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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 박권

by mubnoos 2021. 12. 3.

 

 

 

 

 

 

 

 

 

 

들어가며

 

ㆍ'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 '왜'를 캐묻는 질문을 '어떻게'라는 질문으로 바꾸는 것 - '존재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것의 답이 가치 판단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치 판단은 개인의 철학적·종교적인 관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철학과 종교가 아닌 과학은 이 질문에 과연 어떤 답을 내놓을까? 거칠게 말해서, 과학은 ‘왜’가 아닌 ‘어떻게’를 묻는다. 즉,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재미있는 것은 ‘어떻게’를 계속 묻다 보면, 점점 ‘왜’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이다. 

 

ㆍ'우리는 유전자라는 이기적인 분자를 보존하도록 맹목적으로 프로그래밍된 생존 기계이자, 운반자로서의 로봇이다.' - 도킨스

 

 

ㆍ우리 우주가 현재 우리가 아는 형태로 존재하려면 확률과 파동 함수, 둘 다 필요다. 확률만이 측정 가능할지라도, 파동 함수가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이 우리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근본적인 힘의 작동 원리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입자이면서 파동이다. 전자의 파동은 공명을 일으킴으로써 원자를 안정시킨다. 하지만 전자의 파동을 기술하는 파동 함수는 직접 겉으로 드러나서는 안 된다. 실제로 측정 가능한 것은 파동 함수가 아니라 확률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바로 이 사실이 힘의 원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파동 함수는 그 모습을 완전히 감추지 않는다. 우주의 모든 물질이 질량을 가지려면, 파동 함수가 단순한 확률이 아니라 복소수로 그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결론적으로, 양자역학은 파동 함수의 존재라는 단 하나의 사실로부터 우리 우주를 지탱하는 모든 힘과 질량의 원리를 준다. 믿기 힘들 만큼 이상하지만 놀랍도록 아름답지 않은가? 

 

 

 

 



1장 파동: 확률에 관하여

 

ㆍ파동은 출렁거림이다. 출렁거림을 기술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정보가 필요하다. 하나는 출렁거림의 세기, 즉 진폭이고, 다른 하나는 출럼거림의 길이, 즉 파장이다. 

 

ㆍ우리가 어떤 측정을 하는지에 따라 측정의 결과가 달라진다. 

 

ㆍ완결적인 수 체계를 세우려면 실수만으로는 부족하며 허수가 필요하다.

 

위대한 물리학자 파인먼이 “가장 놀라운 수학 공식”이라고 부른 공식이 있다. 바로 오일러 공식이다. 말하자면, 이 공식은 모든 출렁거림은 언제나 어떤 것의 회전과 관련 있다는 점을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뒷받침한다. 다시 말해, 이 공식은 파동 함수가 시계 초침이라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뒷받침한다. 오일러 공식은 다음과 같다. 위 공식이 “가장 놀라운 수학 공식”인 이유는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몇 가지 개념이 하나의 공식에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수 함수, 허수, 삼각 함수가 바로 그것들이다.

 

뉴턴의 운동 법칙이 지배하는 고전역학의 세계에서는 모든 사건이 정밀기계처럼 정확한 인과관계로 연결된다. 우리의 선택도 이러한 정확한 인과관계의 일부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의 모든 선택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우리는 그저 미리 결정된 선택을 수행하는 존재에 불과하다. 이는 기계론적인 세계관이다. 그런데 우리의 선택이 미리 결정되어 있다면, 우리가 선택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한편,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모든 사건이 동시에 일어난다. 다만, 모든 사건은 서로 간섭을 일으키며, 최종 결과는 확률로만 주어진다. 어찌 보면, 우리는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선택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이는 확률론적인 세계관이다. 그런데 우리의 선택이 확률적일 뿐이라면, 선택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자유의지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2장 원자: 보편에 관하여

ㆍ모든 물질은 보편적인 물리법칙에 의해 기술된다. 특히, 모든 물질은 보편적인 물리법칙을 따르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ㆍ우리 몸은 99%는 질량 기준으로 산소, 탄소, 수소, 질소, 칼슘, 인이라는 6가지 무거운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 

 

ㆍ우리 몸에 중요한 이 무거운 원소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일까? 답은 별이다. 별은 기본적으로 가벼운 원소를 무거운 원소로 만드는 용광로다. 

 

ㆍ원소의 물리화학적 특성은 전자가 핵 주변에서 어떻게 양자역학적으로 공명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탄소는 자발적 대칭성 깨짐을 통해 사람이 될 수도, 흑연이 될 수도,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잠깐만! 우리가 아는 한, 우주는 결정론적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면 아무 때나 그리고 아무 곳에나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과는 뉴턴의 운동 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에 의해 예측되는 정확한 시점과 장소에 떨어진다. 다시 말해, 우주의 동역학은 물리법칙에 의해 완벽하게 결정된다. 그렇다면 결정론적인 우주에서 자발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가? 혹시 이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는 것이 장미, 여우, 어린 왕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를 각자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어떤 비밀을 품고 있지는 않을까?

 

ㆍ사람은 축축한 탄소 덩어리다. 사람의 몸 대부분이 물과 탄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물을 빼버리면 사람은 기본적으로 탄소 덩어리인 것이다. 

 

ㆍ탄소는 자발적 대칭성 깨짐을 통해 사람이 될 수도, 흑연이 될 수도,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3장 빛: 불변에 관하여

ㆍ'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변화뿐이다.' - 헤라클레이토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모든 것은 변한다. 

 

ㆍ에너지 보존 법칙: 고립계에서, 에너지는 보존된다. 

 

ㆍ열역학 제2법칙: 고립계에서, 엔트로피는 언제나 증가하거나 일정하며 절대로 감소하지 않는다. 

 

ㆍ광속 불변의 원리: 등속으로 움직이는 모든 관찰자에 대해,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다. 

 

 

 

 

 

 

 


4장 힘: 상호작용에 관하여

 

ㆍ힘은 선하지도 않고 악하지도 않다. 힘은 그저 존재하기 위한 노력일 뿐이다. 그저 존재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체들이 자발적으로 선해질 수 있을까?

 

ㆍ우주의 네 가지 근본적인 힘 :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

 

ㆍ전기력과 자기력은 전자기력이라는 같은 힘의 서로 다른 모습에 불과하다. 

 

ㆍ강력은 쿼크들이 글루온이라는 입자를 주고받으면서 발생하는 힘이다. 글루온은 원자액을 붙여주는 접착제라는 뜻에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따라서 양성자와 중성자가 파이 중간자라는 매개체를 서로 주고 받으면서 발생하는 핵력은, 양성자와 중성자와 파이 중간자 안의 쿼크들이 글루온을 서로 복잡하게 주고받는 상호작용인 것이다. 즉, 핵력은 강력의 자투리 힘이다. 

 

ㆍ전자기력, 약력, 강력을 기술하는 이론은 모두 게이지 대칭성이라는 하나의 원리에 기반한다. 

 

운명을 믿는가? 간단히 말해, 운명이란 모든 것이 미리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운명은 물리학적 세계관과 매우 잘 맞는 관점처럼 보인다. 물리학에 따르면, 초기 조건이 주어지면 모든 입자의 동역학은 물리법칙에 의해 완벽하게 결정된다. 그렇다면 원칙적으로 우주의 운명도 초기 조건에 의해 미리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기계론적 세계관 또는 과학적 결정론이라는 관점이다.

 

ㆍ라플라스의 악마는 존재할 수 없다. 우주의 운명을 완벽하게 아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도 우주에는 예측 가능한 질서도 분명 존재한다. 열역학 제2법칙을 따라 전체적으로 엔트로피가 항상 증가하더라도, 국소적으로는 질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소적인 질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생명이다. 

 

ㆍ양자역학은 운명이다. 

 

 

 

 


5장 물질: 관계에 관하여

 

ㆍ수소 원자는 원자 이론의 출발점이다. 수소 원자를 이해하면, 다른 모든 원자들도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수소 원자를 이해하려면 수소 원자의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ㆍ물질이 세 가지 상태 사이를 오가는 것을 '상전이 phase transition'이라 한다. 

 

ㆍ엔트로피는 무질서도를 재는 양이고,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말은 점점 더 무질서한 상태로 나아간다는 의미다. 

 

ㆍ정보와 무질서는 밀접하다. 정보의 양은 무질서도다. 무질서도는 엔트로피다. 무질서에는 질서가 없기에 이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즉 놀라움의 정도가 크다. 따라서 무질서도가 증가할수록 놀라운 일들도 더 많이 일어난다. 결론적으로, 무질서도는 놀라움의 정도이고, 곧 정보의 양과 같다. 

 

 

 

 


6장 시간: 흐름에 관하여

 

ㆍ시간에 따라 우주에는 정보의 양이 점점 많아진다. 엔트로피는 시간에 따라 증가한다. 

 

ㆍ엔트로피는 무조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에너지가 바뀌지 않는 조건 안에서 증가한다. 

 

ㆍ엔트로피가 최대화되어 우주의 모든 것이 멈추는 결말을 '우주의 열역학적 죽음'이라고 한다. 

 

 

 

 


7장 존재: 나타남에 관하여

 

ㆍ존재한다는 것은 변화하는 것이고, 변화하는 것은 성숙하는 것이고, 성숙하는 것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 베르그송

 

인공 생명이 가능한지 알려면, 먼저 인공 생명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인공 생명이 무엇인지 알려면, 생명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ㆍ생명이란 무릇 자기 자신과 비슷한 개체를 만들 수 있는 존재이다. 생명의 가장 핵심적인 특성은 자기 복제다. 

 

ㆍ대칭성은 물리학의 핵심 개념이다. 대칭성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보다 전문적으로 말해, 대칭성이 그에 해당하는 보존 법칙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ㆍ초전도 현상은 전기 저항이 정확히 0이 되는 현상이다.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물질인 초전도체 안에서는 전류가 한번 흐르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영원히 흐른다. 

 

ㆍ게이지 보손과 페르미온을 망라하는 우주의 모든 입자는 힉스 입자로부터 질량을 얻는다. 

 

 

* 양자역학은 파동 함수의 공명을 통해 원자를 안정시킨다.
* 양자역학은 게이지 대칭성을 통해 힘의 원리를 제공한다.
* 양자역학은 카오스와 결합해 열역학 제2법칙을 발생시킨다.
* 양자역학은 자발적 대칭성 깨짐을 통해 우주의 모든 입자에 질량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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