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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비행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by mubnoos 2021.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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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도전, 자유와 의무 사이에서

 

 

 

ㆍ항공사에서 다른 운송수단과의 속도 경쟁은 중요한 일이다. '속도란 우리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다. 우리는 낮 동안 기차나 선박에 비해 앞섰던 것을 밤이면 다 까먹어버리기 때문이다.' 야간비행은 이 소설이 쓰일 때만 해도 여전히 무모하고 위험한 일이었다. 뜻밖의 사건으로 가득한 항로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다 야간비행에는 밤의 무시무시한 신비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ㆍ인간의 행복은 자유 속에 있지 않고 의무를 받아들이는 데 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열정적으로 자기가 해야 하는 일, 그 위험한 임무에 모든 것을 바치고, 임무를 완수했을 때에야 비로소 행복한 휴식을 얻는다.  

 

ㆍ용기는 아름다운 감정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약간의 분노, 약간의 허영심, 강한 고집과 운동할 때 느끼는 통속적인 쾌감으로 이루어져 있네.

 

ㆍ우리는 사랑의 감정을 숨기듯이 용기를 숨긴다. 

 

 

 


ㆍ일단 선택하고 나면, 우리는 그 우연에 만족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마치 사랑처럼 우리를 가둔다.

 

ㆍ바다를 향해 등대를 밝히듯 집집마다 거대한 어둠에 맞서 자기 별에 불을 밝혀, 대지는 서로에게 보내는 환한 신호로 가득했다. 사람들의 삶과 관련된 모든 것이 이미 반짝이고 있었다. 파비앵은 이번에는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마치 정박지로 들어가는 것처럼 느리고 아름답게 이루어지고 있음에 감탄했다. 

 

ㆍ이제 그는 밤의 한복판에서 불침번처럼, 밤이 인간을 보여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 신호, 이런 불빛, 이런 불안을 보여준다는 것을 말이다. 어둠 속의 별 하나는 고립된 집 한 채를 의미한다. 별 하나가 꺼진다. 그것은 사랑에 대해 문을 닫은 집이다. 

ㆍ농부들은 자신들의 불빛이 소박한 식탁을 밝히기 위해 빛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로부터 팔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은 그 불빛 신호에 감동을 느낀다. 마치 그들이 바다 한가운데 무인도에서 절망에 빠져 구조의 불빛을 흔들기라도 하는 양 말이다. 

ㆍ비행기의 도착은 전쟁을 끝내고 행복한 평화의 시대를 여는 그런 승리와는 전혀 다르다. 그에게는 유사한 수천 걸음에 앞서 내디딘 한 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ㆍ눈에 보이즌 것은 모두 평온하기만 했다. 그렇다, 평온하지만 그 속에는 어떤 이상한 힘이 장전되어 있었다. 

 

ㆍ규칙이란 종료의례와 비슷해서 부조리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을 도야시키지. 정당하냐 부당하냐의 문제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어쩌면 이런 말은 아무 의미도 없을지 모른다. 

 

ㆍ음악가가 불면증으로 인해 아름다운 곡을 쓸 수 있다면 그건 아름다운 불면증이지.

 

ㆍ별의 신호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사람들의 어깨 너머로, 그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을 걸어오곤 했다. 

 

ㆍ투쟁의 동지로군. 이런 철야근무가 우리를 얼마나 결속시키는지 이 사람은 아마 절대 모르겠지.

 

ㆍ나는 정당한가 부당한가? 나는 알 수 없다. 내가 엄격하게 굴면 사고는 줄어든다. 책임이란 개인에게 있지 않다. 그것은 모든 이에게 적용되지 않으면 아무에게도 적용되지 못하는 막연한 힘과 같다. 

 

ㆍ사건이란 사람의 명령으로 이루어진다. 사건은 그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기에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인간 역시 보잘것없는 존재라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니 인간들 때문에 어떤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그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 

 

ㆍ내가 한 일이 옳은지는 모르겠다. 나는 인생의 정확한 가치도, 정의나 우울의 가치도 모른다. 나는 한 인간의 기쁨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정확히 모른다. 떨리는 손의 가치도 모른다. 동정도, 따뜻함도......

 

ㆍ삶에는 얼마나 모순이 많은가. 하지만 우리는 삶과 화해할 수 있는 만큼 화해하며 산다. 그러나 계속 살아가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소멸할 수밖에 없는 육신과 맞바꾸는 것은......

 

ㆍ사랑받기 위해서는 동정심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해 

 

ㆍ시간 낭비다! 무언가 있다. 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무언가가. 살아 있는 것들은 살기 위해 전체를 뒤엎고, 살기 위해 자신만의 법칙들을 만들어 낸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ㆍ법칙은 경험에서 나옵니다. 법칙을 안다고 해도 경험을 능가할 수는 없습니다. 

 

ㆍ파비앵은 이런 혹독한 밤을 보낸 후 이르게 될 새벽을 황금빛 모래사장인 양 꿈꿨다. 위협받고 있는 비행기 아래로 들판이 해변처럼 펼쳐지겠지. 조용한 대지는 잠든 농가와 가축떼와 언덕을 품고 있을 것이다. 어둠 속에 떠다니는 모든 부유물도 위험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새벽을 향해 헤엄쳐가련만! 

 

ㆍ배가 위험에 처했을 때는 감정을 억제해야 하는 법이다. 감정은 사람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ㆍ그는 개인적인 고뇌의 문제가 아니라, 행동 자체의 문제로 넘어가는 경계에 서 있었다. 

 

사랑한다는 것, 단지 사랑하기만 하는 것은 막다른 골목과 같다. 

 

ㆍ외적인 숙명이란 없다. 그러나 내적인 숙명은 있다. 인간에게는 스스로의 나약함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 여러 실수들이 현기증처럼 우리를 엄습한다. 

 

ㆍ“이보게, 로비노, 인생에 해결책이란 없어. 앞으로 나아가는 힘뿐. 그 힘을 만들어내면 해결책은 뒤따라온다네.” 

 

ㆍ모두가 위대해지고 모두가 자신을 벗어나며 모두가 자유로워진다. '어쩌면 목적은 아무것도 정당화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동은 우리를 죽음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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