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ㆍ화학에는 원천적으로 감추어진 긴박감이 있기 때문에 재미있다. 화학에서 취급하는 실험적 사실이나 현상은 물론 그것을 이해하는 방법에는, 극단적으로 대립되는 요소들의 정교한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물질과 물질의 변환에서는 그런 대립 polarity이 바로 우리 마음속에 깊은 감명을 주게 된다.
ㆍ두려워하지 않고 흥미를 느끼려면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ㆍ이원성 duality 는 화학자의 마음속에 무의식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1부 정체 - 핵심문제
ㆍ화학은 세상의 복잡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고, 인간의 개성이나 예술과 마찬가지로 선과 악으로 나누는 것과 같은 단순한 이분법적 분류를 완전히 거부하고 있다.
ㆍ천연물질에 대해서는 '이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보다 '무엇이 얼마나 들어 있을까?'라는 질문이 더 적절하다. 주어진 물질을 구성성분으로 분리해야만 한다. 각각의 성분은 원자들이 일정한 방법으로 연결되어 있는 화합물에 해당하며, 그런 원자의 집단을 분자라고 한다.
ㆍ화학자들에게 구조란, 순수한 화합물에서 어떤 원자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고 공간에서는 어떻게 배열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ㆍ나는 '이해'의 실체를 이렇게 생각한다. 학문과 예술의 모든 분야에는 분야에 따라 적당한 정도의 복잡성을 가진 문제가 있다. 화학의 문제는 어떤 면에서는 물리학의 경우보다 더 복잡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각 분야에서 확립된 개념의 복잡성과 계급질서의 범주에서 '이해'를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이 준순환적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이해야말로 진정 인간적인 것이며, 예술과 과학도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해서 발전한다고 믿는다.
ㆍ이해에는 수직적 이해와 수평적 이해가 있다. 수직적 이해란 하나의 현상을 더욱 깊은 것으로 환원시키는 고전적 환원주의에 해당한다. 수평적 이해는 현상을 같은 분야 안에서 분석하고, 같은 정도의 복잡성을 가진 개념과의 관계를 알아냄으로써 이루어진다.
ㆍ원자들 사이의 연결을 '결합 bond'라고 부른다.
ㆍ동위원소란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의 수는 같지만 중성자의 수가 다른 원소를 말한다. 동위원소가 가지고 있는 전자의 수는 똑같다.
ㆍ동위원소가 혼합된 원소로 만들어진 분자들이 같기도 하면서 다르기도 한 것이다.
ㆍ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우디 앨런은 분명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ㆍ빛은 파동이다. 빛의 파동은 공간과 시간에 따라 함께 진동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되어 있다.
ㆍ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은 산소를 폐에서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제2부 화학의 표현방법
ㆍ화학논문도 문학적 창작물이다. 따라서 화학논문도 예술적이라는 것이다. 극단적인 과장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이런 주장에 대해서 좀더 설명해보겠다.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예술은 미학이라고 할 수도 있고, 예술이 감정적 반응을 유발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예술을 어렵게 정의한다면 인간이 자연이나 감정의 핵심을 다양한 방향에서 추구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살찌우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예술은 인간적이면서도 지극히 인위적으로 꾸며진 것이다. 예술은 강렬하고 집중적이면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 과학논문도 세심하게 만들어진 인위적인 글에 지나지 않는다. 화학논문은 화학연구를 인위적이고 추상적으로 구성한 것이다. 그런 구성이 가끔씩 독자들에게 감정적이거나 미학적인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ㆍ단어란 한 조각의 암호라고 할 수 있는 기호이다. 그 기호는 확실히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나타내고 있지만, 그 의미는 독자에 의해서 해독되고 해석되어야만 한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해독 메커니즘을 사용하면 서로 다른 의미를 읽어내게 될 것이다.
ㆍ표현은 실존하는 것을 기호로 변환시키는 것으로서, 도형적인 것인 동시에 언어학적인 것이고, 역사적인 사실성을 가지고 있으며, 예술적이면서도 과학적이다. 화학에서의 표현과정이 바로 화학분야에서 공유되는 기호라고 할 수 있다.
ㆍ이드id 란 집단적 무의식 속에 잠재하는 복잡한 본능적 욕구와 공포를 뜻하는 정신분석학적 용어이다. 흔히 응집이 형태로 잘 나타나는 이런 비합리적인 충동은 우리의 어두운 면이기도 하지만, 창조적 활동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ㆍ과학은 인간과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에 의해서 이룩된다.
제3부 분자의 합성
ㆍ과학자는 '발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예술가는 '창조'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ㆍ합성의 종류
1) 단순 합성
2) 계획과 우연에 의한 합성
3) 산업적 합성
제4부 뭔가가 잘못될 때
ㆍ세상에 나쁜 분자는 없고 다만 부주의함이 있을 뿐이며, 악인도 없고 다만 인간이 있을 뿐이다.
ㆍ분자는 분자일 뿐이다. 화학자들과 공학자들은 기존의 분자를 변환시켜서 새로운 분자를 만든다. 그리고 경제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판매하고, 우리 모두는 그런 분자를 사용하기를 바란다. 우리 각자가 화학물질의 이용과 오용에 책임이 있다. 나는 여기에서 바로 사회에 대한 과학자로서의 책임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5부 도대체 어떻게 일어날까?
ㆍ화학자들이 가장 먼저 묻게 되는 원초적인 의문은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난 후에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가를 알고 싶어한다. 의구심이 많은 인간이 당연히 제기하는 이런 의문은 바로 이상하고도 새로운 분자 1글램을 얻게 된 것이 과연 우연 때문이었겠는가라는 것이다.
ㆍ메커니즘이란 무엇일까? 메커니즘이란 하나의 분자가 다른 분자로 변환되는 비가역적이고 단순한 기본적인 화학단계들의 순서를 뜻한다.
ㆍ'어떻게 그런 형편없는 인간에게서 그렇게 아름다운 음악이 나올 수 있을까?' 우리는 모차르트를 천사라고 생각하고 싶어하지만, 사실 위대한 작곡가 모차르트는 개인생활은 물론 사회생활도 매우 저속했다.
ㆍ움직임은 기체상태에서는 소용돌이치며 빠르고, 고체상태에서는 훨씬 느릴 뿐이다. 이들은 겉으로는 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동적인 계들이다. 조용하게 보이는 것 속에 감추어진 그런 긴박감이 바로 화학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제6부 화학에서의 삶
제7부 확실한 마술
ㆍ하버의 암모니아 합성의 핵심은 반응에 사용되는 촉매라고 할 수 있다. 통찰력 있는 화학자인 리처드 제어는 '나에게 화학을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단어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촉매라는 단어일 것이다.'라고 했다. 다른 어떤 것도 이것과 비교되지 않는다.
ㆍ촉매는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추구하는 두 가지 목표와 깊은 관련이 있다.
1) 거의 불가능하다고 인식되는 것을 쉽게 만들어 난관극복
2) 소모와 재생의 기적
ㆍ우리는 필요한 단백질을 음식물을 통해서 섭취한다. 카르복시텝티다아제 A는 폴리텝티드 사슬의 한 쪽 끝에서부터 아미노산을 하나씩 풀어냄으로써 단백질을 잘라내는 단백질 분해효소 중의 하나이다.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이 효소도 전문적으로 어떤 특정한 종류의 아미노산에만 작용한다.
제8부 가치, 피해 그리고 민주화
ㆍ과학자들의 세계는 모든 복잡성이 분해되어 단순화된 세계이다. 이것을 수학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것을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제9부 이원자 분자의 모험
ㆍ나는 분자과학인 화학을 매우 좋아한다. 화학의 복잡한 풍요로움과 그 바탕에 깔린 단순성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도 생명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성과 화학의 연관성을 특히 좋아한다.
제10부 생동하는 이원성
ㆍ지금까지 화학에서의 대립성 중에서 어떤 것들을 살펴보았는가?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정체에 대한 의문, 같기도 하고 같지 않기도 한 것에 대한 의문이었다.
ㆍ화학에서 합성은 분석의 동반자이다. 사실 화학의 활동 중에서 가장 화학적인 것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합성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ㆍ분자는 화학의 핵심이고, 평균적으로 볼 때 원자들이 정해진 기하학적 구조로 고정된 집단이기 때문에 구조와 표현이 등장한다. 이것과 관계된 어려움은 이상과 현실의 대립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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