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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 팀 마샬

by mubnoos 2022.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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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지리에서 시작되었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스스로를 일컬어 러시아 정교회의 열렬한 후원자이면서 신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매일 밤 잠들기 전, 신에게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신이시여, 어찌하여 우크라이나에 산맥을 펼쳐두지 않으셨나이까?”

 

만약 신이 우크라이나에 산악지대를 펼쳐두었다면 건너편 세력들이 북유럽평원이라는 드넓은 평지를 넘어 그처럼 꾸준히 러시아 땅을 침략하고픈 유혹을 느낄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푸틴이라도 달리 선택할 게 없다. 서쪽으로 펼쳐진 평지를 관리하는 정도밖에는. 그리고 이런 사정은 크든 작든 간에 어느 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ㆍ우리의 삶은 언제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땅>에 의해 형성돼 왔다. 전쟁, 구너력, 정치는 물론이고 오늘날 거의 모든 지역에 사는 인간이 가둔 사회적 발전은 지리적 특성에 따라 이뤄졌다. 

 

한국은 그 위치와 지리적 천연 장벽이 없다는 이유로 강대국들의 [경유지 역할]을 해왔다. 만약 다른 나라가 북쪽에서 침략을 해온다 해도 일단 압록강을 건넌 뒤 해상까지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천연 장벽이 거의 없다. 반대로 해상에서 육로로 진입한다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은 중국 때문에 미국과 군사적 동맹을 맺고 있으며 최근에는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장: 중국, 4천 년 만에 대륙의 나라에서 해양 강국을 꿈꾸다

ㆍ항허는 중국에게는 나일 강과 같은 존재다. 인간으로 하여금 경작을 배우고 종이와 화약을 만들게 했던 문명의 요람인 것이다. 중국 본토의 심장부 북쪽에는 현재 몽골 영토인 혹독하기로 유명한 고비 사막이 펼쳐져 있다. 서쪽은 지형이 점차로 높아지다가 티베트 고원이 되고 이윽고 히말라야에 이른다. 남동쪽과 남쪽에는 바닥 펼쳐져 있다.

 

ㆍ몽골은 남이든 북이든 가리지 않고 맞닥뜨리는 왕조는 닥치는 대로 무너뜨렸다. 1279년, 몽골의 지도자 쿠빌라이 칸은 몽골의 황제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전역을 지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90여 년이 지난 뒤, 몽골 왕조인 원을 무너뜨리고 세워진 명 왕조를 통해 패구너은 다시 한족으로 넘어간다.

 

ㆍ마오쩌둥은 기존의 그 어떤 왕조도 성공한 적이 없는 권력의 중앙집중화를 달성했다. 

 

중국 선박들은 태평양을 향하든 인도양을 향하든, 남중국해를 나서는 순간부터 여전히 난관에 직면한다. 하지만 중국에게 가스와 원유를 수송하는 이 물길이 없다면 중국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중국으로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항로를 지켜야 한다. 자국의 상품들을 시장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그 상품들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자재, 즉 원유, 가스, 귀금속 등을 들여오기 위해서도 말이다. 따라서 봉쇄당하는 경우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만약 일본이나 미국과의 마찰을 피할 수만 있다면 중국에게 유일한 위험은 중국 자신밖에 없다. 중국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14억 가지는 된다. 또한 중국이 미국을 넘어 세계 최강국이 될 수 없는 이유도 14억 가지는 된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경제라는 틀 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장: 미국, 지리적 축복과 전략적 영토 구입으로 세계 최강국이 되다

1천5백만 달러짜리 서명 하나로 1803년에 미국은 루이지애나를 구입하여 영토를 두 배로 늘렸다. 이는 곧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내륙수로 수송권]을 확보한 셈이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역사학자 헨리 애덤스는 이렇게 썼다. “미합중국이 투자 대비 이렇게 많은 것을 얻은 일은 이제껏 없었다.” 1867년,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사들인다. 이 일은 당시 이 거래를 성사시킨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의 이름을 붙여 [슈어드의 미친 짓]이라고까지 조롱을 받았다. 그는 총 720만 달러를 주고 알래스카를 샀는데 1에이커당 2센트를 쳐준 셈이었다. 언론은 이를 두고 눈만 한 보따리 산 꼴이라고 비아냥댔지만 1896년 이 지역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그 얘기는 쏙 들어가고 말았다. 그리고 수십 년이 더 른 뒤 이번에는 거대한 유전이 발견되었다.

 

ㆍ나토 창립 멤버인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영국, 이탈리아도 자국의 기지에 대한 미국의 권한과 접근을 보장해 줌으로써 미국은 태평양 뿐 아니라 북대서양과 지중해의 패권까지 쥐게 되었다. 1951년, 미국은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와 동맹을 맺고 남반구에도 세력을 확장했다. 그리고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이어진 한국전쟁 후에는 북쪽으로까지 영향력을 넓혔다.

 

 

 





3장: 서유럽, 이념적 분열과 지리적 분열이 함께 감지되다

2008년 유럽을 강타한 재정 위기에 이어 유로존 내에서 [이념적 균열]이 진행되는 지금, 유럽 역사에 깊이 뿌리 내린 분열은 여전히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2년 그리스를 디폴트 위기에서 구하고 유로화 사용국에 계속 붙잡아두기 위해 유럽에서는 구제금융이 실시되었다. 그리스의 긴축정책이 결정되고 그 시행이 요구되었을 때 이내 [지리적 분열]이 가시화됐다. 기증자와 요구자는 북쪽 국가들이었고, 수령인과 탄원자는 남쪽 국가들이었다.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가 강조하듯 [아플 때나 건강할 때를] 막론하는 경제적 혼인을 맺었지만, 정작 2008년 위기가 터지자 부유한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에 구제금융을 지원해야 할 상황에 처하면서 부자 국가들 내부에서 격렬한 반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 배우자들은 아직도 서로 으르렁대며 상대방에게 접시를 던지고 있다.

 

ㆍ프랑스는 독일을 두려워하고, 독일은 프랑스를 두려워한다. 1907년 프랑스가 러시아, 영국과 손을 잡고 3자동맹을 맺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독일이 이 세 나라 모두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ㆍ지리적으로 보면 영국의 조건은 훌륭한 편이다. 질 좋은 농지, 훌륭한 하천들, 최적의 해양 접근성, 유럽 대륙과 교역하기에 부족함 없는 어획량이 있다. 게다가 섬나라 민족이라는 덕도 본다. 유럽의 이웃들이 전쟁과 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동안 영국은 그 지리적 조건에 고마워했던 때가 수차례는 있었다.

 

ㆍ영국을 유럽연합의 바깥쪽으로 자꾸 내모는 두 가지 쟁점은 서로 연결돼 있다. 그것은 바로 <주권>과 <이민자 문제>다. 

 

 

 

 





4장: 러시아, 가장 넓은 나라지만 지리에게 복수의 일격을 당하다

ㆍ러시아는 넓다. 가장 넓다. 아니 넓다 못해 광활하다. 

 

[따뜻한 물이 흐르는 해상 교통로]를 여는 숙원은 2백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러시아가 완전히 이루지 못한, 그래서 여전히 버릴 수 없는 열망이다. 종종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겪은 힘겨웠던 경험을 두고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 겪은 경험에 빗대어 아프가니스탄을 [러시아의 베트남]이라고들 하는데 실은 그 이상이었다. 칸다하르 평원과 힌두쿠시 산맥은 아프가니스탄이야말로 제국의 무덤이라는 법칙을 증명했다. 대양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부동항의 부재]는 늘 러시아에게는 아킬레스건이었다. 북유럽평원만큼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러시아는 지리적 약점을 지녔지만 그나마 석유와 천연가스 덕분에 더 약한 나라로의 추락만은 모면했다.

 

중립 성향: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투르키메니스탄

친러시아 진영: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벨로루시, 아르메니아

친서방 성향: 폴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체코공화국, 불가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알바니아, 루마니아 + 조지아, 우크라이나, 몰도바

 





5장: 한국,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강대국들의 경유지가 되다

ㆍ실상 북한은 세계 최악의 민주 국가다. 나라가 인민을 위해서도, 공화국을 위해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나라는 한 가족과 하나의 당이 소유한 왕조 국가다. 

 

ㆍ일본, 최대 고민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군사적 동맹을 맺다.

 

ㆍ일본은 공업 국가가 되기에는 천연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석탄은 품질이나 매장량이 형편없이 부족하고, 석유도 아주 적고, 천연가스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하고, 고무 공급량도 부족하고, 기타 광물의 생산량 또한 미미하기 짝이 없다. 

 

 





6장: 라틴 아메리카, 내륙이 텅 빈, 거대한 지리의 감옥에 갇히다

ㆍ라틴 아메리카라는 지역은 미국과 맞대고 있는 멕시코 국경에서부터 시작된다. 남쪽으로 장장 11,265킬로미터를 내려가는 동안 중앙 아메리카를 지나고 남아메리카를 지난다. 그런 다음 태평양과 대서양이라는 두 대양이 만나는 케이프 혼의 티에라 델 푸에고에 이르러서야 이 대륙은 끝난다. 서쪽에서 동쪽 끝까지, 즉 페루에서 브라질을 횡당하는 최장거리는 5,149킬로미터에 이른다. 대륙의 서쪽은 태평양이고 반대쪽에는 멕시코 만과 카리브 해, 대서양이 있다. 해안 지역에는 수심이 깊은 천연 항구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니 교역 또한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7장: 아프리카, 유럽인이 만들어 놓은 지정학의 피해자가 되다

아프리카의 해안선? 정말로, 정말로 아름다운 해안이긴 하지만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천연 항구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강들은? 강 또한 놀랍도록 멋지지만 실제로 대다수는 무언가를 운송하는 데는 하등의 쓸모가 없다. 이 점을 감안한다 해도 거의 10킬로미터마다 나타나는 폭포는 또 어떤가. 그런데 문제는 아프리카가 정치적, 기술적으로 서유럽이나 북미처럼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긴 목록에서 이제 겨우 두 개만 꼽았다는 것이다.

 

ㆍ아프리카에서 자원은 저주이면서 축복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것은 축복이지만 그로 인해 오랜 세월 외부인들의 약탈 대상이 되어 왔다는 점에서는 저주다. 하지만 보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 자원의 공유를 주장할 수 있게 되자 이제 다른 나라들도 훔치기보다는 투자를 하는 편을 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들에게는 그 혜택이 별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ㆍ중국의 접근은 많은 아프리카 정부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다. 베이징 정부나 중국의 대형 기업들은 인권이라는 미묘한 문제에는 입도 뻥긋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경제 개혁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일부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국부를 착복하는 행위를 멈추라는 요구도 하지 않는다. 

 

ㆍ중국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석유, 광물, 귀금속, 그리고 시장이다. 

 

ㆍ현재 사하라 이남 지역 아프리카의 인구는 11억 명인데 2050년이 되면 배가 늘어 24억 명에 이를 것이라 한다.

 

 

 

 





8장: 중동, 인위적인 국경선이 분쟁의 씨앗이 되다

무엇의 중간(Middle)인가? 어디로부터의 동쪽(East)인가? 이 명칭은 유럽인들이 세계를 보는 시각을 그 바탕에 깔고 있다. 말하자면 유럽인들 자신이 결정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지역을 바라보는 그들 자신의 시각인 것이다. 그들은 잉크로 지도 위에 선을 그었다.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그 선들은 유례없이 인위적인 국경선들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를 다시 그으려는 시도가 피를 불러오고 있다.

 

ㆍ수니 sunni 라는 명칭은 <전통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뜻인 알 순나 Al sunna 에서 왔다. 한편 시아 shia 라는 이름은 시아 알리 Shiat Ali, 말 그대로 <알리의 추종자>로,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위와 관련된다. 알리의 두 아들인 하산과 후세인은 둘다 암살당했다. 

 

ㆍ시리아는 다신앙, 다종파, 다종족 국가다. 

 

ㆍ오스만 제국은 요르단 강 서안부터 지중해 연안을 시리아 땅의 일부로 보았다. 그들은 이 지역을 필리스티나 라 불렀다. 제1차 세계대전이 종식되고 영국의 위임 통치 아래서 이 지역은 이후 팔레스타인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9장: 인도, 지리적으로 출발부터 유리했다

 

ㆍ인도 아대륙에는 수세기에 걸쳐 숱한 세력들이 침입해 왔지만 이곳을 진정으로 정복한 세력은 없었다.

 

ㆍ파키스탄, 말썽 많은 아프간과의 국경을 물려받다.

 

그렇다면 파키스탄은 무엇을 얻었을까? 분명한 건 인도보다 훨씬 적게 얻었다는 것이다. 우선 파키스탄은 인도의 국경 중 가장 말썽 많던 아프가니스탄과 마주하는 북서 국경을 물려받았다. 파키스탄은 지리적, 경제적, 인구학적, 그리고 군사적으로도 인도보다 한참 뒤처진다. 게다가 국가 정체성 또한 인도만큼 강하지 않다. 반면 인도는 넓은 면적과 문화적 다양성, 각종 분리주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정체성]이라는 통합된 개념으로 탄탄한 세속적 민주주의 체제를 건설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독재로 점철된 역사를 지닌 이슬람 국가인데다 국민들도 국가보다는 자기가 문화적으로 속한 지역에 더 높은 충성도를 지닌다. 

 

ㆍ파키스탄은 지리적, 경제적, 인구학적, 그리고 군사적으로도 인도 보다 한참 뒤처진다. 게다가 국가 정체성 또한 인도만큼 강하지 않다. 

 

ㆍ파키스탄의 공용어인 우르두어는 1947년에 이 나라로 들어와 주로 펀자브 지방에 정착한 인도계 무슬림들의 모국어다. 

 

ㆍ달리는 호랑이는 물지 못하는 법이다.

 

 

 

 

 





10장: 북극, 21세기 경제 및 외교의 각축장이 되다

ㆍ북극해의 넓이는 1,409만 제곱킬로미터다. 이 정도면 아주 작은 대양 정도의 넓이지만 그래도 러시아만큼 넓으며 기구보다는 1.5배가 크다. 하지만 해저에 잠겨 있는 대력붕은 그 어떤 대양에 비교해도 넓은 공간을 차지한다. 주권이 미치는 지역에 대한 일관된 의견 일치가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북극 지역은 캐나다 일부와 핀란드,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러시아, 스웨덴, 그리고 미국의 알래스카 일부까지도 포함한다.

 

ㆍ북극에 대한 최초의 탐험은 기원전 330년에 그리스 마살리아의 뱃사람인 피테아스가 신가한 땅을 발견해서 '툴레'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구절에서 찾을 수 있다. 

 

 

 





맺음말: 새로운 지리적 현실을 함께 맞이하기

ㆍ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갇혀 있다. 타인에 대한 의심과 자원을 탐하는 원초적 경쟁이 형성한 틀 속에 말이다.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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