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은 우리를 진정 자유롭게 하는가?
- 비밀은 인류의 가장 큰 업적 가운데 하나다. 모든 생각이 즉시 발설되고 모든 행동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유치한 상태와는 반대로, 삶은 비밀을 통해 엄청나게 확장된다.
- 지식은 힘이며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바로 이런 이유와, 그 밖의 다른 이유들 때문에 인간은 역사 이래로 다른 사람이 기존의 지식을 습득하거나 새로운 것을 학습하려고 할 때마다 이를 방해할 방법들을 끊임없이 고안해왔다. 이 책은 지식을 금지하고 진실을 은폐하려 했던 수많은 부질없는 시도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 '지식추구는 인간의 본성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세상은 비밀로 가득 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들은 항상 알기 위해 노력하며, 세상을 더 많이 경험하고 알아내려고 노력을 스스로는 결코 멈추기 않는다.
- 진실로부터 소외된 구성원들이 사실과는 거리가 먼 음모론을 더욱 잘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 근대과학은 모든 가능성의 성공적인 전달자다. 가능성은 한 사회의 활동 공간을 결정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통해 이 공간을 확장해준다.
- '금지된 것은 우리를 뜨겁게 만든다.'
들어가며 무엇에 관해 얘기해야 할까
- 호기심 많은 인류와 늘어가는 지식
1) 인간은 한계를 알아차릴 수 있고 그 한계를 극복하려는 생명체이다.
2) 지식을 향한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다. - 오직 지식은 시간을 들이고 적절한 방법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다.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배워야 하며 또한 무단히 갈고닦아야 한다. 비록 스마트폰이 기적의 기계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지만, 이 작은 기계가 우리가 지식으로 가는 길을 어렵게 만든다.
- 데이터는 문자의 모음으로 구성되며, 정보는 데이터로 구성되고 여기서 어떤 의미를 생성한다. 인간은 경험을 모으거나 특정 맥락에 정보를 대입하고 이용함으로써 지식을 완성한다. 데이터는 단순히 그냥 존재할 수 있다. 반면 정보는 어찌 되었든 이해될 수 있어야 하며, 지식은 인간에게 어떤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 데이터 -> 정보 -> 지식 -> 지혜
1장 · 낙원에서 금지된 것
- 인류가 자신의 가능성을 확장하기 위해 지식을 추구할 때 실제 세계 어디에 악이 있느냐?
- 인간들은 악마를 결코 잡지 못할 것이다. 악마는 처음부터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있었다.
- 인간은 제한되고 짧은 시간만을 누릴 수 있으며, 이 상황이 바로 인간을 창조적이고 능동적으로 만든다.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경계를 허락해야 한다. 그럴 때 이 경계와 무관해지고, 영원한 시간도 더는 소유하지 않게 된다.
- 노화와 죽음이 우리가 행하는 섹스의 대가인지 묻는다면, 과학은 '대략 그러하다'라고 답해준다. - 유성생식의 도움으로 자연은 죽을 수 있는 개인을 생산했다.
- "인간은 절대로 절대로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한다.", "인간이 존재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렇게 여겨졌고,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 서구 문화가 시작된 후 사람들은 여성을 더 욕망하는 성을 지녔다고 확신했고, 여성의 음부는 채워지지 않은 것이며, 여성이 일으킨 사랑의 불꽃은 탐욕으로 불리었다. 여성은 덜 이성적이라고 여겨졌고, 사람들 혹은 남성들은 인간 전체의 죄가 결국 이브의 원초적 허약함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다.
- 성공적인 성행위가 이루어질 때면 하느님을 잊게 만들 수도 있었다.
- "자연과학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느님이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직접 개입하여 피조물에게 기적을 일으키는지 연구해서는 안 된다."
- 신비는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 "만약 악이 현실이라면, 악을 알아야 더 쉽게 피할 수 있지 않을까?"
- 근대 사회는 성을 어둠 속으로 추방하는 게 아니라, 성에 대해 끊임없이 말하고 성을 비밀로 여기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 모든 성분은 코카콜라 병에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외래 첨가물과 식물 추출물의 정확한 혼합법은 오늘날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비밀입니다. 비법은 애틀랜타에 있는 최첨단 보안 금고 안에 들어 있다.
- ‘실낙원’ 이후 수백 년의 시간 속에서 점점 분명해지듯이, 인간은 금지된 것의 유혹에 자극받지 않을 수도 있다. 밀턴의 작품 끝부분에서 대천사 미카엘이 인간들에게 전하는, 지식을 추구할 때 가능한 제한이 있어야 한다는 충고도 거기에 머문다. 밀턴은 천사에게 “겸손하게 영리하여라”라고 말하게 한다. 어떻게 이 명령이 인간의 본성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덧붙여 설명하지 않는다. 누가 누구를, 언제, 왜, 그리고 어떤 지식을 금지할 수 있을까?
2장 · 우리에게 지식이란 무엇인가
1) 무엇이 인간 혹은 인류의 본성을 결정 짓는가?
2) 왜 그 본성은 인류 구성원에게 점점 더 많은 지식을 추구하게 하는가?
- 지식에 대한 갈망은 성적인 호기심과 분리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 생명은 자신의 창조력을 통해 스스로 생성된다.
- 심지어 21세기에도 인간의 진화적 본성을 계속해서 부인하고 위험해 보이는 다윈의 생각이 확산되는 걸 금지하려는 대단한 노력이 전 세계에서 진행된다.
- 새롭게 발견된 어떤 지식이 인간의 건강한 상식과 어긋날 때, 이 지식이 과학적으로 탁월한 지식이다.
- 상식은 환상 같은 것들과는 무리 없이 잘 지낸다.
- 무한소는 수학에서 원자 같은 것을 의미했다. 즉, 잘 알려져 있는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더는 쪼갤 수 없는 것으로 정의되는 점과 같으며, 원자가 실을 구성하듯이 이 점으로 선이 구성된다.
- 도덕적 이유, 운명 혹은 인간이라는 이유로 '금지된' 지식, 즉 타부이다.
- 근친상간 금지는 자연이 스스로를 극복해가는 과정이다.
- 자연은 성이 가진 장점을 잃지 않기 위해 남매간의 성관계를 금지하거나 막고 있다.
- "진화의 목적은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이 모든 것을 생존하게 하고 진리는 단지 아름다움을 통해 생겨난다. 아름다움은 정신적인 것을 감각적인 것으로 녹여서 하나로 만든다."
- 진화와 성적 선택의 과정에서 인지를 통해 지식을 획득하는 능력은 생존에 유리한 것으로 증명되었다.
- 인간은 자신이 인지한 세계를 객관적 방식보다는 주관적 방식으로 더 많이 평가한다.
- 베네딕토 16세는 바티칸 보건부 장관인 하비에르 로자노 바라간Javier Lozano Baragan 추기경에게 콘돔 사용에 대해 과학과 도덕의 관점에서 면밀하게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은 사람이 거의 3백만 명에 달했고, 로마에 있는 성 이론가들은 기도 이외에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비록 구멍 난 콘돔이나 금욕과 같은 추기경들의 틀에 박힌 이야기들은 계속되었지만, 베네딕토 16세는 엄명을 내렸고 연구는 끝까지 진행되었다. 바라간 추기경은 200쪽짜리 문서를 작성하였지만, 이 문서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3장 · 비밀을 다루는 법
- 유용한 지식을 시장의 경쟁자에게 비밀로 유지하고 이 지식의 전달을 금지시키는 것은 분명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 계산을 통해 지배 한다는 원칙은 가장 작은 일들에만 허용되고, 두려움을 주는 비밀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권력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 니콜라 테슬라는 생애 말년에 기록하기를, "80년 동안 전기가 무엇인지를 생각했지만 이 질문에 대답을 찾지 못했다."
- 계몽의 근본 원칙은 인간이 먼저 세계에 대한 이성적인 질문을 던지면, 그다음 자기 자신의 지성으로 이 질문에 이성적인 대답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대답을 알게 되면 인간은 자신의 의지대로 미래를 구성할 수 있고, 인류가 마침내 행복을 느끼고 만족스러운 삶을 꾸려갈 수 있게 인간은 행동한다. 이것이 계몽의 기획이었다.
- 비밀 활동을 통한 정보의 획득과 분석은 언제나 인간이라는 요소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변할 수 없으며, 누구나 생각할 수 있듯이 '실수는 인간적이다'.
- 사람들은 배신은 좋아하지만, 배신자는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존재한 적이 없었던 언제나 가장 쉬운 기술이다.
- 오컬트(신비주의)는 정보사회와 놀이산업의 한 부분이며, 지구적 가치 사슬과 디지털 자본주의에 참여하고 있다. 월드와이드웹이 제공해주는 기회를 경솔하게 놓쳐버린다면, 그 악마는 멍청이임이 틀림없다.
- '변환'이란 한 화학 원소가 다른 원소로 바뀌는 것을 뜻한다.
- 연금술사들의 상상 속에서 금은 이미 납 안에 들어 있고, 이 고귀한 존재를 해방시키는 일이 연금술 실험의 과제였다. 이런 생각은 오늘날까지도 모든 교육학에 기본에 깔려 있다. 교육 받는 사람 안에 선함이 이미 있음을 전제하고, 그 내면에서 이 선함을 유인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비록 언제나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 하느님 조차도 낙원에서 인간사에 관여할 때 도덕적 함의들 전체를 조망할 수 없었음을 그들은 이해하게 되었다.
- 뉴턴은 자신의 지식이 온 세계에 널리 퍼지는 걸 보고 싶어 하지 않았고 한 지식인 무리에게만 접근을 허락했다.
- 케플러는 플라톤의 유명한 동굴의 비유를 뒤집어 설명한다. 원래 이 이야기는 동굴에서 생을 보내야 하는 죄수에 대한 이야기다. 플라톤의 이야기에서 동굴에 갇힌 죄수는 한 쪽 벽만 볼 수 있다. 죄수 뒤에서 불빛이 그 벽을 비추고 있기에 죄수는 오직 자기 뒤에 있는 물체의 그림자만 볼 수 있다. 플라톤에 따르면, 죄수는 자신이 보고 있는 그림자를 실제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바로 이 그림자가, 인간이 볼 수 있고 인지할 수 있는 그 어둠과 모호함이 빛의 물질적 특성을 드러내고 인간 지식의 원천이 되었음을 케플러는 보여준다.
- 헤르메스 - '숨겨진'
- "교만한 마음을 품지 말고, 도리어 두려워하십시오." - 사도 바울, 롬11:20
- "그대들의 생각을 고귀한 일에 두지 말고 하찮은 일에 두십시오." - 사도 바울, 롬12:16
- 하느님의 비밀 - '아르카나 데이' arcana Dei
- 보어의 상보성은 분열을 극복하고 양극에 있는 반대쌍이라는 낭만주의 사유에 새로운 형태를 제공하려고 한다. 자연과 실제를 상보적으로 묘사하는 방법이 있다. 이 묘사 안에서 두 대립은 서로 반대되지만, 등등하게 다루어진다. 상보적 묘사는 진실이 아닌 맞는 것이다. 생명과 과학의 역사에서 등장한 빛의 파동-입자 이원론과 우연과 필연의 상호작용이 상보적 묘사의 사례다.
- 계몽의 세 가지 원칙
1)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이성적이고 의미 있는 질문을 제기할 수 있고 이 질문에 이성적이고 이해 가능한 대답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2) 제기된 모든 질문에 실제 답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3) 발견되고 검증된 대답들은 서로 조화롭고 모순되지 않는다는 가정이다.
4장 · 성스러운 것을 엿본 죄
- '인간은 원래 선하게 태어나지만, 사회가 악의 뿌리를 제공한다." - 루소 <에밀>
- '인간은 원래 악하고 이기적이다.' - 홉스
- 근대 과학의 초기 시대의 교회는 인권에 대해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었다.
- "그러나, 그것은 움직인다." 과학적 진실은 억압될 수 없고 언젠가는 드러난다.
- 과학의 유일한 목적은 인간 실존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있다.
- 한편, 1950년대에 아인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내가 다시 세상에 태어나면, 물리학자 대신 기능공이 되었을 것이다.” …… 보른은 이 단순한 관점에 불만족을 드러내며 적절하게 반박했다. “지식 추구와 관계없는 밥벌이를 선택했더라도, 이 지식을 비밀로 간직할 것인지, 아니면 친구들과 사적으로 교류만 할 건지를 결정해야 하네. 17~18세기에 흔히 그러했듯이 말이야. 이런 결정을 분명하게 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다시 타인들에 의해 나쁜 목적에 오용될 것이고, 사람들은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나는 느끼네.”
- '가장 깊은 곳에서 세상을 지탱하는 것을 나는 인식한다.' 지식인 파우스트가 이런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금지된 어떤 일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고백대로 파우스트는 악마의 손을 잡았다. '영의 힘과 말을 통해 특별한 비밀이 내게 계시될까 하여 마법에 몸을 맡겨 보았다.'
- 특이하게도 세계의 가장 작고 깊은 영역의 현실로 들어가면 실제로 무엇을 만나게 될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 빛의 입자(광자) 또는 전자는 관찰 받게 되면 다르게 행동한다. 어떤 이론이 우리 경험과 모순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그 이론이 우리 경험에 대해 무엇을 예측하는지를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 측정할 때 우리가 분열되고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한다고 누군가 나에게 말한다. 그 사람에게 나는 물어볼 뿐이다. 지구의 자전을 느끼는가?
- 과학은 첫 번째 죄다. 모든 죄의 싹이며, 원죄다. - 니체
- 생존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가 자신의 뿌리와 실제 동기와 활동의 근거를 부정해야 한다. - 니체
- 평생동안 나는 니체의 텍스트와 친해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자연과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망치를 가진 철학자는 근거가 너무 빈약하고 증명한 것이 거의 없다. 니체의 텍스트는 논거가 있는 주장이 거의 없다. 그의 텍스트는 격언 같은 다양한 규정, 풍부하고 대담한 주장과 주창한 선언들, 그리고 선을 넘는 환상과 용감한 경구들로 구성되며, 자연과학자들이 최선을 다해 얻으려는 섬세한 증거, 무수히 많은 검증, 그리고 사실에 대한 통제된 범위 설정은 니체의 글에 존재하지 않는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빠져 있다.'라는 니체의 한탄이야말로 바로 니체 자신의 텍스트에 들어 있는 특징이자 이에 대한 비판이 된다. "좋은 관점 혹은 나쁜 관점으로 보느냐에 상관없이, 나는 인간들이 하나의 과제 중에 있다고 늘 생각한다. 그 과제는 전체 인간과 개별 인간 모두 인간종의 보존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것도 사실은 그 종에 대한 사랑의 감정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이 본능보다 더 오래되고, 더 강하고, 고집스럽고 극복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본능이야말로 우리 종과 무리의 본질이기 때문이다."이미 이 지점에서 나는 더는 일고 싶지 않다. 증명되지 않은 이렇게 많은 주장들을 자연과학에 익숙한 내 위장이 견디지 못하는데, 모든 것이 뒤죽박죽일 때 더욱더 그렇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위의 인용문에는 종족, 종, 그리고 본능과 같이 잘 정의되어 있지만 결코 이해가 쉽지 않은 생물학 개념들이 본질이나 인간 같은 더 복잡한 개념들과 명백히 아무 생각없이 혼합되어 있다. 같은 쪽에 등장하는 다음 문장에서는 무엇을 시작해야 할까? "증오, 타인의 불행에 기뻐하는 고약한 마음, 약탈욕과 지배욕, 그리고 악하다고 명명된 모든 것들은 종족 보존이라는 놀라운 경제의 일부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낭비가 심하여 정체적으로 매우 어리석은 경제지만, 증명되었듯이 지금까지 우리 종을 부양했다." 니체는 어디서 확실한 증거에 대해 말할까? 그리고 그가 주장하는 것들은 누구도 결코 증명하지 않았다. 누가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었겠는가? 절대 못 한다. 타인의 불행을 보고 기뻐하는 고약한 마음이 인류 발전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니체는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근거로 니체는 자신의 관점을 제시하나? 또, 자연을 어리석은 경계라고 폄하하고 비난하는 대범함은 어디서 온 것일까?
- 니체는 기껏해야 이 다윈의 생각을 거칠고 표피적으로만 이해했음이 분명하다. 너무도 명백히 니체는 다윈의 출신 배경 정보를 얻으려는 아무 노력을 하지 않았다. 또한 니체는 철학자로서 자신의 과제, 즉 원전을 살펴보고 확인하는 일도 잊어버린 것 같다. 누가 실제로 편파적인가? 다윈인가? 다윈을 해석하는 니체인가?
- 프리드리히 니체의 금지된 지식을 다룬 철학을 나는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 지식이란 인간이 관찰 감각을 통해 모으고 시각적 인지를 통해 인식한 경험적 재료를 개념이나 생각과 연결한 다음, 이 연결을 자신의 관점으로 표현하여 외부에 전달하는 일을 뜻한다.
- 어떤 지식이 윤리적으로 허락되는지 정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연구할 수 있는 것의 연구를 포기하는 자유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논고>
5장 · 인간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라
- "무지의 장막은 삶의 일부이며, 그 장막의 사라짐은 인간에게 다른 실존 양식을 야기할 것이다. 우리에게 아마 천사와 같은, 혹은 아마도 기계와 같은, 그러나 결코 인간과는 닮지 않은 삶을 허락할 것이다." - 레셔
- "인간이 제조된다.' <파우스트> 2부 2막 연구소 장면
- "인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파우스트>
- 파우스트와 프랑켄슈타인 두 사람 모두 살인을 저질렀으며, 두 사람 모두 지식을 얻는 일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프랑켄슈타인은 인조인간이 아니라 육체와 피에서 인간을 만든 바로 창조자다. 소설 속에서 창조자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의 창조물에게 이름을 부여하지 않으며, 그 외형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에도 그는 창조물을 일부러 혐오스럽게 만들지 않는다.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에게 감사함을 표할 줄 아는 인조인간을 창조했다.
- 진정 중요한 건, 지식을 금지하기 전에 지식을 책임감 있게 대하는 일이다.
- "우리가 알고 있는 유전자 삽입법을 통해 더 나은 인간을 만들 수 있다면, 왜 그걸 하면 안 되는가?" 크리스퍼 캐스9 치료법을 개발하며 인간을 건강하게 만들려는 기업 에디타스 메디슨은 이미 수십억 달러를 투자받았는데, 대부분의 돈은 빌 게이츠와 구글에서 나왔다. 빌 게이츠는 박애주의자처럼 행동하고, 구글은 악마가 아니길 원한다. 그러므로 외부인은 안심해도 되거나, 혹은 안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생기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누가 실제로 알겠는가?
- 사람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선하고 악한지 알고 있을까?
-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올바르고 객관적인 대답을 기본적으로 찾을 수 있다는 관점은 기본적으로 틀렸다. 완전한 삶을 믿는 환상보다 인간의 삶에서 더 파괴적인 것은 없다고 나는 믿는다. - 이사야 벌린
- 완전한 인간이란 기획은 실패한다. 그 실패는 기술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더 기초적인 원인 때문이다. 그 원인은 인간은 혼자 살지 못하고 타인과 함께 공동체 안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단순한 문장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가지 통일될 수 없는, 그 성취를 두고 다투게 되는 목표가 불가피하게 만난다. 두 개가 존재하고 유지되는 것을 누구나 살면서 여러 번 경험하지 않았나?
- 마키아밸리주의는 양심 없는 권력 정치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다. 마키아밸리는 정치를 그렇게 묘사한 적은 없지만 말이다.
- 유토피아에서 개인주의자로 인지되고 행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즉시 사회의 방해요인으로 취급될 것이다. 그리고 재빨리 제거될 것이다.
- 다양성은 자연의 진화가 생산하고,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목적으로 존중받는다. 이상주의자들은 인간의 다양성을 신봉하지 않는다. 그 반대다! 꿈꾸는 미래의 전망이 완벽할수록 그곳에 살아가는 존재들의 아름다움과 영리함도 서로서로 더욱 닮아갔다.
- 인간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올바르고 객관적인 대답을 기본적으로 찾을 수 있다는 관점은 기본적으로 분명히 틀렸다. 인간은 단지 공동체 안에서 타인들과 함께 살 수 있으며, 마지막에는 어떤 사람도 완전할 수 없다. 즉 완벽한 사회의 완벽한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 완전함을 추구하고 완전함에 대해 말하는 것을 중단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로워져서, 완전한 아기의 모습을 유전자 변이들 사이에서 결정하려는 시도가 망상임을 알게 된다.
- 생명의 진화는 오직 우연한 변이를 통해서만 생겨났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 줄여서 ‘인덱스’라고 부르는 이 금서 목록은 1559년에 처음 작성되었고, 그 후 수백 년에 걸쳐 6,000개의 제목이 수록되었다. 목록이 6,000개에 도달하던 1962년에 로마에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66년에 책 읽는 신앙인, 혹은 신앙심 깊은 독서가들에 대한 로마 교황청의 감독은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당연히 가톨릭교회는 이 금서 목록 때문에 큰 손해를 자초했고, 목록에 오른 책들은 큰 신뢰를 얻으면서 나중에는 세계 고전 문학으로 상승하였다.
6장 · 과감하게 봉인을 떼다
- 진실은 인간에게 요구될 수 있다. 진실은, 고통스럽지만 인간이 과감하게 요구할 수 있다.
- 지식을 통해 어떤 재앙이 생겨날 수 있다고 믿는 미신도 지식에 대한 공포의 일부다. 인간에게서 지식을 뺏어갔을 때, 그때 인간은 누구 혹은 무엇을 신뢰할 수 있을까?
- 문학이라는 진리나 진실아 아니라 문학 속에 나타나는 진리와 진실이 주제이다.
- 아마도 진실 그 자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훨씬 중요한 건 진실을 요구하는지 여부다.
- 마침내 진리와 대면하게 될 때 인간들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는가?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 또는 누군가 올바른 길을 안내해야만 하는가?
- 『침묵의 봄』이라는 제목은 곤충이 전멸하면 숲속에 있는 새는 먹이를 찾지 못하고 그다음 봄에는 기쁨의 지저귐이 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다. 카슨은 이 책을 통해 살충제의 분별없는 사용을 지적하려고 했다. 이 책에서 역사가들은 성인들을 위한 새로운 공공의식의 진정한 근거를 본다. 그 공공의식은 오랫동안 서구 산업 사회에서 생태적 사고의 길을 준비하고 있었다. 여기서 우선 짧은 시간에 일어났던 반응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 책이 출판된 직후 해충제 제조업계는 격렬한 반격을 했으며, 정당한 논박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카슨에게 5천만 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몰아붙였는데, 5천만 명은 DDT 사용이 중단된 후 늘어난 말라리아 희생자 수를 단순히 합친 숫자다.
7장 · 지식사회의 사생활과 비밀
- "남은 건 침묵뿐이다." 햄릿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이 말을 했다.
- 최소한 당분간은 행동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고 나서야 인간은 다시 자유로워지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 실제로 금지된 지식을 가장 쉽게 무해하게 만드는 방법은 금지된 지식을 그냥 공개하여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불러올 수 있게 하면 된다. 금지되지 않은 것은 인간을 급속하게 지루하게 만든다.
- "아무도 기꺼이 하지 않아. 자신이 해도 되는 일을. 우리를 뜨겁게 만드는 건 금지되어 있지.'
- 잘 알려져 있듯이, ‘사생활의 권리’는 20세기를 지나오면서 어려움에 놓여 있다. 국가의 정보 권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우선 증가하는 공공 과제를 위한 피할 수 없는 재정 조달과 관련이 있다. 조세제도는 개인 정보에 대한 개입을 요구했던 것이다. 1960년대는 지식사회를 출현시켰는데, 오늘날에는 ‘디지털’이라는 수식어가 여기에 붙는다. 미국에서는 지식사회에 맞는 사생활 보호의 첫 번째 기준을 도입하려고 했다. 지식사회란 인간의 개인적 또는 사회적 생존이 인간들이 역사 과정에서 획득하고 기술로 이용했던 지식에 의존하게 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훨씬 개인적인 것이므로 실제로 금지하는 지식, 즉 개인정보도 지식을 의미한다.
디지털 시대 인간의 권리들
- 한 인간의 모든 행동이 측정될 수는 없다.
- 모든 활동의 가치를 정량화하기 위해 정보를 쉼 없는 사냥하는 일은 진정한 이해에 큰 실패를 가져온다.
-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사이에는 통과될 수 없는 차단벽이 있어야 한다.
- 우리 모두는 사라질 권리가 있어야 한다.
- 어떻게 사람들은 컴퓨터에 맡겨진 계산을 기업비밀로 머물게 하면서도 공개적으로 검증할 수 있을까?
- 투명성이 무조건 도움을 주는 건 아니다.
나가며 · 마법사의 제자들
- 과학의 결과가 무엇인가라고 진지하게 묻는다면, 그것은 인간 역사를 통해 드러난다고 밖에 대답할 수 없다.
- 인간은 스스로를 만들며 자신에게 제공된 가능성에 현실이라 부르는 것을 만든다.
- 가능성의 한계를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주 조금만 더 불가능한 것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모든 충분히 진보된 기술은 마술과 구별될 수 없다.
- 지식은 금지되어서는 안 되지만 통제되어야 한다. - 페이스북과 생물유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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