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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유치진, 맹 진사 댁 경사 / 오영진, 원고지/ 이근

by mubnoos 2024. 9. 6.

 

 

 

토막 / 유치진

음산하고 눅눅한 토막집에서 가난과 병에 시달리는 최명서는 돈을 벌기 위해 일본에 간 아들 명수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이웃집의 경선은 장리쌀 몇 가마 꾼 것을 갚지 못해 집이 차압당하자 그만 뛰쳐 나갑니다. 뒤이어 구장 영감이 신문을 들고 와서 명수가 해방 운동을 하다가 잡혀서 예심에 넘겨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듬해 초봄의 어느 날, 등짐장수가 되어 돌아온 경선은 명서 집 부엌에 얹혀살면서 걸식을 하던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정처없이 유랑의 길을 떠납니다. 

 

한편 일본으로 돈벌이를 간 아들 명수가 많은 돈을 부쳐 주리라는 희망을 갖고 지내던 명수 처는 명수가 종신 징역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충격을 받고 거의 실성한 상태에 이릅니다. 얼마 후, 우편배달부가 명수의 유골을 전달하자, 최명서와 그의 가족은 허탈해하며 목메어 웁니다. 금녀는 이러한 비극적 현실 속에서도 어머니, 아버지를 위로합니다. 

 

 

 

 

맹 진사 댁 경사 / 오영진

맹 진사는 세도가인 김 판서 댁과 사돈을 맺어 위세를 부리고 싶어 합니다. 허영과 탐욕에 찬 맹 진사는 들뜬 마음에 신랑감은 보지도 않고 무남독녀 갑분이를 김 판서 댁 미언과 혼인시키기로 약속한 뒤 우쭐댑니다. 하지만 어느 날 맹 진사를 찾아온 과객 차림의 김명정에게서 신랑감 미언이 절름발이라는 말을 듣고, 이후 맹 진사 집안은 발칵 뒤집힙니다. 

 

미언이가 절름발이라는 사실을 안 갑분이는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버팁니다. 이에 맹 진사는 하녀 입분이를 갑분이로 꾸며 혼례를 치르게 하자는 묘안을 짜냅니다. 하지만 막상 혼례식에 나타난 신랑 미언이 신체 멀쩡하고 훤칠한 사내임이 밝혀지면서, 맹 진사 집안은 다시 한번 뒤집힙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 입분과 미언은 혼례를 치르게 됩니다. 

 

첫날밤, 입분이는 지금까지의 사실을 고백하지만, 신랑 미언은 거짓 소문을 낸 것은 입분이 같은 진실한 마음을 가진 사람과 혼인하고 싶어 꾸민 일이라고 말합니다. 

 

 

 

원고지 / 이근삼

 

이 작품은 뚜렷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작중 인물인 장녀, 장남, 교수, 교수의 처가 차례로 등장합니다. 대학교수인 주인공은 3년 전의 신문을 무심코 읽다가 아내에게 핀잔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는 거의 같은 내용의 오늘 신문을 또 읽습니다. 교수는 아내의 돈타령과 원고 독촉을 듣다가 저녁 8시를 아침 8시로 알고 출근하려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장남과 장녀는 갖가지 용도의 용돈을 요구하고, 감독관은 번역 원고 쓰기를 독촉합니다. 천사가 나타가 과거를 회상하게끔 하다가 곧 사라지고, 감독관이 또다시 나타나 번역 원고를 독촉하자 교수는 기계적으로 번역을 계속합니다. 책상에서 엎드려 잠든 교수를 놔두고, 교수 처는 아침 일찍 번역한 원고를 갖고 출판사에 가서 돈을 가져옵니다. 그러고는 장남과 장녀에게 용돈을 나누어 주고 잠시 쉬려 하자, 감독관은 이번에 처를 재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