 초원의 식물종 구성은 유럽인의 정착 이후 현격히 바뀌어서 지금은 한해살이 외래종 풀이 주를 이룬다. 오랜 풀 뜯기 역사와 식물 군락의 변천이 만들어낸 지금의 생태계는 소가 만드는 변화에 순응하고, 소를 제거하면 오히려 빠르게 퇴화하는 종류의 생태계다.
5. 흙, 목축으로 사막화 늦추기
6. 자연이 사람의 미래다
ㆍ자연과 동물과 격리된 현대인의 삶은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나는 그게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두루 영향을 미친다는 리처드 루브의 말에 격감한다. “도시화한 사람들에게 식료의 원천과 자연의 실체는 점점 더 추상적으로 변해간다. 또한 도시 사람들은 동물을 과보호하거나 과하게 두려워하는 극단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나는 자연과의 단절이 현대인을 삶의 불가피한 요소들에서 유리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신체적 노화와 쇠락을 피해 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 모두 질병, 부상, 고통, 그리고 궁극적으로 죽음을 겪게 된다. 이런 삶의 요소들을 다른 생물들을 통해 간접 경험하면 우리 자신을 거대한 생명순환의 일부로 보는 관점을 갖게 된다. 이는 우리를 각자의 삶의 여정에 대비하게 한다. 목장생활은 특히 이런 이해와 인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매일 식물과 동물을 보고, 만지고, 듣고, 냄새 맡는다. 식물은 끊임없이 싹을 내고, 자라고, 꽃피우고, 열매 맺고, 말라가고, 씨앗을 떨어뜨리고, 죽는다. 야생동물이든 가축이든 동물은 모두 짝짓기를 하고, 태어나고, 어미젖을 먹으며 자라고, 싸우고, 병들고 다치고, 죽는다.
2부 소고기와 사람
7. 소고기는 어쩌다 건강의 적이 되었나
ㆍ20세기 동안 미국의 육류 소비는 등락을 거듭했다.
8. 우리는 왜 소고기에 끌리는가
ㆍ30년 이상 채식주의자로 산 사람으로서 나는 육식을 피하는 이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다만 소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가 환경이나 건강에 해롭다는 생각 때문이라면 그건 정보 부족에 따른 오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소 사육이 환경에 본질적으로 해로울 것은 전혀 없다. 축산에 따른 환경파괴는 잘못된 관리 때문이다. 소고기가 건강에 해롭다는 우려도 사실무근으로 판명되고 있다. 반면 고기 섭취의 이점은 태고부터 알려져 있다. “인류의 원시 조상들은 주로 고기와 지방으로 연명하면서 채소, 과일, 씨앗, 견과류로 식단을 보충했다.” 샐리 팰런은 《영양 공급 전통 Nourishing Traditions》에서 이렇게 말한다. “원시인의 화석 유골 연구를 통해 그들이 튼튼한 골격, 육중한 근조직, 완벽한 치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부 현실 그리고 미래
9. 문제 해결을 위한 선택
10. 윤리적 잡식주의자를 위하여
ㆍ미래의 식량 공급에 대한 우려는 마땅한 일이다. 다만 그 관심을 산업형 농업에 따른 목전의 위기에 돌려야 한다. 그리고 가축의 수가 아니라 가축이 어떻게 관리되는지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가축의 수는 농업 시스템이 우리의 경관을 파괴하는지 재생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되지 않는다. 제대로 관리되는 방목은 우리가 현재와 미래에 세계를 무사히 부양하기 위한 해법이 될 수 있다. 한때 나는 육식을 피하면 어떤 동물도 내 식사를 위해 죽을 필요가 없다고 믿었다. 이제는 그 생각이 얼마나 틀린 생각이었는지 안다. 농사를 알게 될수록 그 생각이 얼마나 지독한 단순화였는지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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