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더럽히는 플라스틱 공장 일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인류의 멸종을 가속화하는 플라스틱 제조업을 꿈꾸는 사람이 있을까?
플라스틱 병팔이로 살기를 장래희망으로 가지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에 입사하기 전, 단 한 번도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하지만 플라스틱 공장에서 근무한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다. 오래 버텼다. 지나간 시간의 반은 미치광이처럼, 나머지 절반은 기계처럼 버텨냈다. 삶은 버팀이라고 했던가. 난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책임을 다했고, 여기에서도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 재인이도 만나게 되었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든 생각은, 어쩌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니체가 말했다. '사실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해석만이 존재한다'고. 사실은 애매하고 모호하며 정신없으며 견디기 어렵지만, 해석만은 존재할 수 있다. 플라스틱 공장에서 있었던 사실들을 모두 기록하기는 어렵겠지만, 이곳에서의 나의 해석들을 남기고 싶다.
'직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BMPD 블로우 몰딩 패키징 디자인 E-BOOK (1) | 2024.02.14 |
---|---|
AOKI Laboratory (0) | 2024.02.13 |
9장 단가 / BMPD (0) | 2024.01.22 |
8장 품질 / BMPD (0) | 2024.01.22 |
7장 후가공 / BMPD (0) | 2024.01.22 |